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2008/11/04 21:26
내가 시작된 나이.
나는 늘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건 아마도 내가 김현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고, 그냥 겉멋든, 유치한 감상이기도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0.
그건 마치 자위행위에 대한 죄의식과 비슷하다.
몸과 영혼, 영혼이라구... 어떤 심리말야.
암튼, 그 몸과 마음이 서로 극단으로 빙글하고 어긋나는 그런거.

지금도 눈을 감으면, 아니 그건 눈을 감을 필요도 없다.
그건 나를 둘러싼 내 투명한 공기들 사이에 새겨진 어떤 무늬같은 거다.
파란 대문에 그 아이가 강아지를 바라보고 있는거다.
노랗고 환한 햇빛들이 거기에 쏟아졌다.


1.
그 때는 모든게 지랄같았다.
학교는 나를 사육했다.
나는 그 사육의 정치권력에 아주 적극적으로 동조하기도 했다.
아주 안락한 사육.

그런데 문득 역겨운 피냄새가 나더라구.
그게 싫었다.
원치 않았다구...
정말?
잘 모르겠다.
아직 그때는 혁명이라는 아주 식상한 구호들의 잔상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아주 어렸다.


2.  
그건 아주 고전적인 권력모델의 원형 같은 거.
폭력에 대한 두려움.
폭력에 대한 역겨움.
그런데.. 그건 말야.


3.
어제부터 이 문장이 머리 속에 떠다닌다.
"남자는 빌고, 여자는 씨발 좆까"
그건 권상우가 '야수'에서 지랄발광하던 모습과 또 겹쳐진다.
그리고 물론 그건 내 열여덟과도 겹친다.


4.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라는 노래를 듣고 있어서, 그래서 그런거다.
완벽하게 저작권 위반인 노래를 들어도 완벽하게 감상적이 되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다.
씨발 좆까.


5. 왕가위와 하루키의 공통점 같은거.

나오코가 펠라치오하거나..
어떤 이쁘장한 타락천사가 자기 허벅지를 비비는 그런거.
아주 정치적인 자위행위.
아주 감상적이고, 시적인 자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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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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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11/04 23:0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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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4 23:38

      이런!
      승환씨 글에 링크를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 ^;;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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