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생에 부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김 전 대통령은 형제지간이었을 것 같다고 하셨죠.) 그래서 한 분은 민주주의 아버지, 한 분은 민주주의의 어머니가 되신 듯. http://twitter.com/dogsul/status/3382125989

난 이런 생오버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그 마음 이해한다. 두 개의 거대한 상징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들은 자연인으로서의 죽음을 통해 영면의 세계로 들어갔지만, 정치적인 상징으로선 여전히 우리에게 살아 있고, 또 그래야 한다. 그건 어떤 시사주간지 기자의 오버스런 감상처럼 한 분은 "민주주의 아버지" 또 다른 한 분은 "민주주의의 어머니"라서가 아니다.

노무현과 김대중 역시 극복해야 하는 또 다른 우리들의 벽이다. 다만 지금 당장 MB라는 너무도 압도적인 야만의 유리벽이 우리를 가두고 있기 때문에, 그 두 개의 거대한 상징은 그 야만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로 남겨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깨뜨려야 하는 저 도저한 욕망 시스템, 그 정점으로서의 MB는 우리가 기꺼이 선택한 욕망의 총체다. 이것이 근본적인 딜레마다.

그래서 우리의 싸움은 순결한 선과 타락한 악의 대결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스스로에 대한 기만을 어디까지 용납하고, 욕망을 어떻게 하면 관계 속에서 성찰할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관계를 비인간화하는 욕망을 긴장시키고, 거기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로서의 상징, MB식 성공이데올로기의 기만적 상징을 깨부수는 반상징으로 우리에게 노무현과 김대중이라는 상징이 남겨졌을 뿐이다. 그들은 도그마가 아니라, 우리가 숭배해야 하는 우상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질문'이며, '도구'이며, '과정'이다.

노무현은 죽음으로 민주주의라는 죽은 유행어를 되살려냈다. 하지만 우리는 오버질과 망각이라는 거대한 야만의 메카니즘에 뼛속까지 길들여졌다. 이 메카니즘은 점점 더 정교하게 진화한다. 그 메카니즘 속에서 우리들의 오버질은 좀더 교활해지고, 좀더 깊은 정치적 상상력을 통해,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자기 관련성을 획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건 우리의 일상, 그 일상을 흐르는 우리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삶의 흔적들을 정치적인 상상력으로 다시 읽어내고, 일깨우는 일이다. 그러니 오버질이 나쁘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그 오버질을 좀더 지속가능한 정치적 상상력으로 일상 속에서 다시 살려내야 한다. 다만 그 오버질이 망각의 알리바이라면, 망각의 짝이라면 그 오버질은 더 깊은 허무를 가져올 뿐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자위행위다. 거듭 말하거니와, 그 오버질은 그저 망각의 알리바이처럼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내내 숨쉬는 열정으로, 삶을 복원시키는 인간적인 상징으로, 그러니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살아나야 한다.

망각 메카니즘을 만든 건 다름 아닌 우리들이다. 우리들이 뽑은 저 교만하고, 한심한 정치적 미숙아들과 그들과 한몸이 된 경/언 복합체들이 우리를 지배한다. 그 지배는 때론 폭력으로 때론 달콤한 욕망의 대리물로 다가온다. 우리는 쿨하게 저항하는 척하거나, 기꺼이 순응한다. 저들은 티끌 만큼의 자기성찰도 없는 극단적인 집단이기주의를 고상하고, 거룩한 언어들, 법과 제도의 이름으로 '법치주의'라거나 '민주주의 기본질서'라는 소름끼치는 기만으로 둔갑시켜왔다. 그리고 그 얼굴 마담들, 스포츠카와 아파트 프리미엄과 8학군과 김연아의 깜찍한 미소로 포장해왔다. 우리는 그 달콤한 욕망의 풍경들에 기꺼이 우리를 던졌다.

