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죽었다. 나는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뭐가 그리 서러운지 눈물이 난다. 이 서러움의 정체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이 개같은 나라에서 사는게 서러운 건지... 하지만 항상 대한민국은 눈물의 나라였다.

어제 우연히도 지났던 덕수궁 대한문 앞. 한 나라의 지도자였던 자에게, 아니 그저 한 인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려는 그 최소한의 인간적인 몸짓을 "시위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한 애도자와 불법시위자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천봉쇄"하는 이 좆같은 나라가 끔찍하게 환멸스럽다. 덕수궁 대한문을 둘러싼 경찰새끼들에게도 무한한 연민이 솟는다. "국민들이 배떼기에 기름기가 차서 그래!!" 서러운 격정을 토해내는 한 노인의 울분이 귓가를 때린다. "이명박 뽑은 죄로 전화도 못하겠어..." 어떤 아주머니가 전화하는 목소리 얼핏 스친다.

죽음에 대해 경건할 수 있는 자격을 국가에게 '허락'받아야 하는 나라, 인간이 인간에게 보내는 그 최소한의 인간적 몸짓들이 '예비범죄자의 음모'로 환원되는 나라에서, 나는 인간이 아니라 무슨 벌레같은 것, 욕망이라는 기계의 부품같은 것... 나는 그들에게 '순수한 애도자'와 '불법시위자' 그 둘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는 그저 애도를 표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 뿐이라고, 이 개새끼들아...  

어제는 오랜만에 과음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새벽의 좁은 골목길에서 이 개새끼들, 뭐가 그렇게 수줍고, 부끄러웠는지 마음 속으로만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그리고 짐승처럼 서럽게 울었다. 내가 정말 길잃은 어린 짐승같았다. 이 서러움을 끝장낼 수 있다면, 이 짐승처럼 서러운 울음을 끝낼 수 있다면...

그리고 까페 [길들여지기]에서 잠시 머물렀던 한가롭게 평화스런 풍경들이 떠올랐다. 그게 내 욕망인가, 그게 내 서러움을 만들어내는 소망의 풍경들인가... 거기에 있는 풍경들을 만나기 위해 나는 나의 욕망을 소망과 맞바꾸는가...

그렇게 알 수 없는 서러움에 지쳐서 잠이 들었다. 몇 시간 전에 일어나 처음 든 생각. '휴, 악몽이었구나..' 하는 안도감.. 그렇게 낯선 느낌의 안도감이 나를 찾아온다. 그런데 다시 잔인한 현실의 감각들이 돌아오고, TV 없는 내 작은 자취방에, 아는 형의 집에서 함께 술 마시며 틀어 놓았던 뉴스 방송들과 아프리카 '커널뉴스'의 이미지들이 다시 살아온다. 그 흔적들은 이 찬란한 오월의 햇빛들 사이에서 어둠으로 나를 감싼다. 노무현이 죽었다. 노무현이 죽었다.

우리가 우리에게 선물한 가장 찬란한 성취로서, 가장 높은 현실정치의 위대한 성취로서 세웠던 그 상징이 쓰러져버렸다.
 
노무현의 죽음이라는 생명이 이명박(시스템)이라는 살아있는 욕망이 만들어내는 보이는 죽음, 보이지 않는 죽음, 그 죽음의 시스템을 모두 불태워버릴 수 있을까... 그게 노무현의 죽음이 갖는 정치적인 유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건 남겨진 자들의 부채다.

