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도리 댁에서 (나로선 재밌는) 댓글 대화가 있었다.
미도리 블로그는 왜 진작에 꾸준히 구독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론 글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블로그인데, 요즘 종종 들러서 지난 글들을 읽곤 한다. 암튼 이 글은 미도리 블로그를 소개하기 위한 글은 아니고, 블로그에서 댓글이 갖는 뉘앙스에 대한 즉흥적인 단상일 뿐이다.

가령 내가 최근에 쓴 꽤 과격한(?) 글인, '파워블로거 1. 서'라는 글에는 이런 댓글이 있었다.

읽고 나니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잘 못 읽었나 해서 다시 찬찬히 읽었는데 여전히 그러네요

좀 더 알길 원했고, 좀 더 이해하길 원했고, 좀 더 관심받길 원했고, 좀 더 따뜻하길 원했다. 파워블로거라 해서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듯이 파워블로거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지 못한 건 아닐 텐데...
이건 단지 블로그에 한정된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아 더 안타깝네요 (Elfa)

나는 이 논평이 나에게 대한 공격적 논평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러니 특히 첫 두 문장을 나는 이렇게 해석한거다.

(당신의 글을) 읽고 나니 (나는 당신 글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내가) 잘 못 읽었나 해서 다시 찬찬히 읽었는데 여전히 그렇다(즉, 실망스럽다).

나는 그 안타까움이 내 글이 갖는 흠결이나 결핍, 과격함 따위에 대한 '실망감'의 토로라고 느꼈다.
물론 전적으로 그렇게만 해석한 것은 아니라서 혹 다시 오면 논평 취지를 풀어달라 부탁드렸고, 오늘 다시 좀더 풀어서 논평을 주셨는데, 그 안타까움은 내 글에 대한 비판을 위한 취지가 아니라, 오히려 '공감'의 취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심 휴~ 하는 안도감이랄까, 뭐 그런게 생기더라...


1. (특히 강한 주장이 담긴) 글에 남겨진 댓글에 대해선, 블로거들은 일단 굉장히 수동적인 보호본능이랄까 그런게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해석하기에 다소 모호한, 가령 '주어가 생략된 경우'에 그 문장을 자신에게 불리하게(자신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만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2. 반면에 댓글을 남기는 독자로서는 별다른 의식 없이 주어를 생략하곤 하는데, 그게 해당 블로거에게는 참 난감한 해석상의 착오를 유발한다. (그렇다고 그걸 탓하자는 건 절대 아니지만.. ) 어떤 글에 대한 공감을 표하면서 또 동시에 자신에 대한 반성이랄까, 성찰이랄까... 이런 것을 토로하는 댓글인 경우에는 그것은 (확률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에 의해 쓰여지는 논평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는 글을 비판하는 뉘앙스를 갖게되는 것 같다.

3. 덧. 댓글이란게 글을 읽은 즉흥적인 감상이나 느낌, '직관적' 판단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생생하고 함축적인 날 것의 장점은 있지만, 명료한 의미 전달(특히 주체와 대상의 차원에서)에서는 사소한 난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블로거 똘똘논평 참조)

결론은?
이 글은 그런거 없는 글이다. ㅎ
굳이 쓰자면, 너무 수동적으로, 내 글을 비판하는 논평이 아닌가..
뭐, 그런 움추린 감정들은 좀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바람을 스스로에게 암시하는 그런 취지랄까...

늘 이야기하지만,
비판은 가장 적극적이고, 고양된 형태의 애정어린 관심이고,
의미있는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다.

"한 번 대화해보자구? 조앗쓰!"
이렇게 가볍게 열린, 들뜬 마음이고 싶다...