MB체제는 내 욕망이 내 것이 아니라, 빼앗아야 하는 타인의 것이며, 그걸 빼앗기 위해선 스스로 자발적으로 침묵하고, 자신을 지워야 한다는 걸 학습시키는 시스템이다. 그건 저작권법으로, 정통망법으로, 선거법으로, 조중동으로, 그리고 무능력한 야당과 지들만 고상하기 짝이 없는 진보파들의 분열로 나타난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은 욕망의 촉수들에 우리 몸을, 정신을 내맡기는 일상적인 죽음이 매일 매일 벌어진다. 그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죽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욕망과 정치적인 상상력을 연결시키는 일, 소녀시대와 김대중을 만나게 하는 일, 포르노와 국회의원의 거룩한 낯짝을 함께 떠올리는 일. 그게 우리가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만 잘났다는 거룩한 계몽주의론 아무것도 안된다. 우리가 욕망의 포로이며, 우리는 그 욕망에서 빠져나올 길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거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주 단순한 진실. 비정규직 문제가 당신들, 꼭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형제부모, 당신의 친구들의 삶을 그 한복판에서 옥죄고 있다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여기에 민주주의는 없다.
우리는 자진해 간 포로고, 스스로 갇힌 수인이다.

노무현과 김대중이라는 두 개의 상징.
그 거대한 상징을 지키며, 또 결국 깨뜨려야 하는 어마무쌍하게 어려운 난제가 우리에게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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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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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아메디아 2009/08/19 06:02

    짧지만 도저한 통찰이 담긴 글을 고쳐 읽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무척 슬프게 느끼면서 읽습니다.

    종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제 처지로서는 이런 글에 미안함이 밀려와요. 오랜동안 그랬듯이 종교는 그런 이기적이며 집단적인 자기 욕망의 발전소로 작동했고, 떠들어대는 내용은 모두 그 이데올로기였으니까요. 뼈 아픈 지적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뼈 아픈 후회"들이 종교 안에서는 그리 잘 보이지 않아요. 아마도 한동안은 계속 그럴 것 같아요. 아니, 그 성찰어린 후회들이 오히려 공격받는 상황이니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새 남은 일이 무척이나 소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적극적인 일이에요. 작으나마 끈질기게 버티어 저항하며 살아남는 일. 어떤 행운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예 숙명처럼 그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몇년 전부터 계속 생각했어요. 다만 그 숙명을 즐기면서 하자고. 물론 쉽지 않아서, 거꾸러질 기회와 유혹이 날마다 넘쳐서 왠만한 기도 수련으로도 안되는게 제 가련한 처지입니다.

    언급하신 '상상력'에 대한 것들이 좀더 무르익고 내용이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아직 그 상상력에 대한 구호만 난무힌 갓 같거든요. 이 무성한 구호의 상상력은 자위에 머무는 일이 흔한 걸 여기저기서 보는 까닭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좀더 열린 대화들이 서로를 도전하며 오고가야 할테고요. 그 도전에는 좀더 사랑과 측은지심이 더해져서 어떤 공감어린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고요.

    "상징"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상징이 여전히 일대일로 대응하는 대상과 단편적인 의미에서 그치지 말고, 삶의 복잡한 결에 대한 섬세하고 사랑어린 분석과 공감이 필요하리라고 봐요. 기억의 매개로서 상징이 그 풍요로움을 잃었던 것은 어떤 급한 목적을 위해서 그 상징을 조작하거나 정의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바질'이죠. 상징을 지키면서도 부수며, 좀더 풍요로운 상징을 살아가는 일이라고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제 자신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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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8/19 06:40

