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사건의 결론은 우리의 세속적인 기대를 배반하고 있다. 이호성은 자살했고(KBS), 네 모녀는 시신으로 발견(한겨레. 연합인용)되었다. 그러니 너무 쉽게 끝나버린 것이다. 아, 이호성이 누군지 궁금하면 그의 고향신문에서 쓴 기사(무등일보)를 읽어보길 권한다. 이호성 사건은 지극히 세속적인 이슈다. 이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하며(했으며)(현재는 거의 모든 의문들이 밝혀졌거나 혹은 미뤄 추정이 가능한), 거기에 온갖 상상적 이미지(물론 그 이미지들은 범죄영화의 상투적 이미지이긴 하지만)을 내포한 이 사건에 대해 별 관심 생기지 않는 경우를 나는 솔직히 상정하기 어렵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는 이호성에 대한 어렴풋한 추억, 그것도 매우 호의적인 기억이 작용한 바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CCTV에 찍힌 '과거 잘나갔던 프로야구 선수'라는 자의 어렴풋한 실루엣, 그리고 그 가방들이라는 '상투적 이미지'가 좀더 자극적으로 나의 호기심에 작용했을테다. 이런 경우 어떤 윤리적인, 도덕적인 경계심들도 그 호기심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한다. 호기심은 윤리와 도덕에 우선한다. 우리들의 대부분에게는.
그렇더라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선 경건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내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나는 비교적 이런 자극적 이슈에 대해 둔감하거나, 혹은 무관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혹은 그런 척 하려고 스스로를 속이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나도 이 사건에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증폭하더라. 그러니....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내심 언론사들은, 특히 노컷뉴스는, 몹시 허탈해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이호성이 좀더 도망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목격자들을 만들어내고, 이런 저런 상상력들이 증폭해서, 이런 저런 음모론들이 만들지면 좀더 '우려'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 이호성의 자살과 네 모녀의 시신 발견으로 너무 급작스럽게 사건이 종결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미스터리 대부분이 풀려버렸다. 혹은 쉽게 추론이 가능해졌다.
......
나는 왜 이따위 글을 쓰는가....
라는 따위의 윤리적, 도덕적 억압 등등이
다 무슨 소용인가
.....
'이호성'으로 '뉴스'를 구글링하면, 단연 '노컷뉴스'의 설레발이 인상적이다. 중앙일보도 꽤나 적극적이고, KBS도 이런 저런 소식들을 전해준다. 설레발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정도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흥미가치가 높은 사건에 대해 오히려 보도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긴 하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프레시안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프레시안에서 '이호성'을 검색해봤다. 현재 시각(3.11. 오전 1:37) 없다. 단 한 줄도 없다. 대신에 이런 기사들이 나를 반긴다.
그 사회성원들이 흥미를 갖는 뉴스와 그 사회성원들이 고민해야 하는 뉴스들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갖추는 일은 몹시 어려운 일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야 말로 '(전통)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으로 불릴만한 그 처음이자, 그 마지막이라고까지 생각한다. 왜 한겨레처럼 '연합뉴스'를 인용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까? 인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프레시안 자체 내의 보도 기준 때문에? 물론 삼성이라는 가공할만한 '적'이 자신들을 집어 삼키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판에 이런 세속적 이슈에 기울일 여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속적인 욕망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소위 뉴스라는 콘텐츠가 어떤 욕망의 구조 하에서 유통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세속적 욕망들을 각종의 '근엄한' 언론들과 '민주주의적인' 포털들이 어떻게 놀랄만큼 유치하고, 노골적으로 조장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또 그런 이슈 유통의 메카니즘에 대해 교활하게 편승하며, 또 창조적으로 대안을 세우지 못한다면.... 삼성이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의 저널리즘' 속에서 프레시안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세속적인 드라마의 인상적인 구절 하나.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거다. 프레시안의 건투를 빈다. 부디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바다.
추.
네 모녀의 명복을 빈다...
이게 다 가식이라고 해도, 그 죽음은 너무 허망하다...
그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는 이호성에 대한 어렴풋한 추억, 그것도 매우 호의적인 기억이 작용한 바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CCTV에 찍힌 '과거 잘나갔던 프로야구 선수'라는 자의 어렴풋한 실루엣, 그리고 그 가방들이라는 '상투적 이미지'가 좀더 자극적으로 나의 호기심에 작용했을테다. 이런 경우 어떤 윤리적인, 도덕적인 경계심들도 그 호기심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한다. 호기심은 윤리와 도덕에 우선한다. 우리들의 대부분에게는.
그렇더라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선 경건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내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나는 비교적 이런 자극적 이슈에 대해 둔감하거나, 혹은 무관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혹은 그런 척 하려고 스스로를 속이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나도 이 사건에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증폭하더라. 그러니....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내심 언론사들은, 특히 노컷뉴스는, 몹시 허탈해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이호성이 좀더 도망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목격자들을 만들어내고, 이런 저런 상상력들이 증폭해서, 이런 저런 음모론들이 만들지면 좀더 '우려'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 이호성의 자살과 네 모녀의 시신 발견으로 너무 급작스럽게 사건이 종결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미스터리 대부분이 풀려버렸다. 혹은 쉽게 추론이 가능해졌다.
