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배제하고 제 나름으로 최대한 간략하게 답합니다.
이전 글들에서 제 주관적인 감정이 필요 이상으로 더해진 감이 없지 않네요.
1. 네이버의 기계적 중립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기계적 중립과 적극적 균형
기계적인 중립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취지에 대해선 저로선 이해가 좀 어렵습니다. 제가 거듭해서 인용한 김창남 교수가 지적한 '적극적 균형'에 대한 요구와 기계적 중립은 서로 전혀 다른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기준은 논리적이고, 획일적인 이론상의 균형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따른 가중치를 고려한 균형이 되어야 합니다. 쉬운 말로 여론수렴(및 반영)입니다. 즉 기준은 그저 논리적인 '균형'이 아니라, 물리적인 저울추의 수평 맞추기가 아니라 시민들이, 좀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네이버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네어버 댓글창에서 표현한 바로 그대로가, 그 표현의 부피와 질량에 비례하게 반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사례들 : 다음 블로거뉴스의 의료일원화과 네이버의 대선 경우
물론 여형사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취지는 잘 알겠습니다. 이는 제가 언젠가 다음 블로거뉴스의 현저히 균형감을 상실한 '의료일원화'(그 때 다음 메인에는 양의학의 의견만이 반영되었죠) 논의에 대한 다음측의 편집에 대해 비판한 것과 같은 취지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료일원화'와 같이 명백하게 찬/반의견을 동일하게 청취해야 할 필요를 갖는 경우와 구체적인 정치상황에서 어떤 특정의 후보에 대해 좀더 무거운 검증을 요구해야 하는 경우를 획일적인 균형으로 맞추는 것은 문제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의 문제 이전에 전제와 같은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죠. 이명박에 대한 문제제기와 검증요구가 여론의 80이고, 이에 반하는 의견이 20이라면 그 8:2을 감안해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지(이것이 김창남이 주장한 적극적 균형을 강조한 취지라 봅니다), 이를 획일적으로 5:5로 균형을 맞추라는 취지는 아닙니다(이를 기계적인 중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명박 편드는 조중동의 역전된 8:2에 맞춰 그것을 그대로 반영하라는 취지도 아닙니다(물론 여기서 사용된 비율은 모두 그저 가정적인 비율입니다).
그리고 네이버가 그런 기계적인 중립의 철학을 갖고 그런 정책을, 그런 편집원칙을 보여줬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매우 정치적인 해석이라는 점을 저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행위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고, 더욱이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행위도 없다고 저는 생각하는 바이며, 또한 대선이라는 지극히 정치적 역학이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場'에서 순진한 척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네이버의 정책이 어떤 쪽에 이익이 되었는지를 회고해보죠. 여형사님께서는 어떻게 답하시겠는지요? 오죽하면 한나라당 인사로부터 '네이버는 접수'되었다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이것은 지극히 정치적이었던 그 '기계적 중립'에 대한 한나라당의 흡족함을 표현한 것이었으리라 판단합니다.
거듭 강조하는 바, 기계적인 중립을 고수하고, 그래서 우리는 중립적이다라고 순진하게 주장하는 네이버가 갖는 그 순수성의 정치성을 저는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형사님께서 네이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네이버가 '순수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정치적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바와 큰 차원에서 서로 다른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둘은 그 구체적인 현상에서는 그 모양과 빛깔을 달리 할 수 있겠으나, 그 본질에 있어서는 같은 것입니다.
* 검색철학의 부재와 실검(실시간 검색어) 문제는 서로 다른 이슈인가.
이 부분은 여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바가 '현실'과 더 부합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그렇게 둘을 엮은 것은 거듭 말씀 올리는 바, 이것이 서로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네이버에 무슨 굉장한 애정을 갖고 있거나, 네이버의 내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거나, 혹은 네이버가 자신의 검색 결과의 자료들을 회고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그 재료들, 그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는 바에야 객관적인 실증하기가 몹시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여형사님께서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이런 '한계'에 대한 고백만으로 제가 '객관적'이 되거나, 제 의견이 '주관성'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겠죠. 다만 저는 제가 갖는 부족한 체험치에서나마 솔직하게 제 의견을 피력한 것이고, 여형사님께서도 지적하신 바, 제가 다소 설득적인 수사를 강하게 구사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 점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2. 네이버 의견 게시판을 과연 적극적인 대처로 평가해야 할까
* 네이버의 아둔함
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실망감(첫번째 공지)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네이버의 아둔한 공지에 대한 단상'이라고 했던 것이구요. 이에 대해선 여형사님께서도 큰 이론이 없다니 넘기겠습니다.