      "'상상력'에 대한 것들이 좀더 무르익고 내용이 채워졌으면 좋겠"다는 말씀, "상징이 여전히 일대일로 대응하는 대상과 단편적인 의미에서 그치지 말고, 삶의 복잡한 결에 대한 섬세하고 사랑어린 분석과 공감이 필요하리라"는 말씀,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의 매개로서 상징이 그 풍요로움을 잃었던 것은 어떤 급한 목적을 위해서 그 상징을 조작하거나 정의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것이 "'오바질'"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 오바질이 그저 망각의 알리바이처럼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내내 숨쉬는 열정으로, 삶을 복원시키는 인간적인 상징으로, 그러니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씀처럼 그런 정치적인 상상력, 인간적인 상상력이 획일적인 모방욕구들에 압도적으로 질식하고 있는 풍경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합니다. 때론 제 몸의 욕망들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요. 그건 제 게으름이거나 제 안에 숨겨진 아이처럼 철없는 욕망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더불어 재밌게 그저 대화로서의 관계, 그저 서로 부족하면 보태고, 필요하면 기꺼이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우정의 관계로, 유희의 관계로, 그렇게 내밀한 인간적 즐거움의 일상적 풍경들로 피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강조하신 "삶의 복잡한 결에 대한 섬세하고 애정어린 분석과 공감"이 필요하겠죠. 그런 일을 주신부님과 같은 분들이 앞장서서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우리 블로거들이 그저 열린 대화로서 자기 마음 속 풍경의 한 작은 정원으로 가꾸어갔으면 하네요...

  2. 민노씨 2009/08/19 06:41

    * 서너줄 추고 및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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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zara 2009/08/19 09:24

    과민 대응으로 약간 머쓱해졌던 참에 문제를 건강한 지점으로 끌어가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족이지만 '우상화' 언급한 이유 간단히 적자면

    1. '아버지', '어머니'라는 용어의 문제
    이런 가족주의적(?) 담론이 어떻게 이데올로기적 기제로 작동하는지는 섬세하게 분석할 필요는 있을 겁니다. 그래도 거칠게나마 우리는 '건국의 아버지', '경제 건설의 아버지', '수령 어버이' 등의 용어 활용 익히 봐았었고 그 효과 (비판은 아버지를 욕하는 '폐륜아'라는 일차원적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것 등) 역시 어느 정도 경험해왔습니다. 고기자는 이걸 '누가 그걸 만들었는가를 생각해봐야죠'라도 단도 직입적으로 반박했는데 이건 이데올로기가 특정 주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보고 하는 얘기인 듯 싶네요. 그런데 가령 '경제 건설의 아버지', '근대화의 아버지'가 단지 국가가 일방적으로 국민에 쇄놰시킨 결과이던가요?

    2. ...
    타이틀 달기가 좀 애매네요 ... 민노씨께서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노동 유연화 정책'이라는 고리로 긍정적인 논제로 잘 끌어가주셨다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쫌스럽게나마 고기자가 제기한 수준의 영역으로 치환해서 얘기하자면 ...
    남한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DJ 가 큰 역할하신 것 절대 부정할 수 없죠. 자 그래서 DJ, 노통을 '민주주의의 아버지/어머니'라 부르는 걸 인정했다 합시다. 그럼 YS, 문익환 선생, 백기완 선생 등등의 분들은 어찌 불러야 할까요? 이건 참 ... 한홍구씨의 우파 비판 그대로 '아버지가 많아 참 행복하겠다'라고 밖에...
    역사발전을 '영웅'이 아닌 '민중' 중심으로 봐야된다는 대학 신입생 대상 사과 세미나 수준 얘기 집워치우고더라도 당장 87년 항쟁의 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양김에 대한 부분은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는게 사실인데 대뜸 이런 타이틀 부여하기 짓 하는 건 '우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민노씨 표현대로 오버질 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 두번째 지적은 하민혁씨도 비슷한 지점에서 비판하는 듯 하던데 그 분과 섞이는게 좀 깨림직은 하지만 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지적이니까 뭐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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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8/19 13:09

      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하고, 또 tzara(짜라? 차라? 어떻게 읽어야 하는건지.. ^^ ;;)님께서 말씀하신 취지는 김대중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은 분이라면 넉넉히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자신의 평생을 걸고 증거한 가장 큰 가치들 가운데 하나가 그런 허깨비같은 우상의 파괴, 스스로 자신을 세울 수 있는 민주주의라고 한다면 말이죠.

