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덕적, 정치적, 미학적 범주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이 범주들을 발전시킬 것이다.  

논의에 들어가기 위해 '음란'이라는 범주가 쓸모있다. 질식할 것 같이 많은 양의 물품을 생산하고 과시하면서 외국의 희생자들에게서는 생활필수품조차 박탈하는 이 세계는 참으로 음란하다. [....] 정치꾼과 연예인의 말과 미소에서 그러한 음란성은 나타나며, 기도(prayer, 祈禱)나 무지, 어용 지식인의 지혜 속에서도 음란은 느껴진다.

음란성은 체제측의 언어 용법으로 말하면 도덕적 개념이다. 그들은 음란이라는 용어를 자신들의 도덕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도덕성을 표현하기 위해 남용해왔다.

음모를 드러낸 벌거벗은 여자가 음란한 것이 아니라, 침략전으로 받은 훈장을 드러낸 정장한 장군이 바로 음란하다. 히피들의 의식이 음란한 것이 아니라, 전쟁은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선포하는 교회 고위 성직자야 말로 음란하다.  

more..


- H. 마르쿠제, '해방론'(An Essay on Liberation, Boston: Beacon Press,1969.), 청하신서 16, 1991. pp.18~20,

마르쿠제의 전복적인 역설의 연장에서, 장자연 사건 속에 등장했을 그 룸살롱이 음란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수줍고 겸손한 수사결과 발표가 음란하고, 우리 언론의 갑자기 드높아진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음란하며, 우리 사회의 침묵과 그 침묵의 나선들을 조종하는 '죄 없는 권력의 경건한 훈계'가 음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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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의견] 장자연 사망사건,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걸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

    Tracked from 연우의 해가 지는 거리 2009/04/26 11:27 del.

    대한민국 네티즌 망명지 홈페이지 일부 캡처화면 (캡처내용 링크-https://www.exilekorea.net/71193) 장자연 사망사건. 결국 우려했던 대로 됐다. 우리가 그동안 헌법에서 보장된 '표현을 자유'를 인터넷상에서 한계를 체험하면까지 말했던 것이 결국 빛을 바래고 말았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지난 24일 장자연 사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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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kyrunner★ 2009/04/24 23:29

    다른 이면의 조명이군요.
    어둡고 분란스러운 것은 저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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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5 02:29

      우리사회는 경건하고, 도덕적인 사회니까요.
      경찰도 새색시처럼 수줍고, 겸손하기 짝이 없고 말이죠.
      고귀한 권력자들께서는 조만간 승천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nooe 2009/04/25 00:23

    '음란함'에 대한 '생각엮음'(trackback) 하나 드립니다.

    [여성의날] 여성들의 대답 - 아네스 바르다
    http://nooegoch.net/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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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5 02:32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글인데 이렇게 트랙백으로 엮어주셨군요.
      언젠가 여성영화제에서 안네스 바르다의 '끌레오, 다섯시에서 일곱시까지'를 꽤 인상깊게 본 적 있는데.. 문득 그 (영화 속의 불안한 실존에 이끌려 거리 이리저리를 헤메며 부유했던) '끌레오'는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3. capcold 2009/04/25 01:33

    !@#... 뻔한 말이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교훈은... "죽지말자" 라고 봅니다. 죽음으로 무언가를 호소하며 남긴다, 그런 거 좀처럼 소용 없음. 악착같이 증거를 남기고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상대를 결국 조져놔야 뭐가 조금 움직이든 말든 합니다.

    여튼 경찰 발표로 "고인이 착각했을" 가능성 운운한 것으로 보아 유서에 해당언론사 사장이 올라온 것은 팩트 인증을 한 것이고, "김대표의 스케쥴에는 있지만" 운운한 것으로 보아 유력 용의자였던 것도 팩트 인증. 이제 이종걸 의원 등 조선일보사의 고소와 협박을 받은 이들이 무고죄로 역관광 크리를 태워주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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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5 02:39

      죽음을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라는 것은 그 자체로 최후적인 성격을 갖고, 그 만큼 강렬한 에너지를 갖는 것이기는 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은 그 죽음으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분께도 몹시 안타까운 일일 뿐더러,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불행한 방법(물론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요.. 물론 죽음은 그 자체로 죽음일 뿐이지만... )이겠지요. 죽음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더더욱 곤란하겠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현의 문구 중에서 "자살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 살아서 별별 더러운 꼴을 다 봐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삶이니까."라는 김현답지 않은 의지적인 자기반복의 선언적 문구가 있는데... 캡콜님 말씀처럼 '살아남은 사람'이라도 별별 더러운 꼴을 다 보면서 이 고결한 사회와 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추.
      리승환 동무와의 인터뷰는 참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
      생각보다 너무 말끔(물론 소품으로 가려지긴 했지만요)하셔서 솔직히 좀 놀랐다능...

    • 레이먼 2009/04/26 23:03

      김현씨의 문구 속에서 '살아서! 반드시 살아서! 살아서 죽이되든 받이되든 종지부를 찍어라'는 완결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자신 외의 다른 이를 믿어 봤자 손해라는 시니컬한 의미를 느낍니다.

  4. 의리 2009/04/25 03:06

    좀 정당 공정한 세상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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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시퍼렁어 2009/04/26 03:58

    좋은 살인방법을 알려줬으니 실천하면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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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8 00:37

      너무 짧아서 잘 해석이 안됩니다.

  6. silent man 2009/04/26 14:55

    저알 음란한 자들은 다들 멋진 옷과 가면을 걸치고 있죠. 다른 이의 무지와 음란을 탓하면서.

    크게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나였네요. 계좌를 살펴 보니 돈 거래가 없어 스폰이니 어쩌니 하기 힘들다는 발표는 좀 웃겼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성매매하면서 카드라도 쓰나 보죠. 상호까지 확실하게 밝히면서. 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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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8 00:48

      리승환 동무처럼 저역시 성매매를 증오하지는 않습니다만, 물론 개인적으론 피하고 싶기는 하지만요, 제발 좀 고상한 척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강렬한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막 욕이 튀어나오려고 합니다, 그네들의 그토록 경건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 silent man 2009/04/28 21:02

      저도 성매매를 증오하진 않아요. 외려 양지로 끌어내 노동자 혹은 사업자로서 줄 권리는 주고, 져야 할 책임은 제대로 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개인적으론 존혀 이용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정 애인이나 관계를 가질 파트너가 없다 해도 차라리 손을 쓰고 말지. 그 돈이면 할 수 있는 게, 어휴.

    • 민노씨 2009/04/30 14:24

      역쉬 (애인님께 사랑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는) 멋진 청년이쉬고만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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