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에 부쳐 : 지금/여기가 87년이다!

2009/06/10 00:13
민주·민노·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4개 야당과 진보연대를 비롯한 수백 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10일 전국에서 '6월 민주항쟁 계승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6·10 범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국민 문화제'도 함께 진행한다는 것이다.  [.....] "22년 전 함성을 그리워한다"는 말은 듣기에 따라선 국민의 입이 정권에 의해 틀어막혔던 1987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도 좋으니 자기들이 박수받는 세상만 오면 된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 [조선일보 사설] 도심(都心) 점거 투쟁에 더 이상 민주(民主)란 말 붙이지 말라 (2009.6.9.일자) (클릭 절대 비추. 읽어봐야 읽을 것도 없다. 내가 대신 눈버리고 말지.)

합법, 준법 좋아하는 거룩하신 해당일보사에서 똥줄이 타긴 타나보다. 그런데 말이다. 이 우라지게 거룩한 종자들아. 6.10 광장에 서는게 시간 남아돌고, 심심해서는 아니거덩. 너희들이 그렇게 염려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란다. "국민의 입이 정권에 의해 틀어먹혔던 1987년의 상황"이 지금 '2009년'에 다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말이다. 그 87년으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라, 지금이 87년이라는 말이다, 이 합법, 준법 좋아하는 거룩한 인간들아. 그 87년의 야만이 연일 이 최첨단 인터넷 시대에 무지하게 재미없는 재방송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한민국 일등 신문에 "인터넷의 저질들은 (보이지가 않아서) 총이 있어도 쏠 수가 없다"는 고결한 칼럼이 버젓이 실리고 있어서란 말이다. 광장에 "인터넷의 저질들" 많이들 갈테니 그때 원없이 총질하던가. 너희들은 정말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고, 마음이 있어도 느낄 수 없고, 대가리가 있어도 정말 생각이란 걸 할 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이란 연민이 들 뿐이다.

인터넷 중생들 주눅들게 하는 시범케이스로 미네르바가 긴급체포하고,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게 '잡범' 취급 받으면서 불려다니고, 여당에서는 '촛불이 북한 사주'라는 엄청난 "학자의 견해"(행인) 피력하는 치매의심 환자 강사로 불러와서 지들끼리 옥신각신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국민의 입'을 제대로 막아보겠다는, 아니 국민들 아가리를 니들 구미에  안성맞춤시키겠다는 '미디어 패키지 악법'(캡콜드)에 여전히 너희 거룩한 인간들이 골몰하고 있어서... 정말 이 팍팍한 삶에 쌀 한톨 나오는 것 없는 그 거리에서 서서 그저 구경이라도 해야 이 응어리라 조금은 풀릴 것 같아서 그래서 거리에 나서려고 하는 거란 말이다.

인터넷을 하루 아침에 뽕빨낼 수 있는 저작계엄령법이 이제 막 기지개 하려는 이 꽃같은 대한민국을 그래도 사람 숨결이 흘러다닐 수 있는 인간다운 땅으로 만들어보겠다고, 그래도 모처럼 6.10이라서, 그 역사의 숨결에 조금은 인공호흡이라도 해야 살 것 같아서, 그래서 거리에 가자고 이 지랄을 하는거다, 이 ㅆㅂㄹㄷㅇ.

아, 정말 이 거룩한 인간들은 해도 해도 너무해. 정말 어제 오늘 거의 10초도 못자서 내일, 아니 오늘은  미안하지만 늘어지게 잠이나 자려고 했더니 그걸 안도와주네.
에잇 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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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불법폭력집회 우려? 사회안전법의 악몽

    Tracked from Amnesty Diary: 앰네스티 일기 2009/06/10 01:43 del.

    경찰이 6.10 범국민대회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서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경찰 ‘6.10 범국민대회’ 불허 통보, 한겨레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금지한다? 경찰은 이게 상당히 설득력 있는 논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면 앰네스티가 경찰의 폭력진압이 우려되므로 미리 비난 성명을 내는 것도 그럴 듯하다고 동의해 줄 요량인가? 이런 악몽을 그린 영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이다.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자들을 미리..

  2. Subject : 610민중항쟁.작년 세종로 가득한 시민들의 외침 "이명박은 물러나라"

    Tracked from __아리솔 2009/06/10 10:16 del.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직선제를 쟁취했었던 87년 610항쟁. 우리는 그 소중함을 이명박 정부들어서 느끼고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한표가 5년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고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또 다시 610항쟁 기념하는 날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다시는 자신의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시는 자신의 소중한 주권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모여서 외쳐야 합니다. 작년 610항쟁 후로 당선된 교육감이 누구입니까? 공..

