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아점
아이폰 열풍? 신드롬? 노이로제! (필로스) 강추.

뭔가 물타기, 혹은 시선분산 유도에 참조할 만한 사례라는 사악한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가 몹시 궁금하기도 한 사례. 낯선 사례는 아니고, 종종 익숙하게 보곤 하는 댓글창 풍경들 가운데 하나다. A라는 글(추천) 대해 (다소 비이성적인) 비난 댓글 쇄도. 그런 와중에 비난 대열에 동참한 댓글러 甲이 삑사리를 낸다. 가령 '위피(WIPI)'(위키백과.추천)'와이파이(Wi-Fi)'(위키백과.비추)구별하지 못하는 삑사리.

좀더 설명하면, 글 A에는 아이폰 장점을 설명하면서 "와이파이(Wi-Fi)가 잡히는 곳에선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라는 서술 부분이 나오는데, 甲은 이에 대해 "와이파이가 멉니까.. 위피."라고 (엉뚱한, 무식한) 댓글을 남긴다. 그리고 댓글창은 전세역전(까지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암튼). 이제 댓글은 글 A에 대한 비난보다는 甲의 (있을 수 있는) 무지 혹은 착오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신한다. 甲의 댓글이 그 어투가 좀 절묘하게 깨는 느낌인 건 사실이다. ㅎㅎ.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위 '위피'나 '와이파이'는 서로 헷갈리기 쉬운 게 맞다. 그래서 위 링크로 건 한글위키백과 '위피'에서도 "WIPI를 무선인터넷과 혼동하는 오류가 많이 발견된다. WIPI는 플랫폼이며, 무선인터넷과 다르다."거나, "WIPI를 Wi-Fi(와이파이)와 혼동하는 오류가 종종 발견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나도 역시 위피가 뭔지는 대략 알고 있었지만, 와이파이가 뭔지는 최근에야 알았다. 그리고 양자는 혼동하기 쉬울 것 같다는 당연한 생각이 든다.

암튼, 나름으로 정리하면...(실은 독자들께 대답을 부탁드려보면...) 
1. 상식적인 글이 부당한 비난을 받는 경우에는 위 甲처럼 살신성인 자세로 '지능형 안티'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좋겠다. 즉, '댓글 여론'이 보여주는 '무지에 대한 분노 성향'을 이용하는 것. ㅎㅎㅎ. (이거 혹시 진지하게 듣는 독자는 없겠지?)
2. 왜 우리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착오, 혹은 무지에 대해 이토록 분노하는가? 차별적인 앎은 왜 이해의 도구가 되지 못하고, 흔히 공격의 도구로 전락하나? 이건 특수한 경우의 양상인건가? 아니면 앎에 내재된 일반적 속성인건가? 혹은 앎이 아직 성숙하지 못해서 생기는 미성숙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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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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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윗친구 2009/12/17 13:05

    댓글쟁이들의 전형적 수법입니다. "와이파이가 아니라 위피 아닌가요?" 이런식으로 밍숭하게 들이대면 반응 역시 밋밋하죠. "~이 멉니까!" 하며 첨부터 화끈하게 도발해야 많이 낚이거든요. 겪하게 반응할수록 더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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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7 20:39

      하기는 말씀처럼 그 '어투'가 꽤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말씀처럼 밍숭한 느낌은 "~아닌가요?" 보다는 "~멉니까" 이게 간결하면서 임팩트가 있죠. ㅎㅎ

      그런데 트윗친구라 하시면... ^ ^;;
      누구신지... 아, 궁금하다능...;; 언제 살짝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김원철 2009/12/17 13:15

    비겁하다거나 부도덕하다는 비난보다 무식하다는 비난에 훨씬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보아왔습니다. 이건 사회학·역사학·정신분석학 따위를 가져와 깊이 분석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어요. 말하자면 지식이 곧 계급이라는 인식이 한국 사람한테 유난히 뿌리 깊지 않나 하는 얘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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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7 20:41

      저도 블로깅 체험을 떠올려보면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대한민국에서 도덕성에 대한 공격/비판보다는 무지에 대한 공격/비판이 훨씬 더 당사자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건가 싶기도 하고, 또 공격자들 역시 그 공격/비판에 훨씬 더 쉽게 이끌리고, 그 공격/비판을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3. 비르투 2009/12/17 13:43

    왜 사람들은 무지에 더 분노할까...어려운 질문이군요.
    사람들이 도덕성, 사회성 등 다른 어떤 요소보다 '지식(지능)'을 중시한다는 거겠죠.
    그 이유는 아마 지식 위주의 교육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돈)을 위해선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주지 교과들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것 말이죠.
    그 결과 부모들은 공부 못하는(머리 나쁜) 게 나쁜 거라는 생각을 자식에게 어릴 때부터 심어주니까요.
    그나저나 정리 1번 끌리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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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7 20:42

      비르투님 말씀에 아주 공감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적 특수 상황이 아주 강하게 반영된 심리상태(구조?)가 아닐까 싶어요.

