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에서 얻은 생각거리들은 (트위터에 메모했다 해도) 그때 그때 (블로그에) 기록하지 않으면 정말 부지불식간에, 소리소문 없이,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어?, 사라지는 경향이 강해서, 물론 그렇게 자연스레 흘러가라고 만든게 트위터고, 어떤 기록도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암튼 좀더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어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독자들 생각도 궁금한데요. 물론 댓글이 많을 것 같지는 않네요(무플이면 대략 낭패.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twitter.com/hanitweet
트위터는 왜 열었는지 문득 의문에 휩싸이는 순간 되시겠다.
트위터로도 제보할 수 있게 해주세용~! (ㅎㅎ)


1. 하니트윗(@hanitweet). 한겨레 신문 트위터다. 미리내님(@tjryu)께서 RT(리트윗. 트위터에서 동감하는 글을 인용/스크랩하는 방식)한 글을 통해 방금 전에 그 존재를 처음 알았다. 미리내님께서 소개한 글은 하니트위터가 팔로잉(듣기)은 너무 적고, 팔로워(말하기)만 너무 많다는 점. 특히 팔로잉하고 있는 트위터들은 하나 같이 한겨레 기자들 트위터이니, 한겨레 트위터는 '입만 열지 말고, 귀를 열어달라'@fkgag님의 (애정어린) 비판이다.

2. 지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상호 형식적으로 맞팔로잉한다고 해서, 혹은  팔로잉하는 숫자가 많다고 해서 "귀 여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꽤 알찬 정보, 정겨운 정담들이 넘쳐나는 곳이 트위터다 보니 하나둘 트위터를 쫓아 듣다(팔로잉)보면 어느새 백명 이백명이 훌쩍 넘어가는게 또 트위터다. 내 경우를 말하면, 내 자신, 처음에는 팔로잉 100명을 넘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새 150명에 가까워 온다. 그 150명 가운데 내가 정말 '귀를 열고' 들을 수 있는 트위터들은 몇개나 될까? 팔로잉 수가 적었던 아주 오래전에는 꼼꼼히 따라가서 거의 모든 글을 읽었지만, 몇 개월 전부터는 이따금씩 들어가서 보이는 글만 따라 읽는다(반복하지만 그렇게 흘려보내는게 트위터의 특질이기도 하고). 이게 도무지 백명 넘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을 '경청'하기가 불가능하다. 물론 백명이라면, 그 백명이 모두 24시간 글을 쏟아내는 것은 아니지만, 여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선 절반도, 아니 반에 반도 소화하기 어려운게 트위터 아닌가 싶다. 사이드바에 '리스트'라는 필터링 기능도 생겼지만, 주로 클라이언트(트월 같은 데스크탑용 도우미. 나는 아이폰이 없어서 전적으로 데탑을 사용한다)를 사용하는 나로선 리스트 기능도 별로 활용도가 높지 못하다.

3. 글이 또 길어질 기미를 보이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팔로잉하는 숫자가 많은게, 혹은 자신을 팔로잉한다고 해서 나도 곧바로 쫓아서 듣는 게(맞팔로잉) "귀를 열어두는 일"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팔로잉이 많아지다보면 트위터에서 쏟아지는 말말말들의 홍수에 떠밀려서 정신만 산란해질 위험이 훨씬 크다고 본다(뭐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러니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가끔씩 서로 의견과 정담도 나눌 수 있는 적당한 팔로잉 수를 유지하는게 "귀 여는" 가장 무난한 방식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숫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같은 취지에서 "Follower 숫자에 목매어 정작 소통따위는 뒷전인 분이 늘어서 안타깝"(@mckabi)다는 맥까비님 말씀에 아주 공감하게 된다. 문득 팔로워 강박에 걸린 일부 트위터인들 세태를 비판한 "개와 정승"(아거)이라는 글도 떠오르고... 

