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특징은 합법적인 선거에 의해 선출된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쿠데타 세력이나 할법한 짓거리를 일삼는다는 점이다(아틸라).

이명박 정권은 소통하자면서 '명박산성' 쌓고, 과잉진압 반성한다면서 '경찰 기동대'(소위 '백골단') 창설하며, '프레스 프렌들리'한다면서 언론장악 작전 펼친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대화해야 하는 상대방으로 본다기 보다는 제압해야 하는, 짓밟아야 하는, 작전 펼쳐야 하는 진압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우리는 목하 이명박 정권의 언론 파괴 작전을 감상중이시다. 5공시절 허문도의 언론통폐합 뺨치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 파괴 작전은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 얼개인 언론의 존재 이유를 그 근본에서 다시 설정한다. 이제 이명박 정권 하에서 언론의 존재이유는 '이명박 프렌들리'인가 아닌가라는 유일 표준에 의해 좌우된다.

정연주? 꺼지셈!

이명박 정권은 단호하게 말하고, 또 게다가 실천한다(오, 역쉬 컴도저. 그런데 이 컴도저는 로긴을 못해서 접속을 못하기도 하지만..ㅡ.ㅡ; ). 그래서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도 얼마든지 자기맘에 들지 않으면 축출할 수 있다고 이명박 정권은 믿고 있는 것 같다. 신년사로 '법과 질서'를 그토록 강조했던 이명박에게 그 법과 질서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8월 8일은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된 날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이 이명박 정권에 의해 무참히 유린된 날로 기억되어야 한다.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커다란 오점으로 남겨질 것이 분명한, 대한민국 언론사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어도 크게 부족함이 없을, KBS 정연주 사장 축출 작전이 벌어졌다. 더없이 코믹하지만, 더없이 섬뜩한... 이명박식 호러물.
 
이명박 언론특보 출신의 초특급 낙하산 구본홍(YTN 사장)은 '1박2일'에서 '2박3일'거쳐 '3박4일'만에 퇴근하는 코미디를 펼치고, 눈엣가시인 KBS 정연주 축출작전, 정연주 해임제청안은 KBS 이사회 6적(유재천, 권혁부, 방석호, 이춘호, 박만, 강성철)에 의해 가결되었다. 이들은 정연주의 말처럼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 그리고 대한민국 언론사에 영원한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들은 언론 6적, 방송 6적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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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명징한 지적처럼 "전두환 벤치마킹하는 이명박 언론장악" 음모는 이제 음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현실이다. 이제 미디어 디스토피아의 악몽은 예고편이 아니라 본편이 방영될 차비를 모두 마쳤다. 아니 본편이 이미 방영중이다. YTN 장악, KBS 장악, 코바코 해체,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한 악질적인 탄압, 인터넷 여론 억압(법무부장관이란 자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운운),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용과 관련한 9월 신문법과 방송법의 대대적인 개정 움직임...

시나리오는 당신의 상상을 초월한다.
악몽보다 더 악몽 같은 초특급 호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특급 호러의 메시지는 하나다.

국민?
그게 누군데요?
아, 촛불 들었던 멍청이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얼마든지 언론 장악해서 통제할 수 있삼!


이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이명박식 특급 호러도 올림픽의 함성에 묻힐 것이다.
당연히 감독 이명박은 이런 계산을 했을테지...
이명박이 이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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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촛불이 이대로 사그라들고 방송마저 정부의 통제 아래 복속될 경우 이 정부의 무한독주에 제동을 걸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이다. 신공안정국의 폭거와 이에 맞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려는 시민사회 진보진영의 대립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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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신문들의 풍경
정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해 해임 제청을 요구하고 이사회가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한 뒤 방송법상 권한도 없는 대통령이 해임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KBS 장악 기도는 '위법'을 넘어 '초법'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송 역사에 남을 결정이 이날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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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영방송의 사장을 갈아치우려 하는데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신문이 일제히 침묵하고 있다. 여론통제나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아무런 비판이 없다. 방송통신심의위가 방송의 논조를 문제 삼아 MBC <PD수첩>에 시청자 사과를 명령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 신문은 오히려 <PD수첩>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 논조에 동의하느냐 여부를 떠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이들 신문은 기꺼이 정부의 편에 섰다.


