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회를 여는 이유는 '내 물건을 갖고 싶어서'입니다. 현경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올랐습니다. 외람되게도 그 '무소유'란 말이 왠지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시설 장애인(장애인 시설에 계신 장애인)들은 "자기 물건"을 갖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정하씨 인터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설에 속한 장애인들 대부분은 한달에 10만원, 7만원 밖에는 '자기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돈으로 어떻게 자기 물건을 가질 수 있겠어요...

저는 '탈시설운동'에 대해 잘 모르는 비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느냐고 일부러 여쭤봤습니다. 왠지 어렵게 느껴지고, 세칭 '일반인'이라고 불리는 비장애인들은 근접할 수 없는 특수함의 공간, 특별한 모임, 낯선 행사라는 느낌이 저에게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정하씨의 이야기를 듣고, 소연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성남씨의 이야기와 영기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또 그래야 하는 모임이고, 행사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비장애인은 또한 '예비' 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장애인 문제는 특별한 사람들의 문제, 특별한 활동가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설에서 나와 자립한 장애인들과 아직 시설에 계시지만 자립을 준비하는 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인 활동가와 비장애인들이 모여서 '시설을 넘어 지역 공동체로, 장애를 넘어 그저 인간으로' 서기 위해 여는 행사, <이음여행>입니다. 모쪼록 많은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이번에 못오시더라도, 내년에, 내후년에 뵙기를 바랍니다. 물론 일년에 하루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건 아닙니다. 소연씨 말씀처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면 운전으로 후원할 수 있고, 밥솥이 없을 땐 밥솥을 짊어지고 가서 후원할 수 있습니다.

문정현 신부님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참여할 수 있고, 나눌 수 있습니다.





<간단한 용어/단체 설명 및 행사소개>
* 탈시설운동 : 고립적인 격리 시설 위주의 장애인 정책에서 지역공통체가 함께 고민하는 우리 문제로!
* 이음 : 당사자인 장애인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만들어낸 자발적 모임
* 발바닥 : 장애인 활동가들이 2005년 결성한 장애인 인권단체. 현재 8명의 상근활동가가 활동중.
* 이음여행 :
  <이음>과 <발바닥>이 함께 여는 연례행사. 2박 3일간. 자립한 장애인과 자립을 준비중인 시설 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인활동가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인연을 만드는 자리. 앞으론 비장애인들도 널리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가길 소망함.. : )

* <이음여행>은 2박3일 동안 하루종일(아, 빡씨다..ㅡ.ㅡ;) 열리는데요. 17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문화행사'에 참여해주셔도 좋습니다.  낮부터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씽크카페'처럼 주제별 소그룹(모듬)에 들어가 시설 체험을 가진 장애 인들, 활동가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습니다. ^ ^ 관련 부대행사로는 '바자회'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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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6, 17, 18일 하루종일! 어느 때고 오세요! 특히 17일 저녁엔 문화행사가 있어요!
장소 : 대방동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여성플라자>


* 관련글
이음여행 : 시설은 넘어 공동체로, 장애를 넘어 인간으로
이음여행 2 : "장애인도 자기 돈이 필요해요!" (발바닥 김정하)
이음여행 3 : 바자회를 여는 이유 (발바닥 이현경)
이음여행 4 : 박홍구, "우린 동물원의 동물이 아니잖아요"
이음여행 5 : 신지은, "연애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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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ngslot96 2024/04/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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