4. 하니트위터와 같은 정보전달/ 홍보목적 성격이 강한 트위터에 대해 좀더 써보자. 물론 하니트위터와 같은 (언론사, 기업, 정치인) 홍보용 트위터들은, 겉으론 소통을 내세워도, 일방적으로 자기 정보만 쏟아내려는 성격(욕심)이 강한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을 들어주는 트위터(팔로워)들에 대해서는 '형식적으로' 맞팔로잉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듯 하다. 나는 이게 너무 형식적인 느낌이라 별론데, 그렇다고 현재 한겨레 트위터가 보여주는 방식처럼 자사 기자들만 팔로잉하는 모습이 좋다는 건 전혀 아니다. 한겨레트위터 방식은 권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새침한 아마추어 같다는 느낌도 든다. 굳이 둘중 어떤 게 더 비호감(ㅡ.ㅡ;)이냐 선택하자면, 한겨레 트위터식 방식이 개인적으론 더 안좋게 느껴진다. 홍보목적 트위터의 무조건식 맞팔로잉이 '오빠오빠오빠~~이리와, 우리 친하게 지내'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호객행위) 억척 장사꾼 같은 느낌이라면, 그래서 촌스럽지만 뭐 나름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라면, 한겨레 트위터 모습은 아예 손님에게 별 관심이 없는, '나는 너한텐 별 관심없어요, 내가 쏟아내는 한겨레기사들이나 보세요.' 이런 느낌이다.

네 한겨레가 합니다RT @Phirley: 한겨레가 하겠지요?! RT @paido: @hanitweet 한겨레 트윗은 누가하는건가요? 급궁금하네요 about 2 hours ago
뭐랄까, 이런 답변을 보면, 참 아스트랄한 느낌도 들고... 한겨레 트위터 운영하시는 분께서 유머감각이 너무 뛰어난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좀 아리까리하다. 단순히 운영주체 진위에 관한 질문이고, 그렇게 생각한건가? 최소한의 인격적 흔적, 실존적 흔적을 보여주는게 이런  SNS의 기본 속성이고, 매력인데, '한겨레 트윗 누가하냐'는 질문에 '네 한겨레가 합니다'란 단정한 대답은 나로선 좀 알딸딸한 느낌이다. 내가 감수성이 이상한건가 싶기도 하고...ㅡ.ㅡ;; (내가 이상한 쪽일 확률도 높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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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언론사들의 트위터 운영, 무엇이 문제인가?

    Tracked from Cyber is.. 2010/01/10 17:11 del.

    트위터 속으로 언론사들도 뛰어 들었다. 일부 언론사들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다른 언론사들로까지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트위터를 운영하는 방식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단순히 그날의 주요 기사 제목을 링크로 걸어주거나, 조금 더 신경 썼다고 해봐야 링크 건 기사에 대해 간단한 안내글을 올려놓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운영은 포털의 뉴스 페이지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아직까지 언론사들에게 트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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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0 13:38

    기업 홍보 트위터 계정에 대한 제 생각은 팔로잉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맞팔할 필요도 없고요. 그렇다고 팔로어들에게 일방적으로 뿌리기식 소통을 하라는 건 아니고, 회사 홍보용 트위터가 굳이 다른 사람들의 잡담까지 들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지요.
    대신 자신에게 @이나 dm으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식으로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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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0 15:12

      저 역시 펄님과 대체로 같은 생각인데, 차이가 있다면, 그 정도에서 좀더 적극적이라면 좋겠습니다. 뭐 다들 알아서들 하겠지만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만한 트위터들을 최소한으로 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둘러보고)하고, 어느 정도는 꾸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정도의 노력(관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진적이고, 자연스런 관계형성이라면 좋겠어요. 또 그런 관계를 위해서도 일정한 부피의 팔로윙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테구요. 그래야 맞팔 상태에서 가능한 설정인 쪽지(DM)도 가능할테고요. 물론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위한 팔로잉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해당 트위터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한겨레는 인력 부족(?) 때문인지, 트위터는 그냥 '뿌리기'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정이 그렇다는 전제에서는 이해할 요소가 크지만, 뭐랄까, "제보는 이메일로"라는 식의 고답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제스처는 안보여주는게 낫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일단 '뿌리기'식 트위터들은 별로 호감이 안생기네요. 무조건 맞팔하는 것도 별로고요. 그런 형식적인 존중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성실이나 생각없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말이죠.

