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전형

2009/04/22 22:22
* 지인 부탁으로 참관한 한 입시설명회에 대한 간단한 리포트. 올릴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혹시라도 검색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사나 학생, 학부모, 기타 관련 연구원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린다. 물론 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2009-04-10 uway 중앙교육 2010 입학사정관전형 입시설명회

* 괄호에 있는 번호는 '입학사정관 전형 전략 해법서'에 있는 해당 페이지를 가리킨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이를 참조하도록 한다.


1. 설명회 개요
지난해 입학사정관전형(이하 '입사전형')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세 개 대학(유웨이측의 설명에 의한다면)의 입학처장이 각각 ㄱ. 입학사정관 제도 전반에 대한 의의 ㄴ. 입사전형에서 서류평가와 자기소개서 ㄷ. 면접 및 구술 평가를 재학생 자녀를 둔 학부용에게 설명하였다. 그리고 ㄹ. 유웨이측에서 지난 해부터 준비한 관련자료들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으로 설명회는 마무리 되었다.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ㄱ. 건국대 문흥안 입학처장은 입사전형의 의의와 전반적인 특징을 설명하였고,
ㄴ. 경희대 강제상 입학처장은 입사전형에서 서류평가와 자기소개서 과정을 설명하였으며,
ㄷ. 울산과학기술대 박상도 입학처장은 입사전형에서 면접구술 평가의 의의와 관련 준비사항들을 설명하였다.
ㄹ. 그리고 끝으로 유웨이의 평가이사 이만기는 '입사제도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프리젠테이션 타이틀을 중심으로 입사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학부용의 입장에서 전략적인 선택 포인트를 다시 정리하였다.

이하 각각에 대해 좀더 상술한다.
각 입학처장들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을 가급적 그대로 요약해서 옮기는 것을 위주로 서술하도록 한다.

2. 입사전형의 의의와 전반적인 특징 (건국대 문흥안 입학처장)
1) 입학사정관의 위상
현재 한국대학들에서 시도되고 있는 입사전형은 미국식 제도와는 상당한 차이를 갖는다. 미국식 입사전형은 입학사정관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음에 비하여, 우리대학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입사전형 제도는 입시 모델 설계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즉 "무늬만 입사전형"이라고 할 수도 있다.

2) 정부의 재정지원
2009년 입사전형 제도에는 정부에서 236억원을 지원한다고 해서 대학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다소 과장되게 입사전형의 도입을 홍보하는 대학들도 생기고 있는데, 그 실질은 의문스럽다(4페이지. 5페이지.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입시 3단계 자율화 중 1단계). 즉, 선발인원에서 실질적인 입사전형 선발인원은 여전히 소수고, '무늬만' 입사전형의 선발인원으로 책정된 수가 꽤 많은게 현실이다. 다만 언론 등에서 걱정하는 '내부에서 짜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 즉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에 대한 염려는 과장되었다고 본다. 입시비리에 걸리는 학교 그야말로 망하는 길이다. 적어도 입사전형을 시행하는 학교들은 이런 대외의 염려를 충분히 불식할만큼 "준비된 대학"들에서 행하고 있다고 본다.

3) 강남지역의 컨설팅 성업
입사전형 제도와 관련해서 강남의 소위 8학군 지역에서는 상담료가 500만원에서 700만원에 이르는 컨설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급조된 컨설팅으론 입사전형에 대비할 수 없다고 본다.

4) 기존 특별전형과의 차이점
기존 특별전형은 내신이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입사전형에서는 내신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즉, 학생부 교과과정에서 전공과 관련한 내신평가요소는 매우 중요하고, 또 비교과과정에서도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되는 요소들은 매우 중요하게 고려된다. 특히 교사추천서 등의 참고자료들이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는 점에서 기존 특별전형의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전형평가요소와는 다르게 매우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학생의 (전공) 잠재력를 평가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8페이지 참조).

5) 건국대의 경우
201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사전형을 확대 실시예정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실질적인 입사전형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이는 정부의 재정지원과도 관련이 있는 대학들의 입사전형 거품현상과 관련이 있음). 즉 325명의 입사전형 선발인원들 가운데 KU리더십(30명), KU자기추천(60명), KU(5명) 등 총 95명만이 일반적인 의미에서 일반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입사전형 선발인원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차세대 해외동포(30명), 농어촌학생전형(120명), 재외국민과 외국인(60명), 특수교육대상자(20명) 등 235명은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입사전형 선발인원으로 보기 어렵다(74페이지 참조).

