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은 익명(匿名)의 가면을 쓰고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에 의해 도배질되고 있다. 이걸 내버려두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떠내려갈지 모를 상황이다. 검찰·경찰이 없는 일을 날조하고 유언비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가려내 엄벌하는 수밖에 없다. 경찰서 안에서 행패 부리는 남자들에게 얻어맞고 그 사람들을 고이 돌려보낸 경찰관들도 반성해야 한다.

- 조선일보, [사설] '촛불 인터넷' 왜곡·날조 막가고 있다  중에서 (
2008년 6월 25일자. 조선닷컴 입력 시각: 2008.06.24 22:31)


1. 조선일보를 내버려두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떠내려갈지 모를 상황이다.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사설에서 말하는 '이걸'이 지시하는 건 조선일보에게는 인터넷이겠지만, 나에게는 조선일보다.

2. 이 종이 유사의 어떤 것이 갖는 유해성은 그저 왜곡과 악의적인 틀짓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종이로 만들어진 정체불명의 어떤 것이 한국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거짓과 기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는 증오를 학습시킨다. 이 변종 저널리즘, 아니 反저널리즘은 사람들에게 '증오'를 퍼뜨린다. 그 증오는 불의에 대한 증오도 아니고, 숭고한 가치를 위한 깨닫음을 위한 증오도 아니고, 가장 저열한 수준으로 감정을 자극하고, 서로를 반목하게 하는 덧없는 증오다. 그 증오는 물타기, 혹은 국면 전환용이라고 흔히 표현되는 그런 가장 수준 낮은 '정치성'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니 이 종이로 만들어진 정체불명의 어떤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를 분열시키고, 가치를 전복시키며, 상식을 붕괴시킨다. 그 분열과 전복과 붕괴는 물론 새로운 창조에 관여하지 않고, 죽음에 관여한다.

"촛불 가득찬 6월 어느날...9개월 세희는 미국에 입양됐다"(조선일보 2008년 6월 21, 22일자 토일섹션 'WHY' 머릿기사 제목, 조인원 기자)고 눈물 겨운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조선일보는 실은 어린 영아의 미국 입양과 (조선일보가 보기엔 빨갱이들, 불순분자들의 뻘짓인) '촛불'을 대비하는 4차원 논리를 발휘하고 있다. 이건 정말 어안이 벙벙한데, 물론 그 정체를 굳이 파악해보면 냉전 이데올로기가 뼈 속까지 들어 찬 反휴머니즘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이건 촛불든 시민들을 '세희'를 모른체 한 냉혈한이라고 비난하는 反휴머니즘이다.(생각해보라, 촛불시위와 세희의 입양이 무슨 상관인가? 이런 기사를 어떻게 정상적인 논리적 사고, 상식을 가진 기자라면 쓸 수 있나? 촛불 시위할 시간에 입양되는 아이들을 걱정하자는 조선일보 조인원 기자의 광신적인 신념, 이 안드로메다급 논리와 단세포적인 발상은 딱 머저리 수준이다).

3. 어떤 집단이나 '예외적인 똘아이'는 늘 존재하는 법이다. 그 집단의 부피가 크면 클수록 당연히 그 '똘아이'의 부피도 커진다. 그 똘아이가 그 집단 전체라고 매도하는 것, 혹은 그 똘아이 때문에 그 집단 전체가 매도되는 것. 그걸 우리는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인터넷이라고 뭉뚱그려 이 종이 유사의 어떤 것은 어떤 특정 행위, 어떤 특정 행위자를 그 '인터넷'과 동일시한다. 이걸 무려 '논설'위원이라는 자가 썼다는 사실이 이 종이 유사의 어떤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수준인지를 증명케한다.

4. 다시 강조하거니와,
조선일보를 내버려두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떠내려갈지 모를 상황이다. 대한민국 안에서 행패부리는 조선일보에게 얻어맞고, 조선일보 고이 돌려보낸 국민들(+ 특히 소위 진보지들)도 반성해야 한다.
이건 그냥 농담이 아니다.





