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미투데이의 뚱뚱은 죄인가? 논쟁. 이걸 논쟁이라고 할 수 있겠냐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가적인 반응이 생겨난다. ... 그리고 결국 드는 생각. 그럼 나 죄인이야? (ㅎㅎ. 물론, 농담이다. ㅡ..ㅡ; )


1. 일단 이런 무개념을 봤나.. 라는 쪽에선 '죄'라는 표현을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일상적인 어법에서 '죄'가 그렇게 무거운 건가.. 생각해보면... 때론 무겁기도 하고, 때론 가볍기(?)도 한 것 같다. "뚱뚱한 건 죄다"라는 6음절의 문장은 거기에서 '표정'과 '뉘앙스'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맥이 중요할 수도 있겠는데... 물론 이건 (상식적으로) 굉장히 개념없는 발언에 속한다. 그러니까 이건 논리 이전에, 그러니 논리를 따지는 논쟁이 성립하기 어려운 지경인 '무개념'일 '확률'이 꽤 높다.



2. 그렇다고 "이런 가식적인 인간들을 봤나"라는 쪽의 '솔직함'(?)에 공감되지 않는 바 아니다. 이쁜 여자, 멋진 남자... 다 좋아하잖아? 이게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그저 장점이 아니라, 어떤 인간적인 관계, 특히나 이성관계에서는 그 출발점이자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 '몸'이 그 자체로 출발점이자 그 종착역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몸은 이미 상품이고, 자본주의적 실존의 가장 극명한 표상이며, 또 그 몸으로부터 그 모든 고통과 기쁨과 희망과 쾌락과 소망은 피어난다. 이건 부정할 수 없겠다. (써놓고 보니 헛소리다. 이 사안과는 상관 별로 없거나, 좀 멀리 있는 거 같다.)


3. 솔직히 "뚱뚱한 건 죄야"라고 말하는 게 "파시스트의 커밍아웃(도롱뇽님. 도롱뇽님 글을 통해서 뚱뚱논쟁에 접근)"이거나, "폐륜"(도롱뇽)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좀 위험하고 극단적인 사고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없지 않다. 1.에서 썼듯이 그 '말'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말'이 유통되는 서로에게 작용하는 '상황'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 시츄에이숑을 생각해보자. 자신이 굉장히 사랑하는 어떤 여자/혹은 남자가 비만 때문에 갔다고(좀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해보자. 남겨진 남자/혹은 여자는 너무도 서럽고, 너무도 가슴이 아프기 때문에 "뚱뚱한 건 죄야" 이럴 수도 있지 않나? (너무 비약인가?) (어, 비약이다)


4. 난 개인적으로 뚱뚱하든 말랐든... 이쁜 여자가 좋다. 이건 부정할 수 없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획일성의 강요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시선들을 만들어내고, 나는 그게 사회의 야만성을 증거하는 가장 강력한 표준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한다. 왜 뚱뚱하면 안되나? 왜 뚱뚱하면 이쁠 수 없다고 생각하나? 상상력의 빈곤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살짝 찔리는 게 없지 않다. 내 상상력은 왜 이리 빈곤한가?)

우리가 이쁜 걸 탐하는 건 본능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매혹이며, (대개는)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다. 다만... 뚱뚱하다와 아름답다가 서로 반대말은 아니잖나? 물론 되도 않는 '아름다움이란 건 말야, 마음 속에 있는거야'라는 말 씨부릴 생각은 전혀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과 몸이 서로 별개는 아닐테다).

하지만
'뚱뚱'이 아름다움과 전혀 상관이 없다거나, 혹은 어떤 예외적인 감수성에서, 어떤 예외적인 상황 속에서가 아니라면...
뚱뚱한 건 죄야. 이렇게 말하는 '솔직함'은 아무리 생각해도 야만의 감수성과 좀더 가깝거나, 혹은 그 자체로 야만이다.

솔직한 것과 야만스러운 것은 다르고, 원시의 야생적 사고는 그게 야만적이기 때문에 문명의 반대말이 아니라, 문명이 획일적인 야만의 시선을 통해서 보기 때문에 야만적이다(레비스트로스..의 취지가 이런 것 같다). 뚱뚱이 죄다..라고 말하는 시선과 미학적인 관점은 야만성, 자본주의 문명의 빛나는 타락과 닿아 있다.

