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의 정당성에 관한 단상 2.

완벽한 자기모순, 자기배반이라서... 이건 정말 코미디도 저질코미디라서... 그래도 자칭 대한민국 일등 신문이 이런 어처구니를 보여주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기 보단, 나는 차라리 이게 조선일보의 '자기 고백'(고도의 양심고백이랄까... ㅡ..ㅡ;) 이라고 해석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그 고백은 조선일보에 '광고'하면 안되는 이유를 '광고'를 통해 말하는 오묘한 경지다. @_@;;;

오늘자(2008. 7. 2.) 조선일보 오피니언(27면. 사설 및 칼럼 공간)에 이런 '의견 광고'(국민행동본부)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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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모든 글을 읽는 건 시각 보호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 낭비 때문에라도 권하고 싶지 않고,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과 관련, 주목해서 읽어야 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국민행동본부는 세 번째 요구사항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3. 광고주들의 양식에 호소한다.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MBC에 내는 광고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 조선일보 2008년 7월 2일자, 27면에 실린 '국민행동본부'의 광고

이런 생코미디가 어딨나?
더 가관인건 그 바로 위에 실린 조선일보 사설이다. ㅡ.ㅡ;
(참고로 오늘자 조선일보에는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과 관련한 방통위의 결정과 관련해서는 1면, 관련기사 5면, 사설 삼종셋트로 강조하고 계시다. ㅡ.ㅡ; 그 결정이란, 다들 들어서 아시겠지만,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관련한 포털 다음 게시판의 글을 삭제하라 결정을 했다는 건데, 이게 웃긴 건 방통위가 무슨 사법기관도 아니고... 어차피 법원에서 달리 판단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생난리블루스를 춘다는건데... 건 그렇고... 암튼.. ㅡㅡ;; )

광고주 협박 글 삭제 명령, 인터넷 자정 계기 돼야 (사설 제목)

[....] 이번 광고주 협박사태를 보면 인터넷 폭력과 사이버 테러를 더 이상 포털들의 자정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포털들에겐 정보의 유통채널 관리자로서 보다 엄격한 법적 책임을 지울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도 이번 협박사태의 주동자들을 철처히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의 논리를 그대로 빌어 조선일보가 광고주 떨어져나가는 와중에 기쁘게 실어준 '국민행동본부'의 의견 광고에 대해 말해본다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싶다.

이번 국민행동본부의 의견광고를 보면 소수 극우세력의 언어 폭력과 지면 테러를  더 이상 조선일보의 자정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조중동에겐 정보의 유통채널 관리자로서 보다 엄격한 법적 책임을 지울 수 밖에 없게 됐다. 검찰도 이번 협박사태의 주동자들을 철저히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

"폭도"이라는 표현이 드디어 등장했고, "색출" "추방" "깽판세력"... 라는 단어들을 보면 정말  '국민행동본부'나 이런 반사회적인(이건 그야말로 사회적인 갈등과 대결을 선동하는 반사회적인 의견광고라 할 수 있을텐데... ) 광고를 버젓이 실어주고 있는 조선일보나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그리고 1면과 5면에서 세트로 비난하는 '다음'이라는 포털이 '유통채널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했다면, 조선일보는 그렇게 훈계하는 사설 바로 아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의견광고를 통해 자신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대신함으로써 그 훈계가 얼마나 심각한 자기모순 위에 있는지를 비웃기도 애처로운 코미디로 증명하고 있다.

국민행동본부의 의견 광고에는 MBC와 천정배 의견, 문화부장관과 청와대의 전화전호, 그리고 "선동방송 책임자 MBC 엄기영 사장 집앞 규탄집회"를 위한 친절한 '위치 설명'까지 등장한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국민행동본부의 의견광고가 광의의 조선일보 지면에서 조선일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면, 조선일보는 조중동의 지면에 실리는 그 광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 그 '의견'의 부분에 대해선 저널리즘 기업으로서 고민해야 마땅하다. 물론 그런 기대, 솔직히 안하지만...

2. 위 기대는 차치하고, 국민행동본부의 'MBC 광고 불매운동'을 간접적으로 묵인한다면, 포털 다음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게 이런 생코미디라고 하기에도 뭣한 자기 모순과 기만에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최소한일 것이다.

조선일보여, 이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렸나?
아, 그런 건 원래부터 없었던건가?

