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 캠페인 : 블로그와 이미지

2009/05/11 16:55
0. 문제제기
현재 블로그상에서 활용되는 이미지들의 상당수는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작권 침해를 문제삼으려는 취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활용가능한 적당한 이미지들을 저작권자의 '자동적인' 승락(CCL등을 통해 표현된 저작권의 한계 규정 및 이에 따른 '공정한 이용'을 의미합니다)을 얻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여 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죠. 그런데 여기에는 활용가능한 이미지들의 숫자가 매우 적다는 한계가 있는데요.

1. 우리(블로거)가 만드는 이미지들
이런 한계를 인정하는 가운데서, 그래도 블로거들 가운데 적극적으로 자신이 웹과 사회 전반의 문제를 상징적인 이미지로 작업하고 계신 블로거들이 계십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블로거는 누에님이시겠죠. 저 개인적으론 누에님의 작품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데요. 이는 아마도 앞서 이야기했듯, 누에님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측면이 크고, 그런 문제의식, 주제의식으로 작업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또 하나의 가축, 삼성"이나 최근 블로그래픽에 올려주시는 'Dear I' 연재의 작품들이 그렇겠죠.


2. 누에의 작품들, '냄비' '네트와 포털'의 경우 : 문제의식
'Dear I' 연재 중에서 '냄비'(http://blographic.net/entry/1174 )라는 작품은 안도현의 꽤 많이 알려진 시를 인터넷 여론의 '냄비근성'에 빗대어 오히려 역설적으로 냄비현상의 '긍정적인 면'을 주목한 재치있는 작품입니다. 발상을 역전시키는 그 참신함이 참 좋더군요. '네트와 포털'(http://blographic.net/entry/1186) 이라는 작품 역시나 멋진 작품인데요. '네트와 포털'의 시각적인 이미지는 명징하고, 깊은 울림을 줍니다. 포털이 사유의 다양성을 제약하고, 상업적 욕구에 부합하는 주제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이 작품은 아주 단순하고, 선명하게 그 양자간 차이를 피력하고 있다고 봅니다.

3. 이미지는 힘이 세다 : 시각 이미지의 명징성과 경제성
저와 같이 평균적으로 긴 글을 쓰는 블로거들은 그 글 자체의 분량에 압도(?)되는 경향이 많을 듯 싶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가장 강력하며, 즉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각 이미지'의 매체력, 전달능력은 매우 높은 것입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임은 물론입니다만, 문자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에서 독자들에게 의미 수용에 매우 유용한 역할(수용의 경제성)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런 '이미지 활용'은 그다지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업적인 기존 거대매체들의 이미지들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그 대부분은 또 저작권의 제약에서도 자유롭지 못한)가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누에님의 작품과 같은 이미지들을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의 '유익한 재료'로서 활용하고, 또 누에님의 작품은 작품대로 그 이미지의 매체력을 높이는 방안을 가볍게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짤방 캠페인 : 블로그와 이미지
누에님말고도 많은 블로거들께서 이미지 작업(가장 흔한 경우는 '사진작업'일테죠)를 하고 계십니다. 이 이미지들이 그저 순간적인 잔상으로 사라지는 것은 매우 아쉬운데요. 여기에서는 누에님의 경우만을 예시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앞서 강조했듯, 누에님의 작품은 웹과 사회 전반에 관한 비판적인 주제의식에 바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은 문제의식으로 블로깅하시는 많은 블로거들께 매우 활용가능성이 높은 이미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해도 위 작품들은 제가 포털과 웹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위 ‘짤방’으로 불려지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이미지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관련 블로그 주제에 누에님의 작품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꾸준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누에님의 의견도 궁금하고요.

ㄱ. 저작권
가령 현재 'Dear I'에서 작업하고 계신 누에님의 작품은 블로그래픽이 원칙으로 취하고 있는 '출처-비상업-동일조건 변경가능'이라는 CCL의 조건에 따라 다른 블로그에서 출처를 표시하고 ‘재’활용하는 것은 일단 저작권상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ㄴ. 안내 기능의 강화 : 출처 및 활용 안내.
그리고 블로거들께서 누에님의 작품이미지를 좀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출처 표시를 안내해주고(작품의 하단 등에 텍스트와 URL로 부기해주는 간단한 ‘친절’), 그림의 이미지경로(이미지주소 등을 트래픽의 제약이 없는 서버, 가량 프리커 등)를 ‘안내’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누에님을 '예시'로 이야기하는 것이라서 다른 이미지 작업을 주로 하시는 많은 블로거들께도 같은 취지로 제안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ㄷ. 이미지 아카이브의 구성
장기적으론 블로거들이 좀더 쉽게 활용가능한 이미지 아카이브를 구성해서 일정한 조건에 따라 간단하게 이미지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체계화'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따로 간략한 사이트를 구축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더불어 이미지 작업을 하는 블로거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또 그런 고단한 작업을 하는 블로거들의 의욕도 고취하는 방법도 고민해보고요.

