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아점
ycomma,
혀는 정직하지만, <트루맛쇼>와 저널리즘
트루맛쇼. 2011. 김재환. 더피플엔터테인먼트
관습적인 상업영화로서의 <트루맛쇼>는 제작비가 아깝지만, 사회의 기만을 고발하는 영상 저널리즘으로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그 모든 영화들을 통틀어 가장 유쾌하고, 신선하며, 용감한 시도 중 하나다. <트루맛쇼>에서 고발하는 건 비단 브로커만은 아니고, 영원한 갑인 지상파, KBS, MBC, SBS만은 아니고, 무엇보다 즉각적인 욕망의 포로로 전락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우리 속에서 사육되는 짐승들인 시청자들, 그러니 우리 자신이다. 하지만 <트루맛쇼>는 그 용감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너무 '교양적'이라서, 너무 '점잖기' 때문에, 그 시도를 충분히 성취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는 짐승이니까,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안에 갇힌 우리 모두는 포로들인데, 비평적 관점이 놓치기 쉬운 한 가지,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은 생략한 채 끝끝내 교양적인, 도발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점잖고, 수줍은 시선들이 이 다큐를 지배한다. 그러니까 마이클 무어의 다큐에서 느낄 수 있는 양아치스러움(물론 그걸 나는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데)이 <트루맛쇼>에선 가장 필요한 게 아니었을까, 적어도 이 짐승스러운 사회의 야만을 까발기려면 좀더 양아치스러워야 하지 않았을까, 나 같은 양아치도 블로거로선 교양으로 치장하면서, 관객인 나는 그것까지를 바라게 되더라. 하지만 정작 양아치스러운 일을 벌리는 건 <트루맛쇼>가 아니라,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MBC (촉촉핸드가 작성한 PPT 강추). 참 용쓴다(라기 보다는 용썼다).
추 .
오늘 오랜만에 대학후배와 그녀의 남편이자 동기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 블로그 이야기가 나왔는데, 글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충격적(ㅎㅎ 농담이고, 예상했던)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8월 한달 동안 10분 정도 쓰고, 3분 1분 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로 약속했다. 이른바 '피서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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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쉼표, 숨표
2011/08/03 11:02
del.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 거야 당연하지만, 사실 혀는 대체로 정직한 편이다. 기준점이 저마다 달라서 그렇지 혀의 관점에서는 어떤 음식이 맛이 있거나 아니면 없거나다. 물론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거나 '딱히 끌리지는 않는다' 같은 미적지근하고 우유부단한 관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맛있을 것 같다'거나 '먹음직스럽다' 또는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다'는 말은 적어도 혀의 관점에서는 할 수 없는 말이다. 혀는 입 속에서 은밀하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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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돌82넷
2011/12/07 10:18
del.
예전에 아는 지인이 영화를 하나 추천하였는데, 방송에 나오는 맛집들이 돈만 내면 다 촬영해 주고, 없던 메뉴도 만들어서 방송 내보내고 맛집 아닌데도 맛집이라 속이고...한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제목이 가물가물해서 트루xxx 머 어쩌고 였는데, 트루먼쇼는 아니고..ㅋㅋ 검색엔진에서 자동으로 관련 단어를 알려주어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보니까 개봉은 2011년 6월 2일날 나왔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그닥 극장가에 인기는 없을 것이고 개봉을 했는지도..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직접 읽어보니 1분도 채 안걸리는 것 같아서 본문의 3분을 1분으로 수정.
문맥상 비문 수정.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리 10분 정도에 써도, (비문, 오타 등등) 수정하고, (때에 따라) 추고하면 20분 정도는 더 걸리는 듯.
캐비어 삼겹살이 캡이였습니다. 아니면 갭이였거나?!(혀가 배제되고 눈과 귀로만 맛을 보니 맛이 가지 올 수가 없어요. -_-;; 뭔 얘기야?)
ㅎㅎ
이제는 사라진 캐비어(무늬) 삼겹살!!
꼭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빵꾸똥구 버전) ㅡ.ㅡ;
시간을 보니, 정말 10분(정도의 짧은 시간)만에 썼나봐?!
8월 한달, 시원하고 통쾌한 휴가특집 포스팅. 기대해 봅니다.ㅋ
추. 마치 후배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의 남편이 따라나온듯.
그려.ㅎㅎ
글 소재도 알려주면 맞춤형 글쓰기로다가..ㅋㅋ
추.
레이디 퍼스트!
사실 처음엔 "동기, 그의 와이프"라고 썼다가,
혹시라도 당신 '와이프'님께서 사소하게라도 언짢으실까 두려워...;;
어쩐지 술술읽힌다라더니 ㅋ, 1분짜리였군요^^*
읽는 시간은 1분.