* 발아점
댓글 대화
Elfa (주소를 안남겨주셔서 이 링크는 그 해당 댓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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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섹시고니 2008/11/18 06:01

    민노님, 잠도 좀 주무시면서 글도 적으세요.
    전 잠시 눈 좀 붙이고 다시 노동의 현장으로 나와야 하겠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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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06:07

      앗, 섹고님..^ ^
      새벽에 너무 추워서(이거 무슨 올리버 이야기같네요..ㅎ) 잠이 깼다능... ㅠ.ㅜ;

  2. JNine 2008/11/18 08:09

    ㅎㅎ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공감하는 뜻으로 댓글을 썼는데 주어 생략으로 오해OTL... 물파스님의 http://moolpass.net/51 를 읽고 댓글을 썼는데 물파스님이 '정중하게 발끈' 하셔서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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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5:49

      가서 읽어봤습니다. : )
      그런 일이 계셨고만요.

      물파스라고 해서 너바나나님( http://www.nirvanana.com/ . 애용하는 별칭이 '물파스')이 운영하는 서브 블로그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ㅎㅎ

    • 너바나나 2008/11/18 15:55

      저도 물파스라길래 순간 제 얘긴 줄 알고 ㄷㄷㄷ 했구만요. ㅎㅎ

    • 민노씨 2008/11/27 12:36

      그러셨고만요...ㅎㅎ

  3. LieBe 2008/11/18 11:14

    그게 다 오해~~~~~~ 이고, 소통~~~~~의 문제 아니겠씁니까........ㅋ
    하기사 온라인에서는 오프에서의 제스퉈와 표정, 어투 같은게 축약, 생략 되어 있어서 종종 착각하기 쉽게 만들죠...

    그런 효과를 노린 반어적 표현이나 비아냥도 쉬 발견할수 있지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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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5:50

      그리고 블로거 자신들도 좀 잔뜩 움츠린 심리를 갖게 된달까... ㅎ
      뭐 그런게 있는 것 같습니다.

  4. isanghee 2008/11/18 13:14

    제 경우, 영어를 쓰면 쓸수록 한글이 어렵다는 걸 더 많이 느끼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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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5:52

      가진 자의 여유..ㅎㅎ (농담이고..)
      말씀처럼 언어란게 알면 알수록 어렵죠..

  5. SUNNY 2008/11/18 14:02

    민노님 요즘 너무 많은 글을 쏟아 내시는 듯. 그것도 아주 심각한 주제로 말이죠..

    고니님 말씀대로 좀 쉬어가면서 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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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6:00

      이 글이 쉬어가는 기분을 쓴 글인데 말이죠... ^ ^;;
      아무튼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6. 해맑은탱쟈 2008/11/18 14:36

    ㅎㅎ 정말 좀 안좋은 뉘양스가 들어간 댓글 보면 나한테 뭐라고 지적하는건가?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실제로 그런적도 많지만 ㄱ-;;
    근데 미도리님 블로그에 댓글에서 이상한 점이 ㅋㅋ
    미도리님은 소유격으로 사용한게 아니라고 했는데~
    왜 민노씨님은 소유격이라고 말씀하시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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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6:05

      ㅎㅎ
      그런데 다시 한번 찬찬히 댓글을 읽어보시면... ^ ^;;
      (제가 착각했던 것일수도 있지만.. 다시 살펴봐도 아닌 것 같아서요..)

    • 해맑은탱쟈 2008/11/18 17:23

      아.... 그런가요?
      제가 국어를 잘 못해서 ㄱ-;;(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짜루요 ㅜㅜ)
      그래서인지 다시 봐도 이해가 잘 -_-;;

    • 민노씨 2009/05/02 13:44

      정말 뒤늦게...;;;
      탱쟈님 말씀이 맞습니다. : )

      "ㄱ. 소유격으로 사용하신 건 당연히 이해했습니다. ^ ^;
      ㄴ. 그걸 소유격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비문이 되잖아요.. ㅎ "
      ( http://midorisweb.tistory.com/288#comment3443073 )

      위와 같이 댓글을 남겼었는데...;;;;;;

      ㄱ. 소유격으로 사용하지 않은 건 당연히 이해했습니다.
      ㄴ. 그걸 소유격으로 해석하면 비문이 되잖아요.