노무현의 죽음은 한 자연인의 죽음이 아니라, 한 상징의 죽음이다. 그 상징의 성취와 쇠락에 우리는 관여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우리들의 부채가 된다. 죽음은 항상 실존의 부채가 된다. 하지만 죽음이 정치적인 부채가 되는 나라는 슬픈 나라다. 우리는 부채의식을 갖고 그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 죽음은 결코 '무책임한 죽음'이라는 '경건한 목소리'에 의해 지워질 수 없는, 무시될 수 없는 '우리가 깊숙하게 그 죽음에 개입한' 무거운 죽음이다. 그 죽음에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 우리는 함께 죽음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 그 죽음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을 멈춰야 한다는 당위 앞에서 우리는 고민한다. 그 죽음을 멈추라고 경건하게 소리치는 그 개소리들을 모두 지운 뒤에야 그 죽음을 멈추는 일은 가능하다. 우리가 함께 더불어 왜 우리는 죽음을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스스로 가슴을 치며 반성하고, 성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 모든 과정으로서의 삶과 죽음, 그게 "하나"라는 실체적인 인식을 거친 뒤에야 우리를 둘러싼 그 보이지 않는 죽음들, 투명한 죽음들을 볼 수 있다. 그 죽음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 죽음을 멈출 수 있을 때까지 노무현이라는 상징의 죽음은 우리의 '살아있는 죽음'을 억누르는 가장 무거운 부채가 될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이 정치적인 존엄사인지 정치적인 타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지만 노무현은 스스로를 속죄양 삼아 그의 평생을 관통한 정치적인 숙명에 영생이라는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적어도 생존이 제일사명인 타락한 현실정치, 그 더러운 욕망의 아수라장에 가장 깊이있고, 고결한 질문을 던졌다. 그가 얼마나 큰 공과를 갖고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전두환이 29만원으로 떵떵거리는 이 잔인하게 코믹한 오역의 현대사에서, 전과 14범의 대통령이 '법치주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이 전도된 현실정치의 한 복판에서, 노무현의 과오와 실수들은 오히려 얼마나 인간적인가?  노무현의 죽음은 얼마나 인간적이라서, 또 성스러운가? 노무현의 정치적인 오류들이 그의 죽음으로 무화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지만, 정치인 노무현을 둘러싼 압도적인 정치적 복수의 칼날들, 그 기만의 도덕성을 노무현은 자신 자신의 죽음을 통해 준엄하게 되묻고 있다.

그 질문은 아주 아주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힐 것이고, 그 괴로운 질문에 손쉬운 기만의 수사가 아닌, 자신의 욕망을 부정할 수 있는 실천으로 답하는 일이 노무현의 죽음을 지금/여기에서 살려내는 길이다.

우리들의 자랑스런 상징이었고,
우리들의 아픈 한계였으며,
이제는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떠난,
노무현 대통령,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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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ubject : [내 생애 전,현직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두번 경험하다니,,,]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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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 내 손으로 뽑은 두 번째 대통령이었다. 민노당을 지지하고 있었지만 투표소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고민해야했고 결국 나의 한 표를 얻은 건 그였다. 기표를 하던 그 촉감, 아직 기억한다. 그는 내게 큰 대안이었다. 한때는 세상 모든 ‘게 다 노무현 때문’이었다. 한글을 막 깨치고 인터넷을 갓 시작한 어린애들도 노무현 탓을 했다. 사실 모든 게 그의 탓일 만큼이나 그의 존재는 컸다. 그리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음이 ‘노무현 덕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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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까칠맨 2009/05/24 18:41

    비슷한 심정이셨군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26 09:04

      많은 분들께서 그러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2. 시리니 2009/05/24 19:17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26 09:05

      그러게요..
      떠나신 뒤에야 마음이 너무 시리네요...

  3. leopord 2009/05/24 20:18

    사실 어제부터 민노씨의 코멘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반응이 없으신 거 같아서 술이라도 거하게 드실 거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 상징의 빈자리에 누가 들어갈 수 있을지 속단은 못 하겠네요. 유시민일까요. 혹은 강기갑일까요? 혹은 심상정, 노회찬? 그리고, 그리고...

    적어도 최소한 노무현 같은 정치인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노무현 말입니다.

    덧붙여 그의 죽음은 이른바 좌파 혹은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저를 포함해서)이 쌓은 도덕의 탑이 다른 이들로 하여금 더 높은 도덕을 요구하도록 만들고, 또,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중요한 질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심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주말이에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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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09

      노무현의 상징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이런 저런 경쟁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진보정치권이라고 분류되는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에서 이 경쟁에 직접적으로 뛰어들 것 같지는 않지만, 최소한 우호적인 시선 정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염려가 되는 건 노무현 쇼크의 후폭풍이 그저 일시적인 '쇼크'에서 끝나버리는 일이 아닌가 싶은 노파심입니다. 이 죽음에 대해선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여기에는 물론 저같은 소시민들도 당연히 포함이라고 생각합니다)이 그 의미를 나름으로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자연인의 자살로 한정지을 수 없는 거대한 상징의 죽음이자, 그 죽음이 그 자체로 상징이 될 것 같네요.