6) 선발 사례 소개
문흥안은 건국대의 실질적인 입사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추천형 전형과 리더십 전형을 통해 선발한 김태용과 박은경의 사례를 통해 건국대 입사전형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의 사례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전공과의 관련성이 매우 강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자기추천전형에서는 1박 2일동안의 합숙을 통해 해당 전공교수가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 후보 학생들의 특성과 잠재력을 파악한다고 소개한다.

ㄱ. 리더십 전형, 정치대학 정치외교학부 김태용군(83 참조로 족. 설명회에서는 이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내신은 3등급 초반으로 정시 전형을 통해서는 입학이 어려웠을 것(건대의 입학 커트라인은 2등급 이내). 그런데 위 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전공학과인 정치외교의 잠재력 평가 요소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합격.

ㄴ. 자기추천형 전형, 문과대 인문학부 박은경양(82 참조로 족. 위와 동일)
내신은 4등급 초반으로 일반적인 입시전형을 통해서는 합격이 매우 어려웠을 것. 하지만 사학사 능력검정시험 2등급 및 꾸준하고 성실한 관련 학문(역사)에 대한 다양한 대외활동들이 인정되어 선발함.

즉, 입사제도는 "대학에서 나는 어떤 전공을 선택하여 이런 분야에 진출하고 싶다"는 확고한 자기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을 위한 제도다. 즉 지원을 희망하는 전공과 연계해서 꾸준하고, 지속적인 교과과정, 비교과과정, 특별활동이 잠재력 평가로서 드러나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입사전형에서 서류평가와 자기소개서 과정(경희대 강제상 입학처장)

전반적으로 강제상은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프리젠테이션 자료(이는 '해법서'의 내용과 대동소이)를 읽어주는 정도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강제상이 지적한 강조점을 간략히 설명하는 차원에서 서술하도록 한다.

1) 개념 및 역할에 대한 설명 (페이지 84 참조)

2) 선진국 사례
우리는 미국 사례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제도는 우리나라 대학의 '특별전형'에 오히려 가깝다고 할 수 있다(페이지 84 하단 참조).

3) 각 대학의 공통요소는 서류평가다. (페이지 86하단 참조. 주의. 여기에서 건국대의 선발인원은 착오. 350명이 아니라 325명).

4) 포장된 자기 소개서와 형식적인 서류
대학에서 원하는 것은 솔직하고, 생생한 학생의 목소리다. 컨설팅을 통해 획일적으로 '모범답안'으로 구성된 자기 소개서와 형식적인 서류들은 오히려 심사 교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페이지 85 상단, 87 참조. 강제상이 강하게 강조한 요소).

5) 자기 소개서의 반영비중
객관적인 평가요소상의 비중은 다소 약한게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론 평가 표준의 전제적인 요소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낮다고만 할 수는 없다. (페이지 86 상단 참조)

6) 선발 사례 (페이지 88, 89 참조)
사례2.와 사례3.을 주로 소개.
특히 사례2.의 경우 지방학생으로서 아나운서의 포부를 갖고 꾸준하게 노력한 점이 합격요소. 이 학생의 경우에는 학생부 내신도 꽤 낮아서 정상적인 입학전형으로는 합격이 어려웠을 것.

4. 입사전형에서 면접구술 평가의 의의와 관련 준비사항 (울산과학기술대 박상도 입학처장)
* 페이지 50~69 참조.
* 페이지 100 이하 울산과기대 부분 참조

1) 입사전형 전반에 대한 설명
학교 성적은 좋으면 좋을 수록 좋다. 즉, 입사전형은 특별전형(외국어 등)처럼 어떤 하나만 잘한다고 뽑는 것은 아니다. 전체 선발인원들 가운데 특목고나 외국어 특기생, 농어촌 등 소외계층 배려를 위해 정해진 정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선발인원이 많다고 할 수 없다(문흥안이 강조한 부분, 다시 강조). 3학년이 되서 성적이 낮다고 입사전형을 고민해서는 안된다. 3학년들은 "그냥 가라". 입사전형은 1, 2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충분히 파악한 뒤에 도전해볼만한 전형이다.

2) 입사전형에서의 면접
솔직히 지금까지의 면접과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있는 자료들의 사후적인 검토에 이전의 면접들이 치중했다면, 입사전형에서의 면접은 잠재력을 평가의 주된 요소로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 면접에서 출제경향
이론적인 쟁점, 단계별 심화 영역, 영어지문 등을 통해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파악한다(주로 울산과기대학의 경우를 예시로 설명하는 듯). 교과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교과서의 각 단원별 쟁점들을 심화해서 논술과 함께 대비하면 좋을 것이다. 즉, 교과서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는 질문(문제)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4) 면접 구술 준비를 위한 노하우
ㄱ. 면접 전에는 자신의 전공하고자 하는 전공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수적이고, 대학 졸업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삶 전반에 대한 자세를 확실하게 견지해야 할 것이다.
ㄴ. 지망하고자 하는 전공 분야의 대학 교양 교재나 개론서 등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ㄷ. 사시 문제에 대해서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신문, 시사주간지, 방송 등의 시사 프로그램, 인터넷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5. 입사제도의 오해와 진실 (유웨이 평가이사 이만기)
* 페이지 6~44 참조(설명회에서는 이를 좀더 재밌게 읽어주는 정도의 설명)
* 특히 페이지 32~44 가운데 페이지 42, 43의 관점을 설명회에서는 매우 강조함(학교도 준비해야 한다는 관점).