      라고 쓴 것으로 지금까지 착각하고 있었네요. ㅡ.ㅡ;;;
      왜 이런 엉뚱한 착각을 틀림없이 적당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지...;;;
      아무튼 탱쟈님께는 죄송하게 되었다능...;;;
      이 글 아래에 오랜만에 댓글이 달려서 탱쟈님의 댓글도 다시 보게 되었는데... 탱쟈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엉뚱하게 착각하고 있었네요. ㅡ.ㅡ;;;

    • 해맑은탱쟈 2009/05/04 09:59

      아이고~ 엄청 오래된 글에 댓글을~ ㅎㅎ
      무슨 얘긴지 까먹고 있어서 다시 미돌님 블로그까지 들어가서 확인했어요~^^;;

  7. 똘똘 2008/11/18 15:10

    댓글 뉘앙스도 의도되지 않게 전달 되는경우가 더러 있지요.. 저도예전 공감을 얻고자 글을 트랙백 걸거나 댓글을 달았는데 오해를 할경우 대책이 안서더라구요 ㅋ 좋은지적 생각해 볼 문제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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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18 16:07

      댓글이란게 아주 즉흥적인 감상이나 느낌, '직관적' 판단으로 반응하는 것이라서 생생하고 함축적인 날 것의 장점은 있지만, 명료한 의미 전달(특히 주체와 대상의 차원에서)에서는 사소한 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민노씨 2008/11/18 16:12

      똘똘님 덕분에 본문 사소하게 보충하게 되네요. : )

  8. 민노씨 2008/11/18 16:12

    * 덧. 3. 부분 보충.

    perm. |  mod/del. |  reply.
  9. nooe 2008/11/18 20:08

    signoise를 은폐, 기만의 의미로만 쓰이게 놔둘게 아니라 은폐, 기만을 폭로하는 의미로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전 농담이자 놀이의 의미로 불분명한 의미의 댓글들을 남기는 편이라... 오해도 많이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BBcode라는 도구만해도 엄청난 기쁨을 주고요. 댓글이 분화되어 다시 엮이는 시스템으로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댓글 트랙백이 불편했던 외국 사이트들에선 이런 시도에 이미 한발 나가고 있잖아요.)

    뜬금없는 댓글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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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27 12:38

      ㅎㅎ
      뜬금없긴요.
      시그노이즈는 듣보잡 조어이긴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양가적인 의미를 모두 갖고 있는 조어입니다. : )

      BBcode 재미에 쏙 빠지셨군요. ^ ^

  10. 미도리 2008/11/26 23:15

    제 블로그를 언급해주셨는데 이제사 방문했어요 ^^
    "암튼 이 글은 미도리 블로그를 소개하기 위한 글은 아니고, "라고 하셨지만 결국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미도리댁'이란 말이 왜 이리 맘에 드는지~
    제가 다시 블로그 스킨을 교체하는 변덕을 부렸으니 함 오셔서 구경해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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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27 12:41

      이 글이 무슨 방문 압박(ㅎㅎ)을 위해 쓰여진 글은 아니고요.. ^ ^;;
      아무튼 이렇게 직접 왕림해주시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미도리댁'이라는 표현은 언젠가 어떤 블로거께서 '민노씨댁'이라고 하셨던게 인상적이고, 푸근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써봤는데,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 )

      추.
      미도리댁은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요.
      스킨을 바꾸신 건 몰랐네요.. ㅎ
      있다가 마실 가겠습니다.

  11. 흰소를타고 2009/05/02 09:06

    아... 댓글을 남기고 쓰는데 있어서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읽혀지고 읽게되는 문제들이 '주어생략'에 기인하는바가 많다는 것이 와닿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02 13:57

      흰소님 덕분에 탱쟈님의 지적에 대하 제 엉뚱한 착각을 이제야 다시 발견할 수 있게 되었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 )

  12. ANGIELSKI TORUŃ 2019/07/16 09:50

    I relish, result in I discovered just what I used to be having a look for.
    You have ended my 4 day lengthy hunt! God Bless you man. Have a
    great day. Bye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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