  3. Subject : 작년 610항쟁 시청을 장악한 종교단체 모습입니다.

    Tracked from __아리솔 2009/06/10 10:16 del.

    보수란 무엇일까요? 북한 비난하면 정통보수가 되나요? 북한과 대결하면 정통보수인가요? 한나라당 지지하면 보수인가요? 보수는 자신을 헌신해서 정의를 지킬 줄 알아야 하지 않나요? 민주주의 파괴가 정의인가요? 직선제 쟁취한 날을 기념하는게 보수에게는 보기 싫은 장면인가요? 시민들은 미리 장악된 시청 광장안에서 촛불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4. Subject : 6.10 후기 : 시청역 3번 출구와 아식스 운동화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9/06/11 06:04 del.

    * 트위터에 단상으로 적었던 걸 정리한 글. 대개는 시간순으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단상 중간 중간 트윗벗들의 관련 코멘트와 대화를 몇 개 삽입했습니다. 고야, '공포' (그냥 짤방) 가장 먼저 나에게 온 것. 방금 돌아왔다. 역시 거리의 싸움은 이명박 정권을 움직이기엔 턱도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건 패배주의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현실인식이다.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mepay 뙈넘들 속담에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죠. 누군...

  5. Subject :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Tracked from 김대현블로그 2009/06/12 16:31 del.

    그저께 있었던 6.10대회에 대한 견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말들이 많다.견찰이 아무런 무장이 되어 있지 않은 시민의 머리를 방패로 가격하는 동영상 및 곤봉을 휘두르는 동영상을 오늘에야 봤다.피가 거꾸로 치솟는걸 느낀다,,,아무런 저항 없이 얻어터지는 시민을 보고 있노라니, 수류탄 몇개를 까서 전의경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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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효.. 2009/06/10 01:01

    나라 돌아가는거 보면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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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2009/06/10 08:51

    보수새력 : 딴나라당, 2mb
    보수 밑에 숨은 세력 : 뉴라이터, 재벌공화국, 언론통합

    이땅의 시민,서민은 보이지 않는구나...
    누가 주인인가 ?
    5%보수세력인가 ?
    95% 시민,서민인가 ?
    껌찰과 견찰과 군견들은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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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6/10 12:19

      네, 똑바로 살아라! ㅡ.ㅡ;;

  3. 임평택 2009/06/10 10:54

    요즘은 이런 글 쓰고도 아무 이상이 없다니 부럽습니다.
    전 최근에 모단체(별로 알려지지않은 소모임정도)에서 활동하는데.
    거기서 간부를 맞고 발언을 좀 세게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그 뒤로 제가 관리하는 사이트 부터 시작해서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개인적으로 한 2-3주 정도 댓글 중심으로 글을 좀 쓰고 다녔는데.
    제 메일이란 메일이 죄다 패스워드가 이유없이 바뀌고 이메일을 누군가 열심히 보고 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마음한편으로는 그래 내가 패스워드와 개인정보 잘못관리했다고 자위하며. 이것이 데자뷰현상과 같은거야. 하면서 스스로 안정을 취하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쎄라는 생각이 들면서
    댓글도 이젠 주의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절대 그럴리 없지만...
    나를 이렇게 정신병자 같은 생각을 하게 하는것이 이 시대인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아무 부담없이 쓰던 댓글도 이제는 쓸때마다 몇번이고 확인을 해야하고. 심지어는 프락시 서버를 이용해야하나. 아니면 tor라는 프로그램으로 완전히 중국이나 북쪽 또는 일부 아랍에서나 쓰는 프로그램을 써서 내 아이피를 숨기고 무자게 느린 인터넷을 이용해서 아이피를 숨기면서 다녀야하는 위기감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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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6/10 12:22

      이룬이룬...
      말씀하신 것도 염려됩니다만, 저로선 다수 네티즌, 블로거들이 스스로 정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욕구들이 내적으로 위축된달까요.. 그런 자기검열 심리의 확장이 무엇보다 염려됩니다...

  4. 겸군 2009/06/10 10:58

    좀 쌩뚱맞은듯 들리겠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인식문제도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집회에 관한 뉴스를 보시면서 "어지간히들 해야지 원." 이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어 그건 아닌데요." 라고
    말씀드려도 바로 들으려 않으십니다.
    모쪼록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진정성을 얻어서 어르신들도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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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6/10 12:24

      저도 그 마음을 함께 합니다.
      좀더 합리적으로 사회를 고민할 수 있는 어르신들의 참여는 큰 힘이 될텐데 말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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