* 업계 1위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기만적 제스처
이용자 게시판을 만든 행위가 '적극적'이라고 하신다면, 물론 제가 업계 1위 기업인 네이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하겠습니다. 다만 제 과도한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서 네이버를 '아둔'하거나, '멍청'하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강조건대 이는 네이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대외적으로 표출된 그 '행위'에 대한 것이지, 그 정책을 수행한 네이버 직원, 즉 행위자에 대한 비난은 아님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네이버(의 행위)를 멍청하다고 한 것은, 업계 1위의 위상에 값하고 있지 못한다고 한 것은, 이것이 어떤 문제인지를 네이버 스스로 굳이 게시판을 통해 '듣고' 답해야 하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라, 이미 누적된 불만의 표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선 굳이 게시판에 그런 '불만이 표출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다시 정리해서 대답하는 것 보다는, '먼저' '고백'하는 편이 훨씬 더 감정적으로 격앙된 불만에 효과적으로 그 감정적인 폭주를 진정시키고,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케 하는 '전제'라고 저는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그러니 여형사님과 제가 그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입장을 달리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그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어떤 방법론이 좀더 효과적으로, 좀더 이성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었을까에 대한 평가와 해석만이 남아 있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네이버는 제가 기대한 방식으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실증적으로 실질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요.
3.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이 표현은 저 역시도 꽤나 망설였던 표현이었습니다. 흔히 쓰는 관용적인 표현이라서, 그동안 제가 여형사님과 나눴던 대화의 부피와 질량 정도라면 제가 정서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형사님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씀하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너무 여형사님을 저 혼자 너무 친근하게 느꼈던 모양입니다. 제 주관적인 친근함이 정서를 근거로 한 쉬운 평가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는 못하겠지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여형사님께서 평소 네이버에 대해 애정에 바탕해서 비판하고, 또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그 잘잘못에 대해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네이버를 아주 심하게 비판하는 글에 여형사님께서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여지에 대해 보충 논평을 주시곤 했음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근거나 합리적인 판단이라기 보다는 정서적인 '느낌'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무책임하다고 비판하신다면, 저는 그 비판을 달게 받겠습니다.
4. 네이버 탈출 운동
제가 이런 운동을 벌인다고 해도, 물론 적극적으로 이런 운동을 벌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만, 제 설득이나 유혹에 몇 명이나 네이버를 탈출하겠습니까? 저 같은 블로거가 최소한 천명, 만명은 되어야 그제야 눈이나 조금 깜빡하는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겠지요.
저 역시 다음이 온전한 대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에서 뺑뺑이 쳐야 하는 현상황을 고려하면, 그리고 비롯 보잘 것 없는 구글검색엔진의 점유율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객관적이라고 평가되는 구글검색에서도 그 네이버 '블로그'는 제외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리고 그것이 전적으로 네이버의 정책 때문이라면,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어디로 간들 네이버만 못하겠는지요?
네이버는 그저 그런 포털이 아니라, 대한민국 일등업체라고 스스로 말하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하는, 그래서 '웹의 지배적 권력'입니다.
스파이더맨이 그랬잖아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말이죠.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가 포털 4, 5위 업체였다면, 검색 3, 4위 업체였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네이버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심각했겠는지요? 아닐 것입니다.