  4. Laputian 2009/05/25 21:40

    .....




    수동트랙백: http://laputian.net/968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5/26 09:50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말씀처럼 이런 글을 블로그에 쓰지 않는 날이 어서 와야 할텐데 말이죠..

  5. 김명주 2009/05/24 21:39

    저는 인간, 노무현을 좋아했습니다.
    참여정부 내내 기대를 저버리는 상황이 올 때마다 거칠게 비판할 수밖에 없었지만,
    언젠가 봉화에 가서 귀향한 그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자본주의에 저항한 좌파는 아니지만, 그가 만들 수 있는 어떤 정치적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 좌파도 우파도 아닌, 그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길을 만들었으면 했고요.
    저 역시 어제 과음하고 밤새 울었습니다. 오늘도 눈물이 그치지 않네요.
    민노씨 글이 제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줍니다.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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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11

      말씀주신 바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 역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그리고 그 실망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도 않아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먹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추.
      이제 완전히 귀국도 하셨으니 조만간 얼굴이라도 뵙고 차라도 한잔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어서 오기를 바라봅니다..

  6. 필로스 2009/05/24 21:48

    참 많은 짐과 화두를 던져주고 가셨습니다.
    무사안일과 나태와 속물근성과 먹고사니즘에 찌든 제 머리를 크게 한 방 쌔려치고 가셨습니다.
    속죄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겠습니다.
    주말 내내 집안을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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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12

      그러게요.
      정말 많은 짐과 화두를 남겨두고 가셨네요...
      그걸 함께 치열하게 풀어가야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7. 시린콧날 2009/05/24 21:56

    그가 남긴 숙제가 너무도 무거워 외면하고만 싶네요. 받아안을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의 가능성이자 우리의 한계였던 그 상징의 죽음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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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14

      다만 노무현의 죽음은 그 죽음 자체가 살아있는 상징으로 영원히 숨쉴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죽음에 대해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죽음이 헛되이 지워지는 것은 고인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8. 비아메디아 2009/05/25 00:42

    무겁고 아린 마음에 함께 합니다. 그의 "너무나 인간적인 죽음" 앞에서 다른 말들이 접히는 시간들입니다.

    다만 민노씨의 격정과 슬픔을 읽으면서 새삼, 우리가 지닌 감성, 감수성을 다시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향한 감정인 욕망이 편만해져서, 타자를 향한 감수성은 그만큼 희미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 이 균열을 메우려는 편만한 위선들이 만들어내는 죽음들. 이제 스스로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뿌리 깊어진 우리 자신의 위선과 욕망을, 그것들의 화신인 2mb과 그 졸개들이 통치 전략으로 삼고 있는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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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16

      모쪼록 주신부님께서 많은 분들께 위로가 되는 평온의 말씀을 전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의 말씀이 그저 잊고 지우는 것이 아닌, 거듭 기억하고, 각성하게 하는, 그래서 더불어 함께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진실한 연대와 화해이기를 더불어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신부님 같은 분들이 좀더 많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9. skyrunner★ 2009/05/25 01:03

    인간냄새가 가장 짙으신 분이였습니다...
    안타까울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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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19

      그러게요.. 안타깝고, 비통할 뿐입니다...

  10. 키노 2009/05/25 01:05

    저도 도저히 회복이 안 됩니다. 종일 먹먹하기만 합니다.
    아픈 줄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무언가 엄청난 것이 무너져버린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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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20

      저 역시 평상심으로 돌아올 것 같다가도 웹 여기저기에 있는 생전의 모습들을 뵈면 울컥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겠습니다...

