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차떼기에 대한 향수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개발독재의 망령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그 망령은 이미 죽은 줄 알았던 매카시즘(저질 색깔론)을 데려오고...
대한민국 일등신문은 그제야 화색이 돈다.

상황은 아주 단순한다.

안상수 왈, "국정파탄세력 퇴출! 좌파법안 정비!"
이에 조선일보 왈, "말로만 해서는 안 듣는 것이 문제"


이하 좀더 살펴보자.


지난 11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란 자가 당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씨부렸다고 한다.
1. 지난 10년 국정파탄세력이 야당과 각계 요직에 남아 새 정부 발목을 잡고 있다. 사퇴해라. 김대중, 노무현 추종세력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과반 의석을 줘 심판할 것이다. - 국정파탄세력 퇴출

2.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에서 이뤄진 수많은 과잉규제와 과잉입법, 경제활성화를 저해하는 좌파적 법안을 정비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좌파법안 심사기구'를 만들어 제도 정비에 나설 것이다. - 좌파법안 정비

- 조선일보 2008. 3. 12일자(1면)에서 발췌


이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란 자는 이렇게 거들었다고 한다.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없었지만 안대표가 왜 그 사람들이 물러나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잘 설명했다.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조선일보는 이렇게 화답하고 있다.
1. 한나라 "정부조직 언론사 문화계서 국정파탄세력 물러나야" 말로만 해선 안 듣는 것이 문제.
- 1면, 팔면봉 중에서


2. 현정권에 남아 있는 노무현 정권 임명 주요인사 명단 (이른바 살생부 되시겠다)
ㄱ. 언론계
KBS 정연주 사장 (특히!)

more..

- 관련기사(3면) 에서 발췌


1. 국정파탄세력 척결 : "말로만 해서는 안 듣는 것이 문제" (아, 그러시구나..)
말로만 해서는 안들으니까 어떻게 할까?

며칠 가둬놓고 고문이라도 할까?
박정희식으로 할까?
아님 전두환, 노태우식으로 할까?
남산에 대공분실 아직 있나?
없으면 어때, 새삥하게 새로 하나 만들지, 오케이?
만족?

쥐도 새도 모르게 사고사로 위장해서 암살해버릴까?
장준하 의문사처럼?
이내창 의문사처럼?
그럼 만족?
OK?


2. 좌파법안 정비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노무현정권이 좌파정권이었어? ㅡ.ㅡ;
아, 그래서 이라크전에 파병했구나.
그래서 한미 FTA 했던 거였구나.

안상수란 자가 거론한 "정비할 좌파 법안"은 다음과 같다.
ㄱ. 공장총량제 : 다들 중국으로 뜨는 판에 수도권에 공장 더 짓게 해서 뭐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암튼 이건 그렇다 치고.
ㄴ. 사립학교법 : 이건 한나라당와 열우당이 공모해서 걸레된 법안이다고 이 합의 때문에 로스쿨도 야매로 통과됐다. 이미 걸레된 법안으로도 만족할 수 없다면, 아주 그냥 없던걸로 할까? 아니면 사립학교 이사장들 모아놓고 게네들끼리 법안 만들라고 할까?
ㄷ. 신문법 : 조선일보가 쌍수 들고 '화답'한 이유가 다 있다. 방송사업 진출해야 하니까. 어쩜!! 그러셨구나!!!

결국 이런 선동질의 논리적 귀결은 삼성의 금융업 진출을 위해 금산법(은행법의 금산분리에 관한 규정) 수술 일정 잡는거다. 과잉규제, 과잉입법, 경제활성화를 방해하는 '좌파법안'을 정비해야 한다구? (이런 개소리는 듣다 듣다 처음 듣는다. 미안하다. 좀 흥분했다.) 그리고 출총제도 손보겠지. 하긴 어차피 재벌들의 나라인걸, 뭐.

하나만 묻자.
내 정말 궁금해서 그런다.
차떼기가 그리운거야, 그런거야?


3.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꿈꾸는 세상
아이들은 제 나라말도 못하면서 되도 않는 발음으로 영어 씨부려대고, 사교육 시장에서는 이메가 각하 만세 만세 만만세 삼창 울려펴치며, 대운하로 한 몫 챙긴 건설재벌들은 요트타고 대운하 유람하시는, 그리고 조선일보는 IP TV와 지상파에 진출해서 바야흐로 미디어를 통합, 아가리계의 지존으로 굴림하는.... 그리고 가끔씩 '종이 감옥에서 기도하는 아이들' 사진이나 찍어대는...

이런 멋진 신세계, 이런 멋진 별천지. 이게 이자들이 꿈꾸는 세상이다.

불만세력들?
비판세력들?
시민 나부랭이들?

일단 이렇게 훈계한다.
"너희들은 반엘리트주의를 버리거라"
"너희들은 반기업정서를 버리거라"
"너희들은 그냥 국으로 가만히 있어,쫌!"

그러다 안되면 이렇게 한다.
"이런 빨갱이 좌파같으니라구!!"
(노무현정권이 좌파가 되는 판에 그냥 걸리면 들어가는 거지, 뭐)


안상수가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리는...
총선이 머지 않았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냐구?
정신차리지 않으면 우리 정말 닭대가리된다.






* 이 글은 불펌'도' 환영합니다.
물론 링크와 인용을 더 환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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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결국 꺼내든 카드는 "좌파적출" 카드

    Tracked from ISSSSSUE 2008/03/12 21:27 del.

    결국 다시 꺼내든 것은 "좌파 적출"이란 섬찍한 말의 카드입니다. 조선일보가 어제 사설에서 "좌파"라는 말을 등장시키더니, 저녁 뉴스를 보니 안상수 원내대표가 좌파 적출을 들고 나옵니다. 그리고, 오늘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좌파 몰아내자고 하네요.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 계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습니다. 불과 보름만에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지지율도 대통령 지지율이 39%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총선 압승을 생각했던 한나라당..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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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정일 2008/03/12 15:23

    네이버 펌로거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포스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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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12 15:53

      정일님 덕분에 무플면하네요. : )
      고맙습니다.

  2. 민노씨 2008/03/12 15:54

    * 사소한 표현상 추고 (한 두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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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Vincent 2008/03/12 17:04

    오늘은 특히 더 스팀 받으셨군요. 하도 이것들이 비상식적인 망언들을 일삼으니 정말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울화통 터지는 나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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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12 17:52

      제가 생각해도 좀 과한 것 같기는 한데요.
      정말 참을 수가 없더랍니다. ㅡ.ㅡ;;

  4. 민노씨 2008/03/12 18:19

    * 일부 표현 재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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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쩝.... 2008/03/12 19:44

    근데 우리나라 국민들중 닭대가리가 너무 많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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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12 20:39

      비유적인 의미로.. 경계하자는 취지에서 쓴 표현인데.. ^ ^;;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면...
      좀 난감합니다.

      제가 너무 경솔하게 과한 표현들을 남발한 것 같네요. ^ ^;

  6. w0rm9 2008/03/13 08:10

    한마디만 하고 갈께요~

    "안상수 너 군대는 갔다왔냐?
    좌파 빨갱이도 갔다온 군대를 너는 왜 안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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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13 08:57

      안상수씨는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나보죠?
      저는 몰랐는데 말잊죠. ^ ^;;
      좀 심하게 개념없는 소리를 해서 너무 확 떠버린 느낌입니다.

  7. 댕글댕글파파 2008/03/13 11:08

    유인촌도 한마디 했던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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