......
나는 왜 이따위 글을 쓰는가....
라는 따위의 윤리적, 도덕적 억압 등등이
다 무슨 소용인가
.....
'이호성'으로 '뉴스'를 구글링하면, 단연 '노컷뉴스'의 설레발이 인상적이다. 중앙일보도 꽤나 적극적이고, KBS도 이런 저런 소식들을 전해준다. 설레발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정도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흥미가치가 높은 사건에 대해 오히려 보도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긴 하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프레시안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프레시안에서 '이호성'을 검색해봤다. 현재 시각(3.11. 오전 1:37) 없다. 단 한 줄도 없다. 대신에 이런 기사들이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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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회성원들이 흥미를 갖는 뉴스와 그 사회성원들이 고민해야 하는 뉴스들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갖추는 일은 몹시 어려운 일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야 말로 '(전통)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으로 불릴만한 그 처음이자, 그 마지막이라고까지 생각한다. 왜 한겨레처럼 '연합뉴스'를 인용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까? 인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프레시안 자체 내의 보도 기준 때문에? 물론 삼성이라는 가공할만한 '적'이 자신들을 집어 삼키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판에 이런 세속적 이슈에 기울일 여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속적인 욕망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소위 뉴스라는 콘텐츠가 어떤 욕망의 구조 하에서 유통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세속적 욕망들을 각종의 '근엄한' 언론들과 '민주주의적인' 포털들이 어떻게 놀랄만큼 유치하고, 노골적으로 조장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또 그런 이슈 유통의 메카니즘에 대해 교활하게 편승하며, 또 창조적으로 대안을 세우지 못한다면.... 삼성이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의 저널리즘' 속에서 프레시안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세속적인 드라마의 인상적인 구절 하나.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거다. 프레시안의 건투를 빈다. 부디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바다.
추.
네 모녀의 명복을 빈다...
이게 다 가식이라고 해도, 그 죽음은 너무 허망하다...
그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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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멋지군요 인생에 병살타? 언론의 자정능력은..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듯 합니다. 뉴스보는법부터 어릴때부터 착실히 가르쳐야겠다고 생각드네요
적어도 웹에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포털의 미끼시스템과 언론사닷컴의 미끼시스템이 불러오는 '유도된 관객'이 스스로 저항하지 않는다면... 말씀하신 선정주의적 패턴을 깨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울하네요.
그런데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하면...
종종 강조하는 바지만, 정말 읽을만한 연예 저널리즘, 연예 블로기즘이 생겨났으면 하고, 같은 관점에서 '사건 저널리즘'(그저 단편적인 사실들을 나열할 뿐이고, 제목은 미끼스럽게 다는), '사건 블로기즘'이 생겨났으면 하네요.
상당히 자극적인 뉴스거리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그래도 어처구니없이 하늘로 가신분들은 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그런 말을 하기도..
뭐랄까요..
좀 민망하고, 미안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아무튼 코모도님 말씀처럼 편한 곳으로 가셨길 바랄 뿐입니다.
네 모녀의 명복을 빕니다.
네.. : )
저는 일면 톱으로 삼고 있는 중앙일보의 '너절리즘'에 대해 '아, 역시나..'하면서 이 자식들이 지금 숨기고 싶은 게 많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저로선 이 기사 정도라면 일면으로도 손색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이 기사를 그저 표피적으로, 그저 흥미가치만을 앞세워서 보도하는 태도들, 그런 기사의 풍경들..은 좀 그 자체로 살벌한 느낌이랄까, 금속성의 차가움이 느껴진달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멋진 시선이군요. 언론의 대한 자정은 이 시점의 이나라에서
반드시 필요할것같네요
인상적인 필명이시네요. : )
말씀 고맙습니다.
이호성은 전라도 인이었습니다
하도 기가막혀 혹시 어디 사람인데
이렇게 근본이 안되었나 하고
찾아봤더니
전라도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3/11/200803110223.asp
이런 희안한 댓글에 댓글을 다는 저도 좀 이상하군요 -ㅁ-
경상도에 살고 있지만 이런식의 요상한 한글은 정말 그만 보고 싶네요.
민노씨 ! 접니다.
(사건 검색하다 들어오니까 민노씨네네.)
네모녀 실종사건 네모녀, 네모녀.. 얼핏 스쳐가는 기사로만
듣고 말았었는데, 오늘 친구한테 갑자기 연락이 와서 얘길 들어보니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친구였어요.
아 정말 왜이리 허무한지?
어떻게든 시간 내서라도 장례식장에 가볼 생각입니다.
나중에 전화드리지요.
아, 그랬구나...
장례식 잘 다녀오고, 전화하셈.
뜻깊은 글 보고 갑니다.
재미난글 많은 곳이네요. 자주 올께요. ^^
별말씀을요.
말씀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