  2. 물어 2010/01/10 15:25

    뿌리기식을 할거라면 다음처럼 기사만 링크해놓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펄님의견처럼 답변위주로 하는것이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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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1 20:57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 )
      제 생각으론 '질문''문의'라는 것도 어느 정도 관심과 관계가 유지되어야 좀더 적극적으로 생겨날 수 있는 것 같아서, 최소한의 실질적 교류는 필요하지 않나.. 뭐 이런 취지입니다.

  3. 필로스 2010/01/10 16:24

    매체 트위터는 정보제공에만 충실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rss를 편한사람에게는 rss로 정보를 주고, 트위터가 편한 사람에게는 트위터로, 이메일이 편한 사람에게는 이메일로..
    요즘 열심히 활동하는 프레시안 같은 경우는 매체 트위터인데도 운영자 잡담이 너무 많아서 언팔할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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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1 20:59

      역시나 독특한 관점이시고만요. : )
      저도 너무 사적인 잡담이 많은 트위터들은,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정보 채널로서의 트위터에 다소 노이즈로 작용하는 것 같아서, 때로는 언팔하기도 합니다.
      항상 적당한 선을 유지한다는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4. 비르투 2010/01/11 14:45

    '네 한겨레가 합니다'는...아마 유머겠지요 하하하하;; 설마 저게 진지하게 한 답변은 아니겠죠.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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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1 21:00

      아, 역시 유머였을까나요? ^ ^;;;

  5. Paido 2010/01/13 17:35

    처음 한겨레에 질문한 Paido 입니다.
    Phirley님의 RT로 한겨레에서도 가볍게 RT 한것같습니다.
    추후에 답변이 있었습니다.

    hanitweet 기사는 주로 RSS로 전송하고, 대화는 주로 '제'가 하고, 종종 다른 동료도 참여합니다. 무슨 문제라도? RT @paido: @hanitweet 이럴이런. 좀더 자세한질문 들어갑니다. 기자님들이 돌아가면서 하시는건지. 전담 직원이 있으신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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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4 09:06

      "무슨 문제라도?"라며 답변하는 모습이, 제가 좀 감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다지 훈훈한 풍경은 아니네요. 격식적이고, 건조한, 좀 과민하게 반응하자면, 좀 정내미 떨어지는 느낌이 나서 왜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좀 살갑게, 그렇다고 억지로 형식적인 "아, 네네... " 이렇게 화장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좀 훈훈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텐데... 아쉽네요.

  6. rice 2010/01/15 18:10

    저도 팔로잉 하는데요.. 뉴스를 듣는다는 개념으로 팔로잉을 해서 그런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게시판 지기도 아니고 말이죠.. 문자 라디오 같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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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6 11:43

      정보 주목의 기회비용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보 뿌리기형 트위터를 팔로우하면 다른 정보에 대한 주목도는 확실히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물론 가볍게 흘깃흘깃 정보를 흘려보내는 트위터의 속성상 저 역시 제가 팔로잉하는 트윗정보들을 꼼꼼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씩 되돌아보는 정도로, 평소에는 그때 그때 들어가서 일이십분 정도 훑어보는 정도이지만, 아무래도 '뿌리기형' 트위터는, 정보의 일방적 공급 매커니즘(자동화된 트윗피드 따위의 활용)때문에 시그널을 방해하는 노이즈로 작용하는 속성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쓰다보니 좀 딴 이야기가 되었는데.. ^ ^;;
      제 자신 한겨레에 깊은 애정의 관성이 남아 있어서.. 왠지 좀 예민하게 관심을 갖게 되네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유용한 PR을 한겨레 측에서 가져가길 바랄 뿐입니다.

  7. 2011/08/30 20:52

    트위터를 RSS처럼 구독 기능으로 사용하는 경우 많습니다.
    잡담 많이지면 귀찮죠.
    이런 건 별로 강요할 필요 없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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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8/31 02:11

      의견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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