  11. meson 2009/05/25 01:29

    "노무현이 죽었다. 나는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뭐가 그리 서러운지 눈물이 난다"라는 말이 마음 속에 깊이 울립니다. 그를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든, 한국 사회에서의 보수적 편견과 프레임을 흔들었고, "왜 이러한 시도를 하여야만 하는가"에 관한 극명한 "문제의식"의 발단을 제공한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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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8 07:07

      메슨님 말씀처럼 강렬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떠나신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12. 서울비 2009/05/25 03:58

    싸움은 그치고,
    조용히 보내야 할 밤인 것 같습니다..

    노무현을 포함해서 이 수상한 세월을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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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21

      서울비님 말씀처럼 죽음을 남긴 것이 아니라 위로와 희망을 남긴 것으로 믿습니다... 아니 그렇게 희망을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남겨진 자들에게 남겨진 것 같습니다.

  13. 익명 2009/05/25 05:08

    노무현대통령님의 서거는 대한민국 모두를 유다(예수님을 팔아넘긴 놈)로 만들었읍니다.
    창피해서 해외에 얼굴을 못들겠읍니다.
    더욱 웃긴건, 각국의 동정어린 보도입니다. 대한민국이 동정받을 만큼 거지국가입니까? 단지 죄인일 뿐 , 거지는 딴나라에서 알아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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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24

      외신 보도를 다시한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혹여 외신에 그런 보도가 있다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지 모르겠습니다.

  14. 레이먼 2009/05/25 08:4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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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의리 2009/05/25 12:48

    복잡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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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40

      복잡한 세상처럼 마음도 참 복잡하네요...

  16. 세어필 2009/05/25 13:05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토요일에 일일호프를 할 예정이었는데 당일 점심때쯤 취소한다고 문자가 왔었습니다. 겨우 대학교 2학년인 회장이 (졸업생이 포함된) 전체 동아리 행사를 취소하는 결정을 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들은 얘기로는 토요일이 대학교 축제기간이었는데 모든 축제 일정이 취소됐고 일일호프 취소도 그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어린 후배가 참 기특했습니다.
    대학시절이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어가는 출발점이기에.. 슬픈 와중에도 작은 위로가 되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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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41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 학생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저 역시 위로가 되네요..

  17. 명이 2009/05/25 19:09

    저도 그런 마음입니다.. 격한 민노행님의 울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뭐가 그리 두려워서, 돌아가신분의 애도조차 막으려고 하는지, 보면 볼수록 어이가 없고 화가 납니다.
    그 끝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힘내시지요. 그래야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을 끝까지 답할 힘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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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45

      명이행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됩니다...
      말씀처럼 우리 함께 힘내야지요..!

  18. 백마탄 초인 2009/05/25 20:40

    역사에 어떻게 기록이 될지가 심히 염려 되는군요...
    분명, 현 위정자들에 의해 왜곡된 기록이 남을 가능성이 짙은데,,,;;;;

    비극적 역사의 악순환은 이제 올스톱!!! 해야 할겝니다!
    단, 현 정권에 대한 단죄가 행해진 다음정권에서부터~!!!
    인과응보인것이지요!!!

    뉴스보기가 무척 괴롭습니다!


    곁가지 : 민노씨에게는 첨으로 랙배기 배송을 한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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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47

      저 역시 요즘 뉴스보기가 참 괴롭네요...

  19. 곰곰 2009/05/25 22:01

    울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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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6 09:51

      곰곰님 와주셨군요...

  20. 비밀방문자 2009/05/26 11:20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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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8 07:08

      별말씀을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마음이 언젠가는 의미있는 실천을 얻기를 바랄 뿐입니다.

  21. Ikarus 2009/05/26 15:07

    노무현 전대통령은 그 자신이 아이콘 이었을뿐만 아니라 그의 탄생 자체가 대한민국 역사의 진보라 여겨졌기에 안타까움이 더 한 것 같습니다. 전직 대통령도 넘지 못한 현실의 벽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감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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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28 07:11

      탈권위주의나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로의 자유을 두텁게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자본주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애썼는가라는 차원에서는 노무현의 '진보주의'는 이론의 여지가 많을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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