이제 제발 이런 저질 코미디는 그만 하면 어떻겠나?
제발, 제발 말이다...

3. 광고주들의 양식에 호소한다.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MBC에 내는 광고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이 말이 돌아가야 하는 가장 적절한 대상은, 조선일보에서 자랑스럽게 광고해주는, 국민행동본부가 보기에는 MBC겠지만, 그저 상식에 바탕한 무수히 많은 시민들이 보기에는 '조선일보'(조중동)다.

이건 마치 조선일보에서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광고를 실어주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 2008년 7월의 어느 날..
완벽하고, 더 갈데 없이 씁쓸한 조선일보의 슬픈 코미디...



* 관련글
20. 마이클 잭슨 사건과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 (단상 1. )



* 촛불 관련 추천글
내 안의 사람들 10. 김진홍편 : 목사님을 위한 기도 (미닉스)
하나님께서는 호렙산 가시나무에 불을 불여서 모세에게 경고하셨고, 예수님은 이 세상에 불을 불이러 오신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고난 중에 깨달으신 님의 말씀을 들으며 살아온 저에게 있어서 촛불집회는 그 불이 붙은 현장으로 보입니다.

지도자 복이 없는 이 나라 백성들은 고난의 시간들을 스스로 개척하며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백만명이 모여도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로 질서있게 치루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는 그 열정에 비해 너무나도 이성적입니다. 저는 단언컨대 이 땅의 백성들이 가장 선진적이며 최첨단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세상에 불을 던지러 왔던 예수님께서 촛불 하나하나에 임하고 계십니다. 촛불 집회는 바로 역사 속에서 구현된 하나님의 나라인 것입니다. [....]



* 2008년 7월 5일...
광화문이든, 시청이든, 종로든... 어디서든 간에 거리에서, 광장에서 봅시다. ㅎ
무슨 대단히 높은 시민의식으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사의 마음으로 나올 필요 없다고 봅니다.
도저히 이건 아니다라는 그 '양심' 하나로 거기에 서있으면 됩니다.
이명박 퇴진 구호 목 터져라 외칠 필요도 없고, 청와대로 가고야 말겠다..
뭐 이런 목표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거기에, 서 있는 거, 그거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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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20. 마이클 잭슨 사건 :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과의 비교 및 운동의 정당성과 한계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8/07/03 00:01 del.

    부제 :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의 정당성에 관한 소고 1. 지난 [100분 토론](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에서 송호창 변호사가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과 관련해 언급한 사건이 있다. 이른바 '마이클 잭슨 공연 반대 사건'이다. 0. 마이클 잭슨 공연 반대 사건 개요 사건 표시 대법원 2001. 7.13. 선고 98다51091 손해배상(기)[판시사항] 시민단체의 간부들이 청소년에 대한 도덕적 해악 등 공익상의 이유로 특정 가수의...

  2. Subject : 다음 조중동 기사 중단, 위기는 없다

    Tracked from 트람의 ITAgorA 2008/07/03 07:46 del.

    검색해보니 정확히 4년전 기사군요. 2004년, KTH의 파란(Paran)이 포털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자 추진했던 '5개 스포츠지 독점 계약'은 결국 실행됐고, 이후에 스포츠지가 몰락하는 엉뚱한 파란을 일으키게 된 사건입니다. 파란, 5개 스포츠지에 뉴스 독점공급 추진, 2004.7.2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40702055919463&cp=Ed..

  3. Subject : 미선이 -치질 (조중동에 대하여)

    Tracked from 좋은 음악 2008/07/18 20:37 del.

    "휴지보다 못한 너희들 종이 사지 않겠어. 아무리 급해도 닦지 않겠어 쓰지 않겠어. 너희들의 거짓말 듣지 않겠어 믿지 않겠어. 단돈 300원도 주지 않겠어 보지 않겠어" 촛불집회로 대표로 하여 지난 5월부터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국민 의식 개혁 프로젝트(-_-;;) 의 여러 작업들 중에서 한참 후의 미래에까지 깊고 큰 의미를 남길 것이라고 내가 예상하는 것은 다음 두가지이다. 하나는 포괄적인 차원에서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기억에 남으리라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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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규영 2008/07/03 01:10

    다른 건 모르겠고, 유인촌 장관 즉각 해임 건은 좀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는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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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3 07:34

      글게요. ㅡ.ㅡ;
      저분들 관점에는 유인촌씨도 너무 물러보이나봅니다...

