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철새 김민석의 '키다리 아저씨'

2008/10/29 23:05
"그는 특히 문 씨에 대해 "2006년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먼저 연락해 와서 순수한 의도로 학비 등을 지원해줬던 해외 사업가이며 나에겐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분"이라고 주장했다." (연합. 큐로보 경유)

세칭 '김민새'(유사호칭 '임종새')로 불리는 김민석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고 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김민석이 김민새로 불리든, 김씹새로 불리든 나는 김민석 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
그는 나에게는 살아있는 정치인이 아니니까.
정치인 김민석은 나에게는 이미 죽은 이름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엽기적인 주장에 대해선 한마디 하지 않을수가 없다.
김민새가 아니라 김씨방새로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언젠가 이명박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다투었을 때 내가 그를 뽑았다는 사실을 더더욱 씁쓸한 기억으로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당정치의 최소한을 아작내고, 말도 안되는 논리와 궤변으로 정몽준에게 붙어먹었던 그의 '구국의 결단'도 이렇게 어이 없지는 않았다.  

물론 정치인들은 자신을 합리화하는 선수들이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이건 정말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가뜩이나 뛰는 대출금 이자에 시름하는 서민들, 재테크 신화에 휘둘려서 펀드, 주식 반토막낸 대한민국 중생들 엿먹이는 짓이다.
그러니까 유인촌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건 정말 '막말'인거다.

그럼 삼성일가족 비자금 의혹 사건은 '키다리 아저씨' 대하 SF 로망버전이냐?
(김용철과 사제단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데... )

정말 이러면 곤란하다.
1억 5천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선물'로 주는 김민석의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라...
아무리 낭만적인 상상력을 동원해봐도 이건 삽질이다.

차라리 '대가성은 없었다' 이렇게 깔끔하게 항변했으면 그려려니 했을거다.
그런데 거기에 자신을 낭만적인 소설의 주인공으로 둔갑시키는 뻘시도를 하는 건 이미 오래 전에 죽어버린 그 김민석답다는 인식을 더더욱 견고화할 뿐이다.

오는 31일 열릴 법원 영장실질심사가 기대된다.

내 심정이 좀 그래, 알겠니?
이.씨.방.새.야.




* 참고. 정치자금법

제45조 (정치자금부정수수죄)
①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정당·후원회·법인 그 밖에 단체에 있어서는 그 구성원으로서 당해 위반행위를 한 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의 관계가 「민법」 제777조(친족의 범위)의 규정에 의한 친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6조(후원회지정권자)의 규정에 의한 후원회지정권자가 아닌 자로서 정치자금의 기부를 목적으로 후원회나 이와 유사한 기구를 설치·운영한 자
2. 제11조(후원인의 기부한도 등)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한 자와 제11조제2항, 제12조(후원회의 모금·기부한도)제1항·제2항 또는 제13조(연간 모금·기부한 도액에 관한 특례)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후원금을 받거나 모금 또는 기부를 한 자
3. 제14조(후원금 모금방법) 내지 제16조(정치자금영수증과의 교환에 의한 모금)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고지·광고하거나 후원금을 모금한 자
4. 제22조(기탁금의 기탁)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지 아니하고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은 자
5. 제31조(기부의 제한) 또는 제32조(특정행위와 관련한 기부의 제한)의 규정을 위반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은 자
6. 제33조(기부의 알선에 관한 제한)의 규정을 위반하여 정치자금의 기부를 받거나 이를 알선한 자

③ 제1항 및 제2항의 경우 그 제공된 금품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은 몰수하며,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 (직접) 관련(은 아니지만) 추천글
"스스로 격한 감정을 자신에게 드러낸 것이 잘못 알려진 것" (유인촌. via capcold 블로그) . 잘.못.알.려.진.것??? 유인촌 자신의 과감한 직설화법(씨발!)에 대한 수줍은 자기 정의. 김민석의 따뜻하고, 낭만적인 정의에 비해서는 좀 딸리지만, 역시나 정치인스럽다.


