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던 대학생이 사복경찰에 의해 강제연행되고, 대공분실에서 수사받는 그런 풍경이 21세기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금 방금 건대총학생회장 하인준이 쓴 지난 5일에 있었던 사복경찰의 강제연행과 홍제동 대공분실에서의 수사과정의 체험이 담긴 글을 다음 아고라에서 읽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87년의 항쟁과 김대중 / 노무현의 시대를 통과한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반상식의 경찰국가스러운 억압의 풍경, 죽음의 풍경을 다시는 보고 듣지 않을 줄 알았다. 일상을 불안으로 옥죄는 숨막힘이 다시 올 줄은 몰랐다.

이명박 정권은 채 2년이 되지 않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악몽들을 다시 불러왔다. 나는 지난 이명박 정권의 사건들을 바라보며 마치 박정희의 유령과 전두환 시절의 악령이 결합한 코믹호러물 같다는 느낌을 갖곤했다. 그 반상식이 너무도 어처구니 없어서 코믹했다. 그 독선적인 행태가 너무도 어이 없어서 헛웃음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도 웃기지 않다. 압도적인 비상식이 불러오는 그 일말의 코믹한 느낌이 이번에는 눈꼽만큼도 생겨나지 않는다. 이건 죽음이다. 이건 일상을 죽음으로 몰고가려는 최후의 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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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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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섹시고니 2009/07/09 21:43

    가벼운 마음으로 [편견타파 릴레이] 다음 주자로 정했습니다. 아래 글을 참고하시고요. 예전에 주셨던 릴레이에 대한 '앙갚음'입니다. 쿡.

    http://sexygony.textcube.com/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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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0:59

      고니님 글 잘 읽었습니다. : )
      앙갚음을 받아야겠군용. ㅋ
      가급적 빨리 바통을 이어가겠습니다.

  2. leopord 2009/07/09 23:13

    제 후배이기도 해서 입맛이 씁니다. 이명박 정권의 무식함에, 관료기구의 지나친 충성경쟁이 덧씌워지니 이건 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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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1:02

      레오포드님 글은 진즉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지인, 그것도 후배의 일이니 마음이 좀더 쓰이는 것은 당연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물론 이것이 굳이 선후배만의 이야기겠습니까만은요.. 저 개인적으론 지난 430 전야제와 관련해서 건대총학과 학생대표자협의회의 선택에 아쉬움을 느끼던 차였습니다만... 이런 일을 접하니 정말 그저 도와야 한다는, 함께 분노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더랍니다.

  3. skyrunner★ 2009/07/09 23:25

    대(가리)단(단)한 우리나라의 대가리네요;;;;(주어 업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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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1:04

      그 대가리로는 아무일도 하지 않는 편이 도와주는 일일텐데 말이죠. ㅡ.ㅡ;

  4. 윤초딩 2009/07/10 00:16

    초중딩때 전경버스에서 사이다훔쳐먹다 걸리면 파출소 끌려가서 얻어터지고 그랬는데
    그때 얘기 하시는거죠? 설마........... 글을 가서 봤지만 설마......

    그때 데모하던 대학생들은 전경버스에 질질 끌어다가
    바닥에 깔아놓고 워커로 조낸 밟던데...
    그때 얘기가 아니고 요즘 얘기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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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1:05

      이 정부가 '시간여행' 한번은 확실하게 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ㅡ..ㅡ;

  5. 비밀방문자 2009/07/10 09:2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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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1:07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
      우리라도 서로 기운을 북돋고, 말씀처럼 기운을 내야 할 것 같아요.
      아자!! ㅎㅎ

  6. 지구벌레 2009/07/10 11:30

    지금 정부는 국민들을 통째로 타임머신을 태우는 군요..
    정말 막나가는 정부입니다. 울화가 치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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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4:20

      말씀처럼 정말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ㅡ..ㅡ;;

  7. 명이 2009/07/10 11:34

    단단히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제 누군가를 미행하고 살펴보며 어떻게 저놈을 잡아 가둘까 고민만 하는 정국이 와버렸구나 하는 절망감이랄까요.
    이게 도대체 언제쩍 일이란 말인가요..ㅠ

    지난 월요일에 몽구님을 뵈었더랬습니다.
    참. 심난한 기분이 오고가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녕 시간만 죽어라 가기를 기다려야 하는걸까 하는 마음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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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4:23

      특히 하인준군의 체험담 중에서 인준군의 관련자료들을 허리까지 쌓아놓고 있었다는 부분에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피의자라고는 해도 개인의 사적인 정보가 너무 함부로 취급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길 없습니다. 특히 사적인 이메일이 너무 쉽게 수사기관에게 건네지는 것 같아서 이러다간 정말 이메일도 못쓰겠네, 싶은 생각이 들더만요...

      몽구씨를 만나셨군요.
      정말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렇게 막나가는건지 모르겠습니다...

  8. 케이채 2009/07/10 12:23

    진짜 이란이나 온두라스가 남 얘기가 아니더군요.
    그런데 그 나라들은 그렇게 들고 일어나는데
    우리는 이리도 조용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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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4:24

      이 정부가 정말 계속 이런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여준다면...
      국민들도 가만히 넋놓고 있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9. 오르페오 2009/07/10 15:16

    요즘 공포영화들은 창의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부활하는 악령의 공포는 바로 이 나라에 있는데,
    참고 좀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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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0 17:00

      앗, 오르페오님 정말 반갑습니다.
      이게 얼마만인지요? : )

      오르페오님 말씀처럼 이명박 정부의 엽기적 행태를 시나리오화하면...
      이건 뭐 너무 창의적이군용!!

  10. 운이엄마 2009/07/13 04:56

    이 글을 읽고나서 원문은 제대로 읽혀지지도 않네요..순간 머리가 띵~~...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점 점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는 유토피아가 되어가고 있는 건지....한편의 짧은 공포물을 읽고난 느낌이랑 비슷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라는 게 무거운 중압감으로 다가오네요..정말 공포스러운 순간엔 비명소리조차 지를수가 없다고들 하죠..숨소리조차 새어나오질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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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14 06:57

      말씀처럼 "원칙과 상식"만이라도 좀 지켜지면 좋겠는데 말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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