      1. 죽음을 대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의 과장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아버지' '어머니'식의 명명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것은 오히려 김대중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도 있는 경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왜냐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바란 것은 그저 자기 자신에 대한 경배는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김대중이 남긴 정신을 계승하길 원한다면, 그런 '아버지/어머니' 운운은 김대중의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생각도 살짝 들기는 합니다.

      2. 저는 노동 유연화 정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해요. 다만 그런 비판적인 관점들을 통해, 좀더 냉정한 평가를 통해 오히려 노무현과 김대중의 가치는 그저 관념적이고, 드라마틱한 관념이 아닌 현실 속에서 살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있는 논평 고맙습니다.

  4. 깊은밤 2009/08/19 10:04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또 잘 읽고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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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8/19 13:11

      정말 오랜만입니다.
      너무 너무 반갑네요. : )
      요즘도 들뢰즈에 대해 공부하시나요?
      언제 들뢰즈가 어떤 철학자인지, 그가 추구한 세계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 왜 도대체 한국에서 들뢰즈는 여전히 유행인지.. 깊은 밤님 이야기 좀 듣고 싶은데 말이죠.

      언제라도 연락주시길..

  5. 운이엄마 2009/08/19 16:03

    신경쇠약직전의 여자..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심정입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조차 힘겨워지네요.
    그냥 지쳐가는 시간들을 어떻게든 붙잡아보고픈데..

    올해 겨울 강원도에서 서울로 상경하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로 들러
    뜨거운 커피 두잔을 들고 차에 타려다가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 봤어요..
    빨간 유성..?(유성같은..) 하지만 유성은 분명 아니고,UFO도 아니고
    뭐가 뭔지 모르는 물체(??) 두개가 하나는 땅으로부터 하늘로 올라가고
    조금 있다가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아주 오묘한 현상이 몇분간이나
    눈에 들어오더군요..그런데 더 신기한 건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이
    그 휴계소에서 나밖에 없었다는 거.. 그나마 남편한테 알려주었더니
    남편도 신기해하더군요..그때 그 살면서 경험하기 아주 희귀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왜 사람들은 무신경하게도 흘려보내는지
    나중엔 하늘을 올려다 볼 기회조차 저버리는 사람들이 더 의아하더군요.
    안타깝기도 하고 약간 신경질이 나기도 하고..

    같은 하늘, 같은 장소,같은 시간안의 많은 사람들속에서 다른 세계를
    경험한 기억의 흔적이 희미해지기는 해도 영원히 지워질 수 없음을
    어느 누구와 마음으로 다시 공유할 수 있을까..
    가끔 해보는 생각이죠..
    뭐, 그게 대수냐고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과 나는 너무 다른
    주파수로 사는 거고..그렇게 다르게 같은 하늘 같은 시간으로..
    그런데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고 하면 너무 이른
    삶의 결론일까요?? 우리들의 머리위에서 이루어지는 알지 못하는
    시간들안에 갇혀사는 게 대부분의 삶이라면....
    더욱이 모르면서 아는 체 하고..자신이 아는 게 세상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진리라고 믿기까지 한다면..본인 경험담

    삶의 진실은 매우 고통스럽고 잔혹하더군요..
    그 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는 각자의 삶이 쓰라리면
    쓰라릴수록 나약해진다는 걸 알았어요..
    음..진실한 용기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떳떳하듯이..
    자신의 삶에 시간들이 추악하지 않다면 더러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인간에겐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현실은 마치..예전에 자주 꾸었던 도살장꿈..과 같죠..
    처참한 살육의 현실속으로 뛰어드는 순수한 용기..