* 관련글 & 팟캐스트
광우병 사태 : 조선일보의 둔갑술, 그리고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포스트이명박(Post2MB)의 딜레마 : 촛불문화제 그 이후
'어차피 인터넷 찌질이들인데 뭐.. ' : 쇠고기 장관 고시 발표에 부쳐


미디어토크 27회 -
인터넷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가진 오해

노변정담 (not 爐邊情談 but 路邊政談) (08.06.17)
 

* 관련 추천글

 '조선일보, 기만, 거짓'을 키워드로 구글링하니 우연히도(?) 아직 읽지 못했던 아거님 글이 나온다. 이 글은 2004년 3월의 글이다. 불행하게도 아거님의 글에 담긴 희망은 실현되지 않았고, 대신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명백한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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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08/06/25 11:19
이번 쇠고기관련 촛불집회에서 가장 큰 성과는 일반 시민들이 제 주위에서 항상 조중동만 보시던 어르신들이 조중동이 어떤 신문인지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 그 신문에 대한 비판의식이 생겨졌다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히 보수적인(?)이 아닌 한나라적인 이 곳 어르신들에게 이런 시각을 가지게 해 준게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앞으로 더 많이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민노씨 
wrote at 2008/06/25 14:49
저 역시 가장 커다란 성과이자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가 아닌가 싶은 감상마저 가지게 됩니다. 이 기만적인 사익 추구 집단의 악질적인 틀짓기와 거짓 환상들을 깨뜨리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떠내려가지 모를 일이네요... ㅡ.ㅡ;

파파님 덕분에 무플 면했군요! (감솨~! : )
민노씨 
wrote at 2008/06/25 14:49
* 제목 수정 : ... 가 막나가고 있다 -> 와 이상한 휴머니즘
wrote at 2008/06/25 16:35
펜이 펜으로서의 구실을 못한다면 귀후비개나 손톱사이 때긁기 용도 이외에 무엇으로 사용할까요...?
저토록 저급하게까지 미디어의 자존심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ㅠㅠ
민노씨 
wrote at 2008/06/25 22:38
사익 추구 집단이니 당연히 사사로운 이익이겠죠... ㅡ.ㅡ;
조선일보에게는 '공익'이란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wrote at 2008/06/26 13:24
미디어도 결국 이익추구 집단인것은 인정하지만 정당한 사상이 없는 이익추구는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군요...
wrote at 2008/06/25 20:50
누가 그러대요. 조선 일보는 화장실에서도 쓰면 안 된다고. 변비 걸린대요.
ㅡ ㅡ;
민노씨 
wrote at 2008/06/25 22:39
조선일보의 가장 큰 해악은 '증오'라고 본문에서 말했지만...
세속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연예 찌라시즘의 메카니즘을 가장 수준 낮은 방식으로, 그런데 왠지 폼나게 구사하는 그 기술이랄까.. 이것도 참 짜증나는 대목입니다.
wrote at 2008/06/25 21:45
그렇죠 조선일보 기사들을 보면서 세희양 이야기에 왜 촛불집회 어쩌구가 나와야하나 싶더라고요...
민노씨 
wrote at 2008/06/25 22:41
그러게나 말입니다...ㅡ.ㅡ;
이건 논리적인 오류를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오류라서...
가장 천박한 수준의 선동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네요.
wrote at 2008/06/27 00:06
오늘 부모님과 저녁을 먹다가... 12살짜리 초등학생을 연행하고, 유모차를 끌고 있는 아줌마를 연행하려하고, 사진기자를 연행하고 완전히 5공으로 회기하려고 한다는 말을 했더니, 저희 아버님 왈... "배후가 있으니까 나온거지..." 라고 말씀하시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더군요... 70이 넘으신 아버님이라 어쩔 수 없는걸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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