ㄹ. 짤방 캠페인
일단 좀더 적극적으론 누에님(과 같은 작업을 하시는 많은 블로거들)의 작품 이미지들을 ‘짤방 캠페인’과 같은 가벼운 캠페인을 통해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라~! 뭐 이렇게 홍보하는 것도 좋은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누에님의 견해, 그리고 이미지 작업을 하시는 블로거들, 그리고 독자, 동료 블로거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부록. 백투더소스 캠페인
최근 캡콜드(capcold)님께서 '백투더소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제가 동인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블로그래픽과도 제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휴'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그저 마음 통하는 블로그들 끼리 서로돕자 서로 함께 고민해보자 ^ ^ 뭐 그런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상부상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백투더소스 홈페이지 : http://backtothesource.info/

관련 안내글
백투더소스 캠페인: 출처를 중시하는 습관 (capcold, 2009. 05. 06. 2:01 pm)
링크 표시 수준 간단 가이드 [백투더소스 캠페인] (capcold, 2009. 05. 09. 6:20 am)


사족. 짤방 하니까...
저 개인적으론 '창조적 짤방의 대가'로 생각하고 있는 리승환 동무가 생각나는군요. : )
최근에 제가 블로그래픽에 쓴 글 때문에 살짝 토라진 척(설마 정말 그런 것 같지는 않고요..;; 그냥 척이라고 저는 느꼈는데요... 제가 좀 소심하고 유치해서리...;;; ) 짧은 댓글을 남기셨는데요.. 살짝 마음에 걸려서리... ^ ^;;  


* 발아점

네트와 포털 (누에. nooegoch,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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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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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lent man 2009/05/12 00:23

    사람은 정보나 기억을 이미지로 구성해 처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경험적으로만 봐도 이미지가 단박에 뇌리에 박히긴 하죠. 때론 수 많은 말 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여튼 '이미지 아카이브의 구성' 요거 아주 멋진 생각이네요. 하지만 전 할 줄 아는 게 없어 도움이 되긴 힘들겠근영. 켁.

    누에님 짤방들도 참 멋지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12 03:56

      하이커님께서 댓글짤방 역할을 해주셨군용. ㅎㅎ
      덕분에 무플 간신히 면했다능..;;;;

      하이커님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저로선 큰 힘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겸손이 과하십니당. : )

  2. nooe 2009/05/12 06:02

    ( http://blographic.net/entry/1186 이쪽 댓글에서 이어집니다.)

    작품->낙서, 그림^^

    <디어아이>의 경우 인용이 있으나 순수창작물에 가깝다면 패러디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위의 <또하나의 가축>의 경우 기존 이미지를 따와서 살짝 손을 가한 것이기에 CCL을 달아도 되는지 애매합니다. flickr에 담고 있는 패러디 자료( http://www.flickr.com/photos/nooegoch/sets/72157616578257626/ )는 일단 '비상업같은조건공유허가'로 표시하고 있습니다만 애매한 상태입니다.

    저작권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더 풀어가고 싶은데 아직 <저작권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 http://nooegoch.tistory.com/180 이후로 얘기를 이어가지 않았네요.

    <디어아이>의 경우 블로그래픽에 올리는 그림이라는 의미를 갖기에 flickr에는 '카피라이트'표시를 해두고 블로그래픽에서는 블로그래픽의 저작권을 따릅니다.

    이미지아카이브는 순수창작물을 중심으로 시작해서 논의를 넓혀가면 좋겠네요. 포털쪽 말고도 창작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공간 마련으로 의미를 넓혀갈 수 있기를 바라기도 하고요.

    짤방캠페인과 백투더소스와 관련해서는 참여의 그림을 일단 머리속에 그려가고 있습니다.

    팀의 여러 분들의 글과 그림을 엮여서 재가공하는 것이 '사각사색'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후 책이나 잡지의 형태로 엮어볼 수 있는 중간지점의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12 23:47

      패러디가 원저작물과는 별도로 인정되는 편집저작물이 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암튼 패러디와 저작권의 관계에 대해선 좀더 살펴봐야겠네요.
      ( 좀 다르지만 참조 사례 : http://www.minoci.net/556 )

      아무튼 누에님과 같은 역량있는 블로거들의 활동이 활발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원작품을 통해 좀더 다양한 패러디와 합법적인 인용의 문화가 좀더 널리 그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 )

      사각사색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이고, 또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진척을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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