쓰는 시간은 10분.
내용은 100000분 짜리! (와, 뻔뻔하다!!)
오 드뎌 보셨군요.
아직도 양아치짓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캐비어 삼겹살을 만든 모 브로커의 산실 OBS에서 저작권을 문제삼아 이 영화 제작진에게 경고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고요(http://blog.naver.com/truetaste/30112012824)/ 현재 스타의 맛집 제작진은 관련해서 김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PD 등 스탭을 함께 고소해서 형사고소사건이 용산경찰서에 있습니다.
세상은 안 바뀌고, 문제제기를 한 사람은 계속 공격당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뭐 그래도 영화라도 널리 알려지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할 일은 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촉촉핸드님께서 정말 노고가 많으시네요.
아까 댓글 접하고, 소개해주신 링크 따라가서 글 몇 개 읽었습니다.
참 ... ㅡ.ㅡ;;
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잘근잘근 씹어주지, 그런 마음(?)이 들더만요.
다큐 속에서 등장하는 '양아치'들은 현실 속의 '양아치'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양아치스러움이라... ㅎㅎ; 볼링포컬럼바인이나 ... 아 그 앞에 뭐였드라 ... 아니 그 뒤에 화씨911인가... 아무튼 다른 건 제대로 보지를 않았고, 시코만 아주 흥미진진하게 본 걸 놓고 말하자면, 양아치스러움을 도구로 주류와 보편이라는 인식을 기만적 인식으로, '너는 사실 주류가 아니며, 그건 절대 보편이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전환화는 수법이 아주 감칠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게 뭔지 별로 생각을 안 했었는데, 과연 양아치스러운, 익살스럽고 다소 무례하고, 과히 과장스러운, 그래서 관점이 아주 솔직한 그런 스타일이었군요.
그건 그렇고 짧은 글임에도, 양아치스러움을 스타일의 문제에서 행위의 문제로 전환해, 자연스레 엠베쎄를 까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솜씨가 일품이네요. ㅇ_ㅇ;
다만 가장 눈에 밟히는 것은, 우리 모두의 야만성에 대한 급진적인 고발. 저는 그걸 차라리 야만이 아니라 미개성, 혹은 자발적인 무지에의 종속이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야만성이라는 글에서 흔히 느껴지는 적극적인 어떤 뉘앙스를 배제하기 위해서요.
1. 저는 솔직히 마이클 무어 스타일에 대해선 이율배반을 느껴요.
다큐의 방법론으로선 양아치스럽죠. 그게 방법론상의 양아치스러움(치열함?)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 자신(의 카메라)이 바라보는 인간을 장기판의 '졸'로 보고 자신의 입맛대로 배치한다는 점에서, 철학적으로도, 위험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런 선동적 기질, 악동 기질이 무어가 비판하는 사회의 양아치스러움에 비해서는 '애교'(ㅡ.ㅡ;)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견딜만한거죠. 통쾌하기도 하고, 그 카메라의 시선에 감정적으로 동화되서 골려주는 재미(ㅡ.ㅡ;)랄까, 그런것도 생기구요.
2. 앞으론 즉흥적으로 짧게 써야겠구먼요.
3. 저는 좀 달리 생각하는데, 모방욕구와 과시욕구는 동전의 앞뒤, 자웅동체라고 생각하는데요. '맛집'에 대한 일반적인 시청자들, 소비자들의 관심도 '모방/과시' 욕구인 것 같아요. 그건 무지에 바탕한 속성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지적인 속성에 가깝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그 지식은 자기 성찰적이고, 비판적 이성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조건반사적인 즉물성을 확대 강화하는 지식이긴 하지만요. 그건 대단히 공격적이라는 점에서(밖으로 표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적절하게 지적하신 것처럼 "적극적인 뉘앙스"에서) 야만적이죠.
3. 아, 맛집도 두 부류가 있겠군요. 제 경험은 가족단위로 찾아간 오리고깃집이나 해물탕가게 등에 국한된지라 과시적모방으로서의 동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질 못했네요. (...)
자꾸 등록을 못하고 ㅠㅠ;
만날 먹는 밥벌이 만큼이나 지겨운 밥먹기를 탈출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너무 게으르게 이루어졌다는 비난은 합당하겠으나, 그런 단순한 행위가 팬터지적 망상이나 다름없게 전이되는 구조를 조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아니 고민하기를 외면한 (일단 맛집이 너무 많아!) 것만으로는 아주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모방만이 문제가 될 것 같고... 음. 공격적인 모방욕과 과시욕이라... 제가 지적하는 다소 순진한 부류는 과연 어느 정도나 되며, 그것과 민노 씨가 염두에 두는 부류가 구분이 될 법한지 궁금하네요.