여형사님께서 "구글이 아무리 Don't be evil을 외친다고 해도 페이지랭크나 구글어스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래서 큰 돈을 벌지 않았다면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니 말입니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 답답함, 다소간의 억울한 심정이 정말 이해되고 남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구글만은 못해도 네이버 역시 우리나라 일등업체인걸요. 그러니 이토록 '다이나믹'한 대한민국 시민들, 네티즌들이 가만히 있을 없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감히 시대정신을 읽어내지 못한 네이버의 일등답지 못한 과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그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것이 다음(daum)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네이버보다는 아주 조금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저는 그 시대정신의 구현이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저와 같은 블로거들, 지금 네이버라는 '가두리양식'에 갇혀 계신 그 무수히 많은 블로거들이 만들어내는 중심없는 작디 작은 연대와 연대들, 그 '관계망'으로 가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지금으로선 별로 기대할 수 없는 꿈이기는 하지만요.
네이버가 여형사님과 같은 귀한 인재를 품고 있다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네이버에게) 위안이 되리라 여깁니다. 네이버를 '행할 수 있는 자'로 만들어주시길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추.
Shain님(샤이안님)께서 주신 댓글에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에 구현된 네이버의 철학이 '시대정신'과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시대정신'까지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네이버의 검색철학이 '철학'을 논하기도 좀 아리까리한 수준낮은 '상업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네요. 이는 '실용주의'라는 아리까리한 원칙(?)을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적인 비전(?)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구체 법률'에는 이토록 민감하면서, 헌법정신과 시대정신에 이토록 둔감하다면, 장사는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존경받는 기업으로 남을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래서 이용자와 소비자들이 그저 '순응적인' 존재에서 탈피해 자신의 능동적인 잠재력을 구체적인 액션과 방법론을 갖고 꾸준히 수행할 수 있을만큼의 시민의식, 소비자 주권의식을 '학습'하고, 내면화하고, 이를 실천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저 '트래픽 수치를 이루는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능동적인 주체'로, 웹의 진정한 시민으로, 주권자로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 대상글
구글이 아닌 네이버를 위한 변명 (여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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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좌담회 (써머즈, BKlove, link, 새드개그맨, 한날, 정신병자, 민노씨 등 7人)
(1) 촛불시위 정국은 어디로? (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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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웹의 지배자 네이버 (08.06.13)
(6) 촛불에게 블로그를 (08.06.15)
(7) 촛불시위 정국과 블로거의 역할 (08.06.16) (최종회)
- 이상 편집, 정리 및 논평으로 간담회에 피와 살을 더해주신 새드개그맨님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추2.
깊은 밤님 준비 끝나셨으면, 방명록이든, 댓글이든 메일 알려주세요. ^ ^
비밀글 설정하셔도 좋습니다. : )
이전 글들에서 제 주관적인 감정이 필요 이상으로 더해진 감이 없지 않네요.
1. 네이버의 기계적 중립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기계적 중립과 적극적 균형
기계적인 중립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취지에 대해선 저로선 이해가 좀 어렵습니다. 제가 거듭해서 인용한 김창남 교수가 지적한 '적극적 균형'에 대한 요구와 기계적 중립은 서로 전혀 다른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기준은 논리적이고, 획일적인 이론상의 균형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따른 가중치를 고려한 균형이 되어야 합니다. 쉬운 말로 여론수렴(및 반영)입니다. 즉 기준은 그저 논리적인 '균형'이 아니라, 물리적인 저울추의 수평 맞추기가 아니라 시민들이, 좀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네이버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네어버 댓글창에서 표현한 바로 그대로가, 그 표현의 부피와 질량에 비례하게 반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사례들 : 다음 블로거뉴스의 의료일원화과 네이버의 대선 경우
물론 여형사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취지는 잘 알겠습니다. 이는 제가 언젠가 다음 블로거뉴스의 현저히 균형감을 상실한 '의료일원화'(그 때 다음 메인에는 양의학의 의견만이 반영되었죠) 논의에 대한 다음측의 편집에 대해 비판한 것과 같은 취지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료일원화'와 같이 명백하게 찬/반의견을 동일하게 청취해야 할 필요를 갖는 경우와 구체적인 정치상황에서 어떤 특정의 후보에 대해 좀더 무거운 검증을 요구해야 하는 경우를 획일적인 균형으로 맞추는 것은 문제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의 문제 이전에 전제와 같은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죠. 이명박에 대한 문제제기와 검증요구가 여론의 80이고, 이에 반하는 의견이 20이라면 그 8:2을 감안해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지(이것이 김창남이 주장한 적극적 균형을 강조한 취지라 봅니다), 이를 획일적으로 5:5로 균형을 맞추라는 취지는 아닙니다(이를 기계적인 중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명박 편드는 조중동의 역전된 8:2에 맞춰 그것을 그대로 반영하라는 취지도 아닙니다(물론 여기서 사용된 비율은 모두 그저 가정적인 비율입니다).
