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된 이슈지만, 개인적인 관심사와 겹치기도 하고,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짧게 남긴다. 이 글은 다음 해킹 이슈가 아닌, 찌라시즘의 베끼기 신공에 관한 글이다.


1. 다음(daum) 해킹 이슈

좀 아리까리한 지상파이긴 하지만, SBS뉴스를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는 꽤 덩치가 큰 늬~우스였다.

대형 포털사이트인 다음이 회원 정보를 해킹당하고도 반 년 동안이나 쉬쉬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후 대책도 허술하기만 했습니다.
- 관련 SBS 보도 내용중  (FF에서는 클릭 비추. 로딩시간이 좀 길더라)
- 다음미디어 송고버전 (동영상 정보가 함께 있고, FF에서도 접근성이 좋다. 클릭 추천)

이 해킹 이슈의 논리적인 얼개랄까, 그 구조는 이미 지난 '옥션' 해킹 이슈에 본 그것과 유사한 것 같다. 비슷한 일이 업체만 달리해서 반복된 것 같다. 이에 대해선 새드개그맨님의 흥미진진한 추리극장 버전을 강력 추천하는 바다. 이번 다음 해킹 이슈에 대해서도 은근 팟캐스팅을 기대했지만, 동일한 (의미를 갖는) 이슈라고 판단하셨는지, 이번엔 팟캐스트를 제작하지 않으셨다. 암튼...


덧. 새드개그맨님께서 드디어 팟캐스트를 제작하셨군요!



* 보충 : 이하 내용에 대해선, 써머즈님의 논평 때문에 보충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가급적 이전 본문에 대한 수정은 최소한으로 하고, 써머즈님 논평을 통해 제가 새롭게 알게된 '연합뉴스' 관련 부분을 본문에 첨가하는 식(덧. 으로 표기)으로 본문을 보충할까 싶습니다.


2. 기사 표절 의혹 : 누가 누굴 베꼈을까?

다음 해킹 뉴스의 부가적인 이슈는, 내 개인적인 관심사 중 하나인 '찌라시즘', 특히 찌라시즘 최고 덕목인 표절에 관한 거다. 이 역시 앞서 소개한 새드개그맨님의 미투로그에서 처음 접한 소식이다. 내용인 즉 다음과 같다. 덧. 이에 대해선 써머즈님께서 논평하신 '연합뉴스'를 인용하는 것이 아닌, 아예 '보도자료' 삼아서 기사를 작성한 혐의가 강하게 포착된다.

이 기사이 기사는 신문도 다르고 기자도 다르다.
그런데 희한하게 똑같다. 누가 누구 것을 보고 베낀게냐? (새드개그맨)

태그 : 댣군과 떡이떡이 논쟁보다 훨씬 더한걸. (참고1. 참고2.)

앞의 '이 기사'는 세계일보의 기사고, 뒤의 '이 기사'는 쿠키뉴스의 기사다.
덧. 그리고 위 양 기사들은 공히 '연합뉴스'를 적극적으로 참조(혹은 베낀) 혐의가 있다.
링크 인용하면,

M. 다음, 상담시스템 해킹당하고 수개월간 `쉬쉬'(종합)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2008/03/26 07:55 송

A . 포털사이트 다음, 해킹 피해 8개월간 '쉬쉬' (세계일보. 김준모 기자)
    : 기사입력 2008.03.26 (수) 21:20, 최종수정 2008.03.26 (수) 21:21

B. 포털 ‘다음’ 해킹 당하고 수개월간 쉬쉬 (쿠키뉴스. 차윤경 기자)
    : 2008.03.26 22:21

M. 연합뉴스 기사
A. 세계일보 기사.
B. 쿠키뉴스 기사.
(궁금하신 분들은 가운데 박스를 열어 얼마나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셔도 좋을 듯)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해 고객상담 시스템을 해킹당하고도 이를 수개월간 숨겨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 M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해 시스템 일부를 해킹당하고도 이를 숨겨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 A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해 고객상담 시스템을 해킹당했다. 그러나 다음측은 이 사실을 수개월 동안 숨겨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B

more..


한 업계 관계자는 "피해가 일부 이용자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여부나 피해 규모 등을 특정하기 어려웠던 상황인 만큼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아이디, 비밀번호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게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 M
업계 관계자는 “피해가 일부 이용자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여부나 피해 규모 등을 특정하기 어려웠던 상황인 만큼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아이디, 비밀번호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게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A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다음측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가 일부 이용자에 국한된다 해도 개인정보 유출 여부나 피해 규모 등을 특정하기 어려웠던 만큼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아이디, 비밀번호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B

덧. 그리고 베끼고 남은 '연합뉴스' 기사 말미의 내용.

more..



무려 '지적했다'와 '말했다'의 이 놀라운 차이!!!
덧. 꼬집었다 -> 지적했다 -> 말했다. 로 이어지는 눈돌아가게 현란한 삼연속 콤보!!!



