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카운트다운

2008/02/26 20:38

이명박정부 출범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MBC) 오후 11시 15분 ~ 12시 15분.
시사기획 쌈 <이명박 정부 출범-세계는 실용 경쟁 시대> (KBS1) 오후 11시 30분 ~ 12시 15분.

번갈아 가면서 시청했다.
주로 먼저 방영한 '섬기겠습니다'를 시청했는데, 이게 취임에 즈음한 의례적인 인사 치례(?)인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한 징조다.

거대신문이야 대운하에 대해 찬성쪽 여론몰이 할게 자명하고, 그러면 남는 건 거대방송과 인터넷인데, 거대방송 쪽도, 최소한 어제 밤의 보도내용만으로 본다면 대운하에 대해 방향 선회하는 느낌이 매우 강하다. 제발 기우이길 바란다.

특히나 MBC 경우엔 조짐이 심상찮다.
이거 설마 신임 엄기영 사장님과 관련있는 그런 건가?
(이 양반은 도무지 성향을 모르겠다. 비노조니 무당판가?)

암턴 지난 [PD수첩 - 대운하편]에서 지적했던 비판적인 의견 (거의 모두) 거세하고, 대운하 경제성에 대한 첨예한 논점들을 싸그리 없앤 다음, 말랑말랑하고, 추상적이기 그지 없는 '친환경'이라는 불가사의한 수사 남발하면서, 추부길의 말도 안되는 신소리를 더하면 그게 딱 [국민을 섬기겠습니다]란 '용비어천가'가 된다. 아, 여기에 관광산업에 대한 [PD수첩]의 우울한 전망과 평가, 그 반대말을 더하자. 그럼 딱이다.

평소 꽤 호의를 갖고 즐겨보던 '시사기획 쌈'도 좀 이상하다.
물론 '섬기겠습니다'를 주로 시청한 뒤에 단편적으로 시청한 소감이라 그 감상을 명료하게 확정하기는 그렇지만, 뭔가 좀 물렁하고, 부시시한 느낌이다. 유럽식 실용주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실용! 실용! 을 외친다. 뭔가 구호만 있고, 내용이 빠진 그런 느낌이랄까.

이명박은 이미 대운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을테다.
그 카운트다운에 거대신문과 거대방송이 나팔소리 크게 울리고, 그래서 순진한 국민들 휘릭~휘릭~ 현혹하면, 정말 '친환경' 살판나는 관광 대운하가 삽질소리 요란하게 국토를 절단내며 그렇게 파헤쳐질 수도 있다. 이건 현재 상황이다. 내년에 착공한다고 그 난리를 치고 있지 않나.

이제 남은 건, 어쩌면, 인터넷 뿐일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인터넷은 대운하보다는 장백지와 무한도전을 더 좋아하지만(나도 비슷하다. 무한도전은 빼고).
대운하도 좀 챙기자!

ㅡ..ㅡ;



* 관련글
대운하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 [피디수첩] 요약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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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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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댕글댕글파파 2008/02/26 21:00

    전 아직도 설마하고 있습니다.
    설마 대운하를 진짜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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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26 21:27

      이명박 측 기세로 봐선...
      설마가 사람 여럿 잡을 모양새라서요. ㅡ.ㅡ;;

  2. 히치하이커 2008/02/27 07:29

    설마가 사랍 잡는다라...

    암튼 대운하 파서 그 인간들까정 싸그리 묻어버릴 수만 있다면야 찬성입니다.
    응 -_-? (너무 자극적이고 고어한가요...)

    perm. |  mod/del. |  reply.
  3. 노네임 2008/02/29 09:50

    대운하 진짜로 합니다.
    제발 설마하겠어 하는 마음가지지 마세요.
    설계용역하는 엔지니어링업계에서는 이미 컨소시엄과 설계진행중이고요,
    저도 그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만...
    운하를 반대하지만 현실은 분명히 말할수 있지만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명박이라면 임기안에 완공됩니다.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기 때문이죠.
    이것을 진행하려면 현재의 법으로는 위법되는게 너무 많아서
    특별법이 필요한데,
    오는 총선에서 한나라당 압승이 거의 확실해 보이고,
    대운하특별법 같은거 만들어서 통과시키고,
    설계후 시공이 아니라 설계와 시공이 동시에 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그리고 다른문제는 제쳐 놓고서라도
    한국의 건설하청구조의 난맥상으로 볼때 엉터리 시공이 될가능성 100%이고요. (하청에 재하청에 또재하청 이러면 수익을 남기기위한 맨마지막 하청업체의 수단은 상상에 맡깁니다. 외국에 나가서는 잘하면서 국내에서 성수대교 무너지는 이유죠)
    남는 것은 파괴된 환경과
    배부른 건설재벌과 투기꾼들
    매년 반복되는 재앙뿐입니다.
    나는 이명박에도 분노하지만
    얼빠진 궁민에게도 분노하고
    펜대만 굴리고 있는 먹물들에게도 분노하고
    밥벌이때문에 이 병신 짓에 공범이되는 자신에게도 분노합니다.
    대한민국은 모두 병신들 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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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노네임 2008/02/29 10:04

    그리고 어떤분은 기술적으로 힘들지 않냐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는데,
    토목기술로 못하거나 힘든거는 세상에 없습니다.
    당위성이 없어서 않할 뿐이지....
    농지가 부족하니 설악산 없애고 논을 만들자해도 가능합니다.
    운하 쉽게 시공 가능합니다.
    당위성을 망각한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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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29 14:23

      진지한 논평 고맙습니다.
      이 말씀은 저 혼자 듣기에는 너무 아깝네요.
      '추정적 승낙'을 예상해서 노네임님의 논평을 그대로 '인용'하는 식으로 포스팅할까 싶습니다.
      혹여 이 글을 보시고, 저어하시면 말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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