      추.
      언제 한번 일번 써보시죠.ㅎㅎ

  4. 필로스 2009/12/17 14:42

    강추할만한 글은 아닌데.. ㅎㅎ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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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7 20:46

      나름으로 며칠 전부터 링크 추천제를 블로깅 운영원칙으로 도입(ㅎㅎ)하고 있는데요. 가급적 본문에는 좋은 링크를 위주로 넣고, 또 그 링크들은 초강추-강추-추천-(비추)-(극비추). 이렇게 다섯개로 나눠서 표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ㅡ.ㅡ;;

  5. icelui 2009/12/19 14:37

    (만용을 부린) 무지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요? 한국인만 그런지 어떤지는 잘 몰라도, 지식에 대한 추종의 감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것 같아요. 그건 권위에 대한 보다 보편적인 추종, 욕망으로 읽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가 하지 못한 것을 해내는 사람들에 대해 욕망의 크기 못지 않게 커다란 질투의 감정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아니 한 듯 해요). 그래서 그런 시도가 성공에 이르지 못했을 때, 그 질투의 감정을 우월감으로 치환해서 ─ '네가 나보다 똑똑해서 그런 시도를 한 줄 알았지? 그것 봐! 내가 너보다 현명해서 처음부터 그런 짓을 하지 않은 거야!!' ─ 말하자면 아큐정전의 정신승리 같은 과정을 거쳐, 사실은 왜곡된 질투의 감정을 내쏟는 거죠. 저도 그런 걸 잘 못 참거든요.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 근데 또 제가 젤 좋아하는 게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이기도 하고. 사실 누구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얘기할 땐, 잘 몰라도 아는 척을 강하게 하면 잘 먹혀요. 제가 곧잘 하는 일이죠. 그러다 혹 누군가 올바른 사실을 알려주면, 창피하지만 제대로 알려줘서 고맙다고 얘기하는 것, 그나마 그거 하나는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게 내게서 인정할 만한 점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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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22 06:31

      말씀하신 바에 대체로, 아주 공감합니다. : )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부분부분에 대해선 이제는 좀 아주 의도적인 학습으로나마 '모를수도 있지' 이렇게 여유(?) 혹은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문득 문득 (앎 자체가 없는)무지든, 아니면 (착오에 의한) 부지든 간에 그 '모름/부정확한 앎'에 대해 폭력적인(?) 성향이 표출될 때가 있죠. 말씀처럼 '만용'이라는 태도에 대한 못마땅이 불러온 폭력성향일텐데, 그 폭력성향 역시나 자기/타인, 그러니 인간에 대한 무지와 부지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6. 꺆꿍 2009/12/23 15:45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문자를 통해 소통합니다.10~50자 정도의 단문을 통해 인격의 모든 부분을 드러내기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지식으로 평가하는 거겠죠. 제 생각에 이러한 현상은 이지매의 사이버공간으로의 확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던 이지매가 사이버 공간에서는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일어난다는 거죠. 거기다가 관심있는 사람들만 보는 기사에 일반인이 무식한 소리를 했다면, 그 사람들의 반응은 안봐도 뻔하죠.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인터넷에서는 많이 아는게 짱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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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31 20:56

      댓글을 이제야 발견했네요. ^ ^
      말씀하신 바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7. 미도리 2009/12/31 19:44

    저도 이글 읽고 공감이 가서 댓글 달고 왔었는데 여기에도 글감으로 삼으셨네요 ㅎ
    저처럼 난감한 상황은 아니지만 둘다 민노씨님의 먹이감이 되었다는 영광이 ㅋㅋ
    댓글에서 욕하고 화내는 사람들 기본적으로 찌질해보이죠..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도.
    한해동안 부족한 제 블로그에도 방문해주시고 발아점으로도 삼아주시고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이좋게 지내요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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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31 20:59

      제가 무슨 호랑이도 아니고 먹이감이라니요... (라고 왠지 엉뚱하게 분위기를 잡는 이런 맞장구칠 타이밍도 잘 못잡는) 붹스럽고, 근엄한 댓글은 어떤가요? ㅎㅎ

      (물론) 농담이고요.

      올해 한번 꼭 뵙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싸우더라도(?) 사이좋게 웃으면서 싸울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저께 필로스님 뵈었는데, 미도리님 칭찬 많이 하시더라고요...

    • 미도리 2010/01/02 16:02

      우왕~ 저도 필로스님 보고 싶어요 흑흑..
      전 만나주지도 않으시고 민노씨님하곤 또 술한잔 하셨나보네요..흥! 내년에는 정말 우리 사이좋게 싸워요 ^^

  8. Shauna Rios 2011/03/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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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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