3. 생각해볼 수 있는 경우의 수.

ㄱ. 동일한 보도자료를 활용했을 경우
일단 기사작성의 관행상, 이 사건에 대한 동일한 보도자료를 활용했을 경우를 생각해볼 수는 있다. 그런데 사건 성격상 다음(daum)이 머리에 총맞지 않고서야, 이 사건에 대해 '보도자료'를 자사에 비판적인 논조로 작성했을리 만무하다. 그러니 동일한 보도자료에 바탕해서 기사가 거의 똑같아졌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ㄴ. 베꼈을 경우
기사 입력시각으로 본다면, 쿠키뉴스 차윤경이 세계일보 김준모 기사를 베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건 추정이다. 하지만, 정황을 보건대, 아주 강한 추정이다. . 아래 'ㄹ' 부분에 보충하겠지만, 연합뉴스 기사 하나를 두 기사가 대놓고 베낀 뒤에, 쿠키뉴스가 확인차 세계일보 기사를 참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연합뉴스 기사가 워낙에 '원본'이라서 세계뉴스 기사를 참조하지 않았을 수도 있긴 하겠다).

ㄷ. "복제된 두뇌"(아거)를 갖고 있을 경우
이 경우엔 '인체의 신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ㄹ. (덧.) '연합뉴스' 기사를 '보도자료'처럼 활용한 경우 (써머즈님 보충 논평 참조)
써머즈님의 논평을 접하고, 연합뉴스의 최초 기사를 확인해보니, 두 기사 모두 '연합뉴스' 임미나 기자의 글을 대놓고 베낀 것 같다. 물론 통신사 기사 '인용'하고, 이를 자사 지면이나 사이트에 게재하는 일은 합법적이고, 늘상 있어왔던 일이다. 괜히 돈내는 건 아닐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통신사 기사라고 해도, 그 기사를 작성한 엄연한 기자가 따로 있거늘, 이를 자신이 쓴 기사처럼 둔갑(! 말그대로 둔갑인데)시키는 일이 그 통신사와의 계약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솔직히 세계일보 김준모나 쿠키뉴스 차윤경이나 연합뉴스 '임미나' 기사를 대놓고 (합법적으로) 표절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것이 합법의 테두리(표절이 전적으로 불법은 아니니까, 연합뉴스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베낀 뒤 어조사 수정' 신공이 '합법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에 있더라도, 정말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언론사 기자라면, 이렇게, 아무리 통신사라고는 하지만, 다른 기자의 글을 자기 글인양 가로채는 행위는 기자 윤리에 반하는 '양아치 짓'이라는 생각을 지울 길 없다.



4. 결

끝으로, 위 미투로그에 있는 새드개그맨님의 간단명료한 논평으로 글을 마칠까 싶다.

요즘 기자들...돈 참 쉽게 버네요~
이러면서 쿠키뉴스 차기자는 해당 기사의 저작권을 주장하겠지요? (새드개그맨)


물론, 복제두뇌가 아닌 경우라면 말이지. : )

끝으로 하나 더, 쿠키뉴스(국민일보 자회사) 표어는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다.
위 강한 추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어 하나 제안한다.

"갓 표절한 바삭바삭한 뉴스"

덧. 세계일보도 방구나 뽕이나다.


* 관련 추천글
옥션과 해킹, 내 정보는 누구의 손에? (08.02.13) (새드개그맨)
데자뷰 (아거
) : "글쓴이가 내 글을 보지 않고 그렇게 적을 수 있다면 나와 그는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 거의 비슷하게 정보처리를 하는 일종의 복제된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글 중에서)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484

  1. Subject : 046. 억울한 옥션? 조용한 Daum? (08.04.08)

    Tracked from Forget the Radio 2008/04/08 02:17 del.

    1. 포스팅을 이제서야… (00:00) 2. 잊지 말아야 할 것 (04:04) 3. 본질이 뭐냐? (06:01) 4. Daum은 왜 이렇게 조용해? (10:38) 5. 비교해볼까? (14:19) 6. 고백을 둘러싼 옥션과 Daum의 차이 (22:48) 7. 고백이 갖는 의미 (29:33) 8. 채찍과 당근 (36:15) 9. 다른 이야기 1) 옥션 공지사항은 어디로? (40:26) 2) 신문사의 보도행태 - http://minoci.net/484 (..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이정일 2008/04/05 12:15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저랑 똑같은 두뇌를 가진 분이 계시면 차라도 한잔, 아니 술이라도 한잔 하면 서로 똑같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무지 재밌겠어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5 12:45

      그러게요. ㅎ
      그런데 아래 써머즈님 논평을 접하고 보니, 제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 같기도 합니다. 두 기사 모두 '연합뉴스'기사를 '보도자료'로 삼은 기사같아서요. '연합뉴스 인용'이러면 될 걸, 왜 굳이 자기 신문에서 작성한 양 기자 이름을 내보내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네요.

