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시간과 공간 ; 블로깅의 시의성에 대해
- 써머즈님의 [
대안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에 관한 생각]을 읽고






0. 써머즈님의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제 해석에 의해 '읽힌' 내용에 불과합니다.
위 글을 직접 읽어주시길 권합니다(무척 좋은 글이고, 또 중요한 지적을 담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따옴표는 써머즈님 표현을, 작은 따옴표는 제가 해석한 내용을 강조합니다.  

1. 블로그는 "대안" 미디어가 "될 수도" 있다.
2. 블로그의 미디어로서의 성격은 주로 '롱테일'을 통해 발현된다.
3. 블로그의 미디어성이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은 메타블로그다.
4. 메타블로그는 그 자체로 '당파성' '경향'을 갖는다. 그것은 필터링을 통해(게이트키핑 혹은 편집이 그 자체로 가미된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된다.
5. 가령, 그 예는 태그다.
6. 우리는 메타블로그의 분류 체계에 따라 '그 내용'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 미디어와의 차이다.
7. 시의성의 관점에서 기존 전통 미디어와 (메타)블로그는 게임이 안된다.
8. 블로그의 강점은 '관점과 시각'이다.
9. 그 '관점과 시각'은 시간에 의해 지배받기 보다는, (비유하자면) 공간적인 깊이에 의해 지배받는다.
10. 블로그는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의 미디어로서의 가치는 이러한 "대안"적인 성격에서 파생한다.

- 써머즈, [
대안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에 관한 생각] 중에서




1. 블로그의 시간과 공간
이런 비유가 적절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의 시간은 블로깅의 동적인 성격을, 블로그의 공간은 그 정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고 '느낍니다'.

콘텐츠의 시의성은 당연히 블로그의 시간과 보다 큰 상관관계를 맺고, 정보 아카이브로서의 블로그'들'은 시간보다는 (그 시간의 집적에 의해 형성된) 공간적인 깊이로서, 그 너비로서 의미를 갖습니다. 

시의성은 전통 미디어 저널리즘의 강점이고(이는 써머즈님의 지적이 지당하다고 생각하구요), 블로거의 개성이 반영된 관점과 개별적인 '미시 관심사' 폭과 깊이는 블로그(블로기즘)의 강점이라고 써머즈님께선 지적하고 계십니다.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몇 가지 점에서 제 서툰 생각을 보충하고 싶네요.
이하 간단히 '크로키'하는 정도로 적어봅니다.


2. 블로그의 시의성과 블로그의 시대적 가치
블로깅에 기대되는 시의성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써머즈님께서 이것을 부정하고 있다고는 해석하지 않습니다. 써머즈님께서는 블로그의 동적인 성격보다는 블로그의 정적인 성격, 공간적인 측면에 대해 좀더 '강조'하는 것이고, 그것이 '시의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존 전통 미디어와의 차별성이라고 지적하는 것일테니까요. 써머즈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계십니다.

"당장의 시의성이 반영된 글들은 정보에 접근이 용이한 분들에게 맞기면 됩니다. 혹은 블로그를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삼아 순발력있게 아젠다를 세팅하고 주장을 펼치는데 재능있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게 기존의 미디어를 통할 수도 있고,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특정 직업군의 블로거들을 통할 수도 있죠."

- 써머즈, [대안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에 관한 생각] 중에서



저로선 써머즈님의 지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블로깅은 '시간'과 함께 '호흡'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강하게 제 견해를 밝히자면, 블로깅 역시 '다소 느슨한' 시의성의 요구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블로그가 '민주시민들의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토론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기능하려면, 최소한 '그 이슈가 유통되는 시간'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 미디어의 순발력과 (매우 강하게 요구되는) 시의성에 대한 요구를 블로그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통 미디어의 시스템(집단성과 그 집단성이 갖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효율성. 그리고 정보원에 대한 접근성)은 개개의 블로그(거)와는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다만 블로그(거)에게도 '좀 느슨한 형태'의 시의성에 대한 요구, 혹은 그런 기대는 당연하게 부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는 다시 강조하지만, 블로그'들'의 공간적인 조직을 통해 구성되는 '정보 아카이브'로서의 역할이나 가능성이 중요한 만큼, 동적인 블로깅을 통해 '그 이슈의 시간들' 동안 생생하게 자신의 온라인 실존을 그 '구체적인 역사와 사건'들에 던지는 체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가 갖는 시대적인 의미는 실시간에 가까운 '토론'이 '일상'의 차원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민주주의적인 가치'에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꼭 대단한 분석과 대단한 깊이가 담긴 인식과 관점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엄격성에 대한 억압이 '참여'에 대한 욕구 자체를 거세시킨다면 그것도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툰 의견이나마 그 논의에 그 이슈에 '참여'하는 것, 그 자체로 블로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주제에 대해선 좀더 시간을 두고 논의가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서툰 생각을 적어봅니다.

이 글은 초안의 초안에 불과합니다.


끝으로 써머즈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p.s.
서툰 글이지만 올블 [나의 추천 글] 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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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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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05/09 15:4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5/10 07:32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무플 면피용으로 남겨두면 안될까요? ^ ^;;
      바로 답장 드려야 하는데 늦어져서 죄송.. ^ ^;

  2. 써머즈 2007/05/10 09:21

    맞습니다. 제 의견은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자-' 이런 뜻이였습니다. 특정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인 흐름이 아카이브와 분석, 깊이, 지혜 등으로 모아져야 한다는 뜻이었고요. 제 글을 보면 시의성이란 측면이 간과된 면이 있는데, 이렇게 민노씨가 부연설명을 해주니 좋군요.

    p.s. 초안의 초안이라니 그럼 본편을 기대할까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5/10 13:59

      말씀처럼 써머즈님의 논의를 '보충'한 것에 불과합니다. : )
      전체적인 흐름을 '모으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정말 더더욱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에 대한 써머즈님의 후속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

      본편은.. ㅡㅡ;;
      쓰고 싶긴 한데..
      너무 지루한 글이 될 것 같고..
      너무 사변적으로 흐를 것 같은 생각 때문에..
      기회가 되면 아거님이나 써머즈님을 비롯한 많은 블로거들의 글을 자료로 삼아 글을 써보고 싶긴 하네요.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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