논의가 좀 디테일하고, 세밀해진 느낌인데... 제가 쫓아갈만한 지적 여력이 부족하야...;;;
제가 생각하는 건 단순한 겁니다.
1. 맛집 프로 졸 많이 방영.
2. 특이한 메뉴들 졸 많음.
3. 인지상정으로 호기심 생기고, 먹고 싶음.(본능적 모방욕구)
4. 먹으러 감.
5. 졸 실망.
1.2.3.4.5.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데, 거기에서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물론 트루맛쇼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TV에 안 나온 집'이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TV에서 보내주는 '파블로프의 종소리'에 순응화된 시청자 집단의 무지("자발적 무지에의 종속")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 즉각적이고, 조건반사적인 모방욕구 이면에 덧대져 있는 과시욕 발현이 이런 악순환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은거죠.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의 간접체험이 욕구를 디자인하는 회로에 반복적으로 새겨진달까요?(물론 다 관념적인 추론에 불과합니다....;;;; )
ㅇ_ㅇ;
그런 관점에서 얘기하신 거군요. 확실히 더 얘기하기엔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는 점이 있고...
다른 정보 프로그램들(이불 싸게 파는 집이라든지...)도 게시판이나 눼이년에 올라온 비판들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맛집 프로그램들이나 다를 바가 없는 모양인데...
이건 그런 정보에 반응하는 시청자가 학습능력이 저조해서 같은 구조가 계속 유지된다기보다는 시청자가 너무 단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어쩌다 한 두번 속은 듯 만 듯한 경험을 하고, 그런 경험을 굳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자료로 축적하고 자시고 할 이유가 그러지 않아야 할 이유에 비해 대단치 않으므로, 오늘은 이 시청자가 당하고 에이-하고 내일은 저 시청자가 걸려서 에라이-하는 식으로 그치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프로그램의 효과로 일정한 소비가 발생하는 거대한 틀이 순환하고 있기 때문일 것도 같아요.
사실 안 당하고 살기가 만만치도 않은 게, 맛집, 싸고 좋은 가게, 인터넷쇼핑몰의 최저가 링크, 파워셀러... 이런 솔깃한 정보들의 파고가 계속 밀려드니 설혹 하나를 피해도 다음을 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고, 저 같아도 뭘 사면 일단 최저가 검색에서 시작을 하는데, 이게 배송비가 붙거나 옵션 선택이 필수거나, 혹은 특정카드를 써야하거나 등등등등... 최종 결제액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결제를 눌렀다가는 영락없이 낚이고 말거든요.
그러니까 아주 원칙적인 얘기긴 하지만, 정보제공자의 불량함을 개선하는 게 사실 더 효과적이고 상식적이고 정당한 일이겠으나... 그걸 누가?
* 촉촉핸드님께서 소개해주신 트루맛쇼 블로그 링크 본문 보충.
마이클 무어처럼 하지 못한 건 어쩌면 그들이 공중파 텔레비전의 PD 출신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저도 이제 뭔가 시작하려고 하나보다 할 때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구성이 지나치게 깔끔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횡행하던 우스갯소리처럼, 출신성분이란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러게요. 저도 y(여기에서라도 무의식적 아우팅을 조심!)님께서 받은 그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았습니다. 지상파 교양프로그램을 옮겨놓은 느낌이랄까요... "출신성분"이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ㅎㅎㅎ ㅡ.ㅡ;
그러나 어떤 비판보다 앞서서 공중파 방송의 PD 출신의 감독이 공중파 방송의 프로그램을 대놓고 비판했다는 점은 정말 깊이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나 사장을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아주 쉽습니다. 하지만, '트루맛쇼'는 시스템 자체와 함께 PD와 작가, 연예인 등이 모두 이 카르텔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폭로한 셈입니다. 어쩌면 그들 중에는 친한 입사 동기나 선후배 등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맛집 프로그램이 한둘이 아니고, 일부는 10년 이상 장기 프로그램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대부분의 '동종 업계 종사자'들이 본의 아니게 '타겟'이 됐을 것입니다.
솔직히 부끄럽게도 제가 저런 상황이면 저런 프로그램 못 만들 것 같습니다.
아주 중요하고, 더불어 솔직한 논평이시네요.
다만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정황은 y님 말씀처럼 깊은 인간적 고민을 동반하는 작업이었으리라 당연히 추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어땠을지....;;;; 그건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만 알겠지, 이런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 ^;;
마지막 문장은 y님께서 언젠가는 이런 용감한 시도를 y님께 필요로 하는 순간, 결국은 그런 선택을 하실 것을 오히려 약속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홧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