임종새 (2004. 6. 23) (아거)

블로기즘과 저널리즘 2 (2006. 11. 12) (아거)
  : 게이터로그(mt)는 여전히 보물섬이다. 이 글은 한 백번(은 안되려나..)은 읽었지만,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준다..

저널리스트라면 "임종새"라는 타이틀을 뽑지도 않을거고 마찬가지로 "나그네 파전"에서 막걸리 마시면서 이야기할 정도의 분석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무슨 막걸리찬가인가라는 유치한 글도 쓰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문사 사설이나 칼럼은 잘 읽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꼴통들을 향해 전방위로 육두문자를 내던지는 늑호님의 사설(?)은 즐겨 읽는 이유도 어떤 이슈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들을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의 게이트키핑과 광고주의 제약, 혹은 정보원과의 관계, 그리고 이른바 "객관성"과 "중립성"이라는 허울뿐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저널리즘이 쏟아내는 비평은 무딜수 밖에 없다. 이런 통제와 이해관계에 초연한 블로거에게서 여과없는 신선한 혹은 통쾌한 목소리를 듣는다는게 또다른 블로깅의 즐거움이다. (위 글 중에서)


* 이 글 제목과 주소(및 부제)
정치 철새 김민석의 '키다리 아저씨' http://minoci.net/641. 김민새의 뻘발언으로 솟구쳐 용솟음치는 짜증에 대한 짧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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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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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니돌 2008/10/29 23:45

    문득, 한국인은 마땅히 그 생명이 끝났어야 할 정치인에게 끊임없이 시달려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죽어도 죽지 않는 불멸의 이순신 같은 정치인들에게 말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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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9 23:44

      김민석에게 별다른 기대도 없었지만, 이런 낭만적인 둔갑술은 짜증을 치밀어 오르게 하네요..

  2. 민노씨 2008/10/29 23:39

    * 사소한 추고 및 관련 추천글(아거) 보충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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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서울비 2008/10/30 00:19

    아놔... ㅆㅄ 에서 이 밤에 혼자 낄낄거리고 웃다가 .. 열받다가 그렇습니다.
    저 또한 그냥 .. 뭐라 안 그러고.. 그냥 지 하고 싶은 거 잘 하나 구경만 할테니..
    제발 과도한 말빨 좀 관두었으면 합니다.

    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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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30 01:12

      문득 이전의 '윤석화 기타 등등'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그렇게 자신이 거짓말(물론 김민새의 경우엔 아직 확인된 수준은 아니지만 거짓일 개연성이 매우 높은)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망각하는 단계에 이른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언젠가부터 소위 공인이라는 작자들에게...
      그냥 깔끔하게, 토 안달고...
      '죄송하다'는 사과를 들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4. 너바나나 2008/10/30 02:13

    이미 쓰레기로 판명을 했기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디 이런 일이 있었근영. 두번 다시 이름을 안 보게 잘 처리가 됐으면 좋겠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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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1:33

      결과가 나왔을텐데...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네요.

  5. 이승환 2008/10/30 10:57

    대인배 키다리 아저씨로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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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1:35

      그러게요.. ㅡ..ㅡ;

  6. j4blog 2008/10/30 11:09

    구국의 결단을 내린 키다리 아저씨네요. -_-;;;
    뭐..이런..어휴..에라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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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1:36

      정치적인 키다리 아저씨..ㅡ.ㅡ;

  7. 여형사 2008/10/30 11:13

    아.. 키다리 아저씨 ㅠ.ㅠ 아침부터 웃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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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2:21

      그냥 웃지요... : )

  8. rince 2008/11/02 22:33

    일말의 기대감도 없애버리는군요...
    사실 저도 관심을 끊은지 오래된 정치인이긴 합니다만...

    키다리 아저씨...라...
    정말 어이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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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2:22

      그러게요.
      너무 스스로를 미화한달까.. 그런게 짜증이 나더라구요.