1) 500~600만원의 단기 컨설팅이 효과가 있을까?
입사제도는 단기간의 컨설팅으로 준비할 수 없는 제도이다. 이는 사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내(이만기) 관점으로 봐도 그 효과가 의심스럽다.

2) 나는 입사제도에 적합한 학생인가 아닌가? (페이지 33 참조)
이유미 학생의 경우
박수정 학생의 경우
문지웅 학생의 경우 (이만기의 설명에 의하면 역시나 모두 가명이고, 실제가 아닌 가상 사례에 불과)
자기 스스로의 적성과 관심사를 살펴서 입사제도에 적합한지, 아니면 "수능 100%"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지금 중학생, 1, 2학년 학생들에게 해당사항이 있지 3학년 학생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업다. 3학년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에 집중해라.

3) 입사제도에 대한 기초적인 오해
각 대학들이 입사제도라고 명명해야 입사제도인 것은 전혀 아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4)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이만기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 페이지 42, 43 참조)
입사전형는 학생만 준비해서는 안된다. 입사전형은 '학교'와 '학생'이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는 사정관들이 해당 고등학교를 심사요소로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이만기)가 처음에는 대학들을 좀 무시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들이 정말 무섭다. 각 학생들의 출신학교 자료들을 전부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다.
"학생과 함께 학교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야 한다"(이만기)  
이렇게 입사전형이 제대로만 발전하면 고등학교 교사들의 위상도 높아지고("추천서"와 "교내활동"의 반영), 고등학교 발전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6. 결 : 검토
1) 고교 교육 정상화 및 학교 교육 내실화
이만기가 강조하듯 고교 교육 정상화 및 학교 교육 내실화에 입사전형이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교사 추천서'와 같은 요소들이 입사전형에서 강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등학교 교사들의 위상을 신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는 입사전형이 매우 합리적이고, 투명한 원칙과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서 그렇다.

2) "학생과 함께 학교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야 한다"의 함정
즉, "학생과 함께 학교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만기의 주장은 이 입사전형이 어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지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각 대학들이 고등학교를 '등급화'해서 선발 학생들의 평가요소로 반영할 수 있게 되면, 이 고교등급화는 입사전형을 도입한 가장 큰 취지인 다양한 학생선발의 순기능 보다는 '고교 등급제'라는 획일적인 입시문화, 서열화된 입시문화의 폐해를 더더욱 심화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3) 사교육기관의 들리지 않는 환호성과 사회적 비용 낭비의 우려 
일선 사설 교육기관들은 (위 유웨이의 경우 '입시매니저'와 같은) 이번 입사전형을 대단한 호재로 볼 여지가 크다. 이번 설명회를 주최한 유웨이측과 강사로 초대된 '우수 제도 시행 대학들의 입학처장'들은 한 목소리로 입사전형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적어도 사설 교육기관들은 이번 입사전형을 자신들의 새로운 상품 요소로 끌어들여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을 공산이 커보이고, 이를 통한 사회적인 비용의 낭비는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지 염려가 된다.


* 참고 사이트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 : http://www.kcu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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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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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퍼렁어 2009/04/23 09:16

    자리가 늘면 입만 늘어나는 법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4/23 10:29

      명언이십니다.
      물론 늘어날만한 자리인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요. : )

  2. Magicboy 2009/04/23 11:22

    "급조된 컨설팅" .... 실제 그런 비슷한 사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절대 급조 or 아마추어 같은 단어를 붙이기가 민망할 지경이더군요.
    엄청나게 노력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더군요 -_-;..

    결국엔.... 돈 있는 집 아이는 돈 없는 집 아이보다 더 그럴듯한 스펙을 가지고 대학 지원을 하게끔 되겠더군요...쩝..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4/23 21:12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교육 연구자들 조차도 사교육기관의 리서치들을 꽤나 참조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견마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야 그저 참관하고, 간단한 리포트를 쓰는 것으로 할 이야기는 아닐 것도 같지만, 그 사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포스랄까, 나름의 노하우(에 대한 어필이랄까)라는 것이 꽤나 그럴듯 해보이더만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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