  2. 단군 2008/07/03 01:21

    이건 뭐, 한편의 드라마틱한 코미디를 보는겄 같아어...원, 저런게 주류 언론 이었다는겄 자체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이제라도 우리 모두 깨어났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끌어 내려야지요...셌 다 말입니다...넷 인가요 쥐박이까지 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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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3 07:37

      저는 솔직히 조중동이 폐간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최소한 조선일보를 1등(물론 발행부수 기준으로요)에서 끌어내릴 수만 있어도 엄청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3, 4위권 밖으로 끌어내면 이렇게 관심을 줄 필요도 적어질 것 같은데 말이죠... 아직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서 말이죠.

  3. comodo 2008/07/03 03:50

    참 이건 뭐 어이가 없네요 정말.
    허탈한 웃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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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3 07:38

      문득 이문세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ㅎ
      "그저 그대의 웃음소리 뿐... "

  4. 하타 2008/07/03 06:06

    뭐... 이런걸 이율배반이라고 하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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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파인 2008/07/03 09:38

    조선, 웃겨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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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A2 2008/07/03 10:06

    역시 조중동은 지들이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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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4 18:43

      자주 그러죠..
      타인에겐 악마처럼, 자신에겐 천사처럼... ㅡㅡ;;

  7. isss 2008/07/03 10:16

    정말 똑똑한 사람들 모아놓았을 텐데...하는 짓들은 초딩보다 못하고...
    혼자 똑똑하고 공정한 척은 다해요...
    뒤에서는 바보라고 놀리는데, 바보인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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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4 18:44

      최소한의 정의관념과 최소한의 자기성찰이 없는 이성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8. rince 2008/07/03 12:52

    조선일보...
    얘들은 용량이 얼마나 될까요... ㅠㅠ

    2MB보다도 못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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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7/04 18:45

      용량은 큰데...
      CPU가 없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ㅡ.ㅡ;

  9. digitalcowboy 2008/07/04 09:09

    "그저 상식에 바탕한 무수히 많은 시민들이 보기에는 '조선일보'(조중동)다." 이건 좀 인용된 맥락과 관계없이 조중동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된 억지인듯!(미운 놈은 뭘해도 밉고 미운 것끼리 연결시켜 의도적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듯) 만약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상식없는 소수 시민이라고 분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불매 운동에 대한 제 생각은 차라리 예전처럼 조중동 구독중단 운동을 하는게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러면 광고주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피할 수 있으니까요. 관심경제학 측면에서 볼 때 광고는 미디어 유통채널과 관심집중도가 높아질 수록 특정 매체에 집중되는건 당연한 것이기에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을 하면 할 수록 조중동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게다가 광고집행자에게 있어서 Rest of us라고 할만한 한겨레, 경향신문도 그나마 할당되던 광고예산이 줄어들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누워서 침뱉기죠.

    그리고 진짜 아고라를 원한다면 입맛대로의 짜찟기가 아닌 문장이 쓰여진 의도와 정확한 맥락을 이해한 인용이 필요할 것입니다. 귀차니즘(설마 네티즌들이 원소스를 꼼꼼히 보겠어? 식의 안이한 태도)는 블로거가 경계해야할 최대의 적이 아닐까요? 조중동 사설과 국민행동본부의 의견광고를 동일선상에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는 건 같은 날짜에 실린 신문이기에 편집의도가 있다고 오버싱킹한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편집시 글 배경 컬러를 쓸 때도 자기 생각과 인용글이 뒤섞여 있어 혼동을 야기했습니다. 아쉬운 건 예전의 민노씨 글과는 좀 다르게 행간읽기로 인용과 인용사이에 나온 블로거의 태도 즉 말하고자 하는 것과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뀌신 듯. 명쾌하게 자시 생각을 개진 하는 것은 좋았는데 진중권 교수님의 매체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글/말처럼 좀 읽기/듣기 거북한 단어선택이 아쉽기만 합니다.

    perm. |  mod/del. |  reply.
  10. coolwise 2008/07/20 19:06

    민노씨님 글이었군요. 역시 딱부러지는 핵심찌르기..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7/21 06:08

      다른 곳에서 먼저 읽으셨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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