  2. 써머즈 2008/04/05 12:23

    생각해 볼 수 있는 경우의 수에 다른 매체로부터 기사를 구매한 경우도 추가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저는 다음(DAUM) 해킹과 관련된 기사를 아침에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DAUM) 쪽 사이트를 통해 봤기 때문에 '아니 다른데는 없는데 왜 이런 기사가 다음(DAUM)에 올라와 있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나거든요. 살펴보니 연합발 기사였지요.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08/03/26/0301000000AKR20080325204051006.HTML

    아무래도 두 기자 모두 연합뉴스가 판매한 기사를 보고 쓴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요약문 자체가 같다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표절의 의혹이 있군요.

    기자들이 글을 쓸 때, 아무리 정당한 방법으로 기사나 소스를 확보했더라도 (via 정보원, via 구매한 기사) 자기가 글의 얼개를 직접 작성한 게 아니라면 어디로부터 얻었는지를 확실하게 기입했으면 좋겠어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5 12:49

      써머즈님 논평을 접하고 보니 저 역시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합뉴스라는 통신사 기사를 그저 이제까지 해왔던 식으로 '연합뉴스 인용'이렇게 하면 될 것을, 왜 바득바득 자신이 작성한 것인양 둔갑시키는지 모르겠네요.

      기사를 살펴보니 말씀처럼, 두 기사 모두 연합뉴스 기사를 '보도자료' 삼아 기사를 작성한 것 같습니다. 물론 쿠키뉴스는 거기에 더해서 세계일보 기사를 참조한 것 같기도 하구요.

      본문에 보충하고, 제 성급함을 바로잡아야겠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

      추.
      그렇게 된다면야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남이 쓴 것도 자기가 쓴 것인양 우기는 판국에.. ㅡㅡ;;
      현재의 언론 풍토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 민노씨 2008/04/05 13:19

    * 써머즈님 보충 논평의 영향권 안에 있는 본문 2. 3. 4. 부분 보충. 입력

    perm. |  mod/del. |  reply.
  4. 화분 2008/04/07 07:55

    흠. 여전히 민노씨는 정의에 불타고 있고
    잼있기는 하지만 정보량이 많아서
    해골을 절반쯤 태워야 읽을 수가 있군.
    건필하고 건재한 것 같아서 반갑고^^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7 09:54

      앗, 화분~!!! ㅎㅎ
      너무 너무 반갑고만.
      올핸 한국에 오는건가???
      한번쯤 올 때도 된 것 같은디...

      추.
      별로 불타고 있지 않다는.. ㅡ.ㅡ;

  5. 호박꽃 2008/04/07 08:00

    포스트를 읽다가, '기자들 또 이래?' 라는 생각을 하고 섬뜩해졌습니다-_-;

    가끔 심심할때마다 등장하는 이슈가 아니라, 거의 매일매일 기자들이, 속된말로 기사들을 '싸고 지르는' 것 (특히나 인터넷 매체들이 이런 경향이 강한면이 있는 듯 합니다...) 을 보면서 살아가는지라 점점 무덤덤해지는 것 같기도 해서요.....

    제 친구도 이 포스트를 보고 "뭐 한두번도 아니고..." 라는 말을 남기면서 유유히 사라지는군요-_-;;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7 09:56

      저도 친구분 반응처럼..
      "또군, 또.. "이런 감상이 아주 강합니다.

      그런데 호박꽃님 말씀처럼 그런 '자연스런' 반응은 여전히 섬뜩하죠.
      가장 대중적인 의식의 생산과 유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이 이 지경이니 말입니다.

  6. SadGagman 2008/04/07 10:37

    다음 해킹건과, 옥션 해킹건의 비교, 그리고 그 외의 부수적인 이야기들에 관해 마이크를 들 예정입니다. 원래 어제 하려고 했었는데 (주중에 하는건 거의 극기훈련 수준) 몸이 너무 피곤해서 골자만 적어놓고 정작 녹음은 못했네요.
    민노씨도 숙제 빨리 하세요~ ㅋㅋㅋ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7 17:35

      와우, 미투로그에서도 읽었는데, 여기서 다시 확인해주시니 더 반갑습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추.
      네.. ^^;;

  7. SadGagman 2008/04/07 10:50

    생각해보니 이 문제는 언론과 기사의 저작권 등에 관심이 많으신 뉴스보이님(http://blog.newsboy.kr)께서 잘 아실 듯 한데요...요즘은 여기 잘 안들르시나? 그러고보니 예전에 떡이떡이님 기사 표절 의혹사건 때 뉴스보이님께서 덧글을 통해, '보도자료를 복제한 기사의 저작권 문제'에 관해서 글을 쓰신다더니 감감무소식이시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7 17:35

      그러게요.
      그 쪽 사정을 잘 아시는 뉴스보이님께서 한말씀해주시면 좋을텐데 말이죠.

  8. SadGagman 2008/04/08 02:18

    숙제 끄~읕! 헥헥~

    perm. |  mod/del. |  reply.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댓글 입력 폼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