    잔인한 살육의 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대는
    그런 현실속으로 비현실적인 세상을 꿈꾸며 뛰어드는 용기..

    그러한 용기는 더러운 시간을 살아 온 사람들에게선 만들어질 수 없죠.
    그러한 용기는 끔찍하게 더러운 현실속에서는 웃음거리로 전락하기도
    쉽기에 점 점 더 비현실적인 무엇으로만 인식되어가겠죠??

    perm. |  mod/del. |  reply.
  6. 운이엄마 2009/08/21 02:59

    노무현 대통령..김대중 대통령..돌아가신 두 분이 만들었던 시간들이
    이젠 현실이 아니라면 앞으로 어떠한 현실이 대한민국이라는 허리잘린
    이 나라를 만들어갈까요?? 결국엔 자초한 현실이지만..
    끝까지 믿을 수 없었던 빈약한 믿음들을 깔보던 현실에 나가떨어질만큼
    얻어터진 기분이네요..정말 실컷 얻어맞은 것 같은 패배감이 불쑥 불쑥
    스며든답니다..지금 이 댓글을 올리면서도 무거운 피로감을 이겨내려
    하는데..머리가 돌덩어리를 얹어놓은 것 같아서..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8/21 03:56

      안에 있는 솔직한 체험과 느낌들을 전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은 운이엄마 덕분에 그나마 제가 블로깅을 하는 이유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금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7. 운이는 아들이름 2009/08/22 16:13

    그저 마음가는대로 자연스럽게 글쓰는 게 좋아서 마음 어딘가에 가식이
    남으면 글을 쓰지 않는데..마음이 무거워지니 글도 길어지네요..
    말보다는 글쓰기가 편한지라 이렇게라도 글쓰기를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풀어낼 수 있어 고맙고 그나마 숨을 쉬면서 사는 느낌이네요..
    감사함을 먼저 말씀하시니 쑥스럽기도 하고..
    민노씨네 덕분에 좋은 글들과 좋은 글을 쓰시는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어 의미로운 시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의식밑으로부터의 외로움이랄까..생물학적인 외로움이 아닌,,
    정신의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요즘에 정말 큰 위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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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8/24 19:10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요즘 게으름을 피고 있는 블로깅을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네요. 말씀만으로도 블로깅하는 깊은 보람을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8. leopord 2009/08/26 05:47

    그 상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길도 다르지 않을까요. 망각과 오버는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는 맥락에 동의합니다. 어쩌면 각자 자기만의 민주주의만을 바라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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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8/26 07:52

      요즘 민주주의..라고 하면, 며칠 전에 트윗으로 짧게 주낙현 신부님께서 남기신 민주주의는 '주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행동강령'이라는 지적이 떠오릅니다. 저는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꼴리는대로 살되, 남도 좀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불어 잘사나.. 그 꼴리는대로 살다가도 옷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는 정도라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요즘은 꼴리는대로 살기 위해서 남들을 헤치니 그게 문젠거 같아요, 그러면서 겉으로는 별별 고상한 척을 다하고 말이죠. ㅡ.ㅡ;

  9. 非틀 2009/12/10 11:33

    http://thebeatle.net/119
    아날로그 트랙백...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12/10 19:39

      아이코 손수 트랙백을 주셨고만요. : )
      글 잘 읽었습니다. ^ ^
      창고에서 잠자는 글들 더 계시면 어서 꺼내주시길...

  10. Dedra Farrell 2011/03/20 07:38

    [url=http://2y7rlc8fv75q2ijd.com/]vo27p0zwfe7ihllp[/url]
    [link=http://65lk7wg87qu0gs7f.com/]ee1wuhkehppiebwy[/link]
    <a href=http://wrov8xtusdb6yzzu.com/>tchwl5jqc2zlpz2l</a>
    http://gdzmrddt56gceclm.com/

    민노씨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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