그리고 네이버가 그런 기계적인 중립의 철학을 갖고 그런 정책을, 그런 편집원칙을 보여줬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매우 정치적인 해석이라는 점을 저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행위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고, 더욱이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행위도 없다고 저는 생각하는 바이며, 또한 대선이라는 지극히 정치적 역학이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場'에서 순진한 척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네이버의 정책이 어떤 쪽에 이익이 되었는지를 회고해보죠. 여형사님께서는 어떻게 답하시겠는지요? 오죽하면 한나라당 인사로부터 '네이버는 접수'되었다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이것은 지극히 정치적이었던 그 '기계적 중립'에 대한 한나라당의 흡족함을 표현한 것이었으리라 판단합니다.
거듭 강조하는 바, 기계적인 중립을 고수하고, 그래서 우리는 중립적이다라고 순진하게 주장하는 네이버가 갖는 그 순수성의 정치성을 저는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형사님께서 네이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네이버가 '순수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정치적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바와 큰 차원에서 서로 다른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둘은 그 구체적인 현상에서는 그 모양과 빛깔을 달리 할 수 있겠으나, 그 본질에 있어서는 같은 것입니다.
* 검색철학의 부재와 실검(실시간 검색어) 문제는 서로 다른 이슈인가.
이 부분은 여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바가 '현실'과 더 부합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그렇게 둘을 엮은 것은 거듭 말씀 올리는 바, 이것이 서로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네이버에 무슨 굉장한 애정을 갖고 있거나, 네이버의 내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거나, 혹은 네이버가 자신의 검색 결과의 자료들을 회고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그 재료들, 그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는 바에야 객관적인 실증하기가 몹시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여형사님께서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이런 '한계'에 대한 고백만으로 제가 '객관적'이 되거나, 제 의견이 '주관성'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겠죠. 다만 저는 제가 갖는 부족한 체험치에서나마 솔직하게 제 의견을 피력한 것이고, 여형사님께서도 지적하신 바, 제가 다소 설득적인 수사를 강하게 구사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 점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2. 네이버 의견 게시판을 과연 적극적인 대처로 평가해야 할까
* 네이버의 아둔함
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실망감(첫번째 공지)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네이버의 아둔한 공지에 대한 단상'이라고 했던 것이구요. 이에 대해선 여형사님께서도 큰 이론이 없다니 넘기겠습니다.
* 업계 1위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기만적 제스처
이용자 게시판을 만든 행위가 '적극적'이라고 하신다면, 물론 제가 업계 1위 기업인 네이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하겠습니다. 다만 제 과도한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서 네이버를 '아둔'하거나, '멍청'하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강조건대 이는 네이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대외적으로 표출된 그 '행위'에 대한 것이지, 그 정책을 수행한 네이버 직원, 즉 행위자에 대한 비난은 아님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네이버(의 행위)를 멍청하다고 한 것은, 업계 1위의 위상에 값하고 있지 못한다고 한 것은, 이것이 어떤 문제인지를 네이버 스스로 굳이 게시판을 통해 '듣고' 답해야 하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라, 이미 누적된 불만의 표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선 굳이 게시판에 그런 '불만이 표출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다시 정리해서 대답하는 것 보다는, '먼저' '고백'하는 편이 훨씬 더 감정적으로 격앙된 불만에 효과적으로 그 감정적인 폭주를 진정시키고,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케 하는 '전제'라고 저는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그러니 여형사님과 제가 그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입장을 달리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그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어떤 방법론이 좀더 효과적으로, 좀더 이성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었을까에 대한 평가와 해석만이 남아 있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네이버는 제가 기대한 방식으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실증적으로 실질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요.
