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기창 인터뷰는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 준비를 위한 모임에서 우연히 이뤄졌다. 그게 벌써 4월 19일이다. 그러니 인터뷰 정리가 늦어도 너무 늦은 셈이다. (문득 천리길이 생각나면서… 죄스런 마음이 엄습..;; 올해는 넘기지 말아얄텐데.) 김기창을 만나기 며칠 전에는, 정말 이렇게 만날 거라는 전 전혀 모르고, 그 오픈웹에서 이른바 댓글 토론도 했다. 각설하고, 최근 나꼼수를 통해 널리 알려진 오레건 대학의 라우터 모니터링에 관한 이야기를 이미 지난 4월 중순에 김기창으로부터 들었다. 그걸 슬로우뉴스에 기사화하지 못한 이유는 그야말로 내가 무식해서다. 1시간 반 남짓의 녹음을 여러 번 들었지만(예닐곱 번은 들은 것 같다), 그 부분은 정말 내 기술적 수준에선 잘 이해가 안됐다. 내가 독자의 가독 표준은 아니지만, 쉽게 이해하는 문제도 정확히 풀어낼 용기가 없는데, 아리까리하게 이해하는 문제를 전할 수는 없었다. 녹취록을 좀 더 일찍 정리해서 기술적 이해가 높은 다른 슬로우뉴스 편집팀들에게 교차 확인을 할 걸 하는 후회가 엄습했다. 아깝기도 하고.. 슬로우뉴스 차원에선 이런 소극적인 게으름을 앞으론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게 김기창 인터뷰가 주는 가장 교훈이다.
2. 인터뷰에 대해. 우선 김기창은 열정적인 인터뷰이다. 그가 오픈웹을 이끌어 온 그 열정적인 발자취가 인터뷰 내내 그대로 느껴졌다. 캠브리지대학에서 우수논문으로 박사 받은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에게 느껴지는 건 무슨 꼰대 근성이나 권위 의식이 아니고, 그저 열정이었다. 청바지와 ‘우분트(Ubuntu)’가 새겨진 티셔츠는 그런 김기창에게 참 잘 어울렸다. 우리는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정확히는 인터뷰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점심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김기창을 따라가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지식인”이라는 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전문가의 권위 의식을 혐오하고, “발가벗고, 콘텐츠로 승부하자”고 이야기했다. 전폭적으로 공감한다. 전문가는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전문가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 그 발가벗은 정신, 투명한 이성와 열정이 김기창의 힘인 것 같다. 그 자체로도 아주 큰 자극을 준다. 시간이 허락하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인터뷰: 오픈웹 김기창, 한국 정치와 FTA 논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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