그건 욕망을 위해 살인과 도둑질 벌이며, 그걸 방조하는 야만성이다(이건 물론 비유다). 그 욕망의 뿌리에는 그 도저한, 배타적인 지배욕과 순응적인 자기 기만이 숨겨져 있는 거디었던 거디닷. (이건 내가 써놓고도 뭘 썼는지 모르겠다)(뭐, 세상이 그렇지.. ㅡ.ㅡ; )


5. 그러니까 위 문명과 야만의 적대적 사고방식에 대해 좀더 쓰면... 야생의 사고가 갖는 '법칙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 구조들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피상적이며, 문화적인, 그래서 역사적 일시성, 파편성에 불과한 '어떤' 표준들로 야생을 야만이라고 부르는 그 모든 행위, 그 모든 문명의 행위가 오히려 야만이다. "뚱뚱이 죄다"도 '확률'적으로 이 범주에 속한 사고(방식)일 가능성이 높겠다.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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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대한 빨간도롱뇽님의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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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뚱뚱한 게 죄냐?

    Tracked from 내 안의 어떤 것 2008/02/15 11:35 del.

    전 이런 여러 글들을 보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글이 "솔직히 다들 예쁜 여자가 더 좋잖아. 가식적이지 말란 말야!" 라는 식의 글이었어요. 예쁜 여자가 더 좋은 건 저도 당연한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처음에 뚱뚱한게 죄라고 썼던 글은 예쁜 여자가 더 좋다고 느끼는 감정과는 조금 초점이 다른 글 아닌가요? 단순히 좋고 싫음의 정도가 지나쳐서 뚱뚱한 사람들을 '죄'라고 까지 비하해도 되는 건지.. 전 좀 기분이 나쁘더군요. 그 말을 읽고 듣는 사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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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iry 2008/02/15 09:27

    저도 여자지만.. 예쁜 여자가 좋습니다. :D
    근데 그 '예쁘다' 는 기준은, 사람에 따라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기준이 다르겠죠.. 흐흐 제 눈에는 김신영도 예뻐보여요 +ㅅ+)!
    저도 뚱뚱한걸 그다지 좋게 보지는 않는데, 미관을 떠나서 일단 좀 둔해보이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걸 아는데다가, 약간 덩치있는 제 친구녀석이 살빼겠다고 온갖고생을 다 하는걸 보면 뚱뚱한 여성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거리를 활보하는게 좀 얄미워 보이기도 하거든요. (말이 좀 이상하다 ㅜ.ㅜ;)
    뭐 그건 제 개인적인 이유고 ^^

    글은 종종 보는데 댓글다는건 첨인것 같아요.. 아이 부끄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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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5 09:46

      저도 이쁜 여자가 좋습니다.
      김태희처럼 '잘생긴' 여자 말구요.

      또 뚱뚱해도 이쁜 여자 많습니다. :D (정말?)(^ ^;;)
      그리고.. 뚱뚱하다고 못생겼다고 서로 '동료의식'(!)을 갖고 위로는 못해줄망정 이런 죄인을 봤나.. 이런 태도는 솔직히 좀 심하다 싶기는 해요. ^ ^

      앞으로도 종종 과감한 댓글 부탁드립니닷!

      shiry님 덕분에 무플 면하네요.
      솔직히 댓글 없을 것 같았던 글인데 말이죠. : )

  2. 윤수아씨 2008/02/15 19:36

    미투에서 읽었는데 여기 다시 정리해서 올려 주셨군요- :)
    이런 문제는 끝없는 논쟁거리니 그냥 읽고 넘어가고자 했으나
    추신이 너무 달콤해서 발도장 찍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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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uJae 2008/02/15 23:11

    심심찮게 들었던 말에 의하면,
    뚱뚱한건 죄가 아닌데
    내 여자가 뚱뚱한건 죄라는...

    아무튼 전...
    S라인급의 날씬한 여자가 좋은데
    정작 사귀었던 여인들은 통통했고,
    같이 살고 있는 아내 역시도 통통합니다.

    시각적 즐거움(=_=;)에 있어서 날씬함이 좋을지 몰라도, 결국 사랑에 빠지는건 외모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2/16 11:18

      탁월한 결론이십니다. : )

  4. 민노씨 2008/02/17 23:33

    * 이 글에 대한 빨간도롱뇽님 견해 링크로 소개.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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