3.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이 표현은 저 역시도 꽤나 망설였던 표현이었습니다. 흔히 쓰는 관용적인 표현이라서, 그동안 제가 여형사님과 나눴던 대화의 부피와 질량 정도라면 제가 정서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형사님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씀하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너무 여형사님을 저 혼자 너무 친근하게 느꼈던 모양입니다. 제 주관적인 친근함이 정서를 근거로 한 쉬운 평가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는 못하겠지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여형사님께서 평소 네이버에 대해 애정에 바탕해서 비판하고, 또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그 잘잘못에 대해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네이버를 아주 심하게 비판하는 글에 여형사님께서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여지에 대해 보충 논평을 주시곤 했음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근거나 합리적인 판단이라기 보다는 정서적인 '느낌'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무책임하다고 비판하신다면, 저는 그 비판을 달게 받겠습니다.
4. 네이버 탈출 운동
제가 이런 운동을 벌인다고 해도, 물론 적극적으로 이런 운동을 벌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만, 제 설득이나 유혹에 몇 명이나 네이버를 탈출하겠습니까? 저 같은 블로거가 최소한 천명, 만명은 되어야 그제야 눈이나 조금 깜빡하는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겠지요.
저 역시 다음이 온전한 대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에서 뺑뺑이 쳐야 하는 현상황을 고려하면, 그리고 비롯 보잘 것 없는 구글검색엔진의 점유율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객관적이라고 평가되는 구글검색에서도 그 네이버 '블로그'는 제외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리고 그것이 전적으로 네이버의 정책 때문이라면,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어디로 간들 네이버만 못하겠는지요?
네이버는 그저 그런 포털이 아니라, 대한민국 일등업체라고 스스로 말하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하는, 그래서 '웹의 지배적 권력'입니다.
스파이더맨이 그랬잖아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말이죠.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가 포털 4, 5위 업체였다면, 검색 3, 4위 업체였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네이버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심각했겠는지요? 아닐 것입니다.
여형사님께서 "구글이 아무리 Don't be evil을 외친다고 해도 페이지랭크나 구글어스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래서 큰 돈을 벌지 않았다면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니 말입니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 답답함, 다소간의 억울한 심정이 정말 이해되고 남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구글만은 못해도 네이버 역시 우리나라 일등업체인걸요. 그러니 이토록 '다이나믹'한 대한민국 시민들, 네티즌들이 가만히 있을 없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감히 시대정신을 읽어내지 못한 네이버의 일등답지 못한 과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그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것이 다음(daum)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네이버보다는 아주 조금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저는 그 시대정신의 구현이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저와 같은 블로거들, 지금 네이버라는 '가두리양식'에 갇혀 계신 그 무수히 많은 블로거들이 만들어내는 중심없는 작디 작은 연대와 연대들, 그 '관계망'으로 가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지금으로선 별로 기대할 수 없는 꿈이기는 하지만요.
네이버가 여형사님과 같은 귀한 인재를 품고 있다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네이버에게) 위안이 되리라 여깁니다. 네이버를 '행할 수 있는 자'로 만들어주시길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추.
Shain님(샤이안님)께서 주신 댓글에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에 구현된 네이버의 철학이 '시대정신'과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시대정신'까지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네이버의 검색철학이 '철학'을 논하기도 좀 아리까리한 수준낮은 '상업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네요. 이는 '실용주의'라는 아리까리한 원칙(?)을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적인 비전(?)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구체 법률'에는 이토록 민감하면서, 헌법정신과 시대정신에 이토록 둔감하다면, 장사는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존경받는 기업으로 남을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래서 이용자와 소비자들이 그저 '순응적인' 존재에서 탈피해 자신의 능동적인 잠재력을 구체적인 액션과 방법론을 갖고 꾸준히 수행할 수 있을만큼의 시민의식, 소비자 주권의식을 '학습'하고, 내면화하고, 이를 실천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그저 '트래픽 수치를 이루는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능동적인 주체'로, 웹의 진정한 시민으로, 주권자로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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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편집, 정리 및 논평으로 간담회에 피와 살을 더해주신 새드개그맨님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추2.
깊은 밤님 준비 끝나셨으면, 방명록이든, 댓글이든 메일 알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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