야당 "이명박 언론독재가 법률 타살했다"
KBS 이사회 ‘정연주 해임 의결’ 정치권 반응…여당은 “참 잘했어”(류정민)
: 한나라당의 반응이, 예상대로, 인상적이다.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사필귀정이다. 정연주라는 좋지 않은 혹을 떼어낸 KBS의 창창한 앞날이 기대된다. BBC와 같은 진짜 국민의 방송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온 국민이 성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정연주 "KBS 이사 6명 역사의 죄인될 것"
KBS 이사회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법적 대응할 것" (김수정)
: 정연주 사장의 성명서 포함.
정연주 사장은 "오늘 KBS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끔찍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분노와 슬픔을 견딜 수가 없었다"며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KBS 이사회가 스스로 이를 파괴하는 행위를 한 데 대해서는 역사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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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성명, "이사회 경찰력투입 유감, 언론수호 차원에서 엄중 책임 물을 것" (최문주)
: 경찰의 불법난입에 대한 KBS 성명 포함.
KBS 직원들은 경찰이 본사 심장부까지 진입해 유린한 것은 18년만에 처음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18년만의 공권력 투입'이란,  바로 지난 90년에 있던 KBS '4월 투쟁' 을 가리킨다. 당시 노태우 정권 하에 '코드 인사'로 불린 서기원 사장의 낙하산 취임을 반대하며 KBS 노조가 파업을 벌였고, 이에 경찰은 4월12일, 30일 두 차례에 걸쳐 공권력을 투입해 500여명의 조합원을 연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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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KBS, 공영방송에서 정권방송으로 이제 첫걸음

    Tracked from capcold님의 블로그님 2008/08/09 07:26 del.

    !@#… 이명박 정부의 KBS 정권방송화(공영방송의 이상향이야 이미 날라갔고, 국영방송 같은 용어마저 사치스럽우니) 계획, 오늘도 순조롭게 한 걸음을 딛었다. 이슈가 광우병이나 서태지나 ...

  2. Subject : 정연주라는 트로이 목마

    Tracked from ego + ing 2008/08/10 01:24 del.

    올림픽은 아무리 정치적이지 않으려해도, 정치인들로 인해 정치적이다.이명박 대통령은 또 다시 나라를 비웠다. 그리고, 그가 없는 사이 또 다시 아랫것들은 속전속결로 정사장을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몸에 힘이 쏙 빠지는 무력감이 느껴진다.그런데 생각해보면 권력이란 불나방 같이 어리석은 것이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배출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미 세상은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권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명성과 눈높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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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08/08/08 22:55

    * 기존 결어 삭제, 새로운 결어 입력.. (댓글이 없으니까... 괜히 찔리는구낫. ㅎㅎ)

    perm. |  mod/del. |  reply.
  2. taemy 2008/08/09 01:40

    근데, 정연주가 얼마나 잘못을 햇길래 그럴까요?

    방만경영이라고도 하고, 도덕적으로 두아들의 병역문제를 거론하기도 하고,
    인사권을 휘둘렀다고 그러고.

    관련 이야기가 많은데, 좀 정리된 자료를 찾기 힘드네요. ^^

    누가(?) 정리좀 해주면 좋을텐데.. ^^;;;

    정연주가 해임해야 할 정도로 잘못한 것일까?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8/09 08:48

      너무 반가운 첫 댓글이자 (동시에) (아마도) 마지막 댓글인 것 같아서..
      따로 포스팅했습니다. : )

      http://minoci.net/575

      위 졸문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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