  9. 부처와돼지 2008/11/03 01:03

    키다리아저씨 란 숨어서 도움을 주는 후원자를 말하죠. 김민석의 말 그대로면 정말 키다리 아저씨가 맞는거 같은데요.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의 말을 그대로 들어주지 않은걸가요? 물론 이전에 김민석의 과에 대한 실망에서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의 지나간 "과"가 지나 놓고 보니, 정말 그런 상황이었다면 ( 노무현도 정몽준도 후보단일화를 안하려하고, 그러면 이회창이 정권을 가져갈건 너무나 뻔한 현실에서), 어떡해야 했었을가요?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순수성마져...그 당시 그를 비난했던 어떤 386은 작년인가? 지나고 보니 그 고심이 이해가 간다고도 헸더군요.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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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2:24

      정치적인 후원자라면(김민석은 말할 것도 없구요), 더군다나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를 정도의 그런 사이라면(그게 단 1, 2년 사이에 그랬다는 것도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요) '상식적으로' 정치자금법의 문제를 모를리 없다고 판단합니다.

  10. 민주의함성 2008/11/03 01:06

    김민석을 정치철새라고 단정내렷던 우리들이 혹시 단견은 아니었을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를 일단 배반자, 정치철새라고 낙인찍어 놓고 보면, 지금의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님과같은 결론도 이미 정해져서 보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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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2:24

      위 부처와 돼지님께 드린 말씀입니다만, 정치적인 후원에 관한 '상식'에서 크게 일탈한 케이스라고 판단합니다.

  11. 경제 2008/11/03 01:11

    정말 이러면 곤란하다.
    1억 5천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선물'로 주는 김민석의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라...
    아무리 낭만적인 상상력을 동원해봐도 이건 삽질이다.
    ===> 일반 서민에게는 엄청난 액수죠. 하지만 조금 재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할만한 껍값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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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3 02:25

      하시고 싶은 말씀이...무엇인지...

  12. 비판적지지(?) 2008/11/05 00:49

    그래도 민노씨나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세상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둥, 언론을 장악하고, 이제는 인터넷언론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둥, 엄청난 극우세력들의 등장이 심상치가 않네요. 정말 그런 오지 않을 세상이 온다면, 그래도 우리 앞에서 똑똑하고 당차게 항거해줄 지도자들이 필요한데요. 현 정치인들 중에,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들 중에 김민석 만한 야무진 사람이 드물다 생각이 듭니다. 미운것도 있지만, 그나마 낳은 것도 있어요.

    정치 철새라 하지만, 일단은 김민석은 다른 정치 철새들하고는 좀 달랐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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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5 06:20

      냉혹하게도 정치인은 가장 대표적인 상징권력입니다.
      그 상징은 도덕성, 신뢰, 정치철학(최소한 현대 민주주의, 아니 이런 추상적인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정당정치라는 관점에서)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기대치와 다르지 않겠지요.

      그런데 김민석은 이 세가지 부분에 있어서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명박같은 이는 범인은닉까지 하고서도 대통령이 되기는 했지만요. ( http://minoci.net/326 )

  13. 열린 가슴 2008/11/05 01:03

    지난 그의 행적이 밉고, 실망스러웠더라 하더라도,
    듣기 싫어도 한번은 들어봐 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석 홈페이지가 있는데,

    http://www.ms2030.or.kr/main.asp

    가 보았더니, 동영상이 자동 돌아가는데, 무슨 소리 하나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들어보니, 중간과 나중에는 좀 들어볼만 하더군요.
    좀 속 쉬원하게 우리들 하고 싶은 얘기 하는 것들도 있더라구요.
    마치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대신 해주는 그럼 느낌이랄까.....

    제 주관적인 느낌인지 모르겠는데요.

    민노씨가 한번 끝까지 참고 한번 들어보고
    어떤 느낌인지 한번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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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1/05 06:20

      나중에 짬이 나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확언을 할 수 없겠네요..

  14. 도아 2008/11/14 01:34

    저는 다시는 정치판에는 나서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야 모두 인물이 없기는 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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