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2012.1.6.) 낮 마포경찰서에서 상지대 과거 비리 재단 측 무차별 떼고소/고발에 대한 조사가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마포경찰" 조사 전후에 있었던 '고소미 조사 3인방'과의 대화를 공유합니다. : )
인터뷰이 : 뗏목지기, 박연, 정신병자
인터뷰어 : 민노씨
일시 : 2012월 1월 6일(금) 오전 11시~오후 4시
장소 : 1. 밥집 : 공덕동, <닭없는 닭집> (점심)
2. 찻집 : 공덕동, <데미타스. DEMITASSE>
3. 찻집 : 공덕동, <스타벅스>
S#1. 5호선 공덕역 3번 출구 (11시15분~11시25분)
뗏목지기, 박연, 정신병자가 출구 앞에 서 있다. 민노씨는 역시나 15분 정도 늦게 나타난다. 넷은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아 마포경찰서 쪽으로 걷는다.
S#2. <닭없는 닭집> (11시25분~12시15분)
오프닝 이벤트 밥값내기 가위바위보!
박연은 학생이라 제외. 민노씨가 승리의 가위를 냄으로써 가장 먼저 빠져나옴. 뗏목지기와 정신병자 결승에선 뗏목지기 패. 결국 뗏목지기가 점심을 쏨. : )
S#3. <데미타스> (12시15분~12시 45분)
데미타스는 <닭없는 닭집> 근처의 작은 찻집. 사진 찍는 걸 깜박했다. ㅡ.ㅡ; '오늘의 커피 : 헤이즐럿'이 2천원.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찻값도 싸고, <닭없는 닭집>에 이어서 연속으로 맛집 선택에 성공. 커피는 정신병자가 쏨. 여기서 40분 정도 조사 전 인터뷰를 했다.
Q. 조사를 앞둔 심정은?
"별 생각 없다."(박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된다."(뗏목지기. 이하 '뗏목')
"일단 짜증난다. 다만 이왕 짜증난 거 어떻게 하면 재밌는 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그런 궁리를 한다." (정신병자. 이하 '병자')
Q. 상지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문제다."(병자)
"민노씨 때문에 (웃음) 교육엔 관심이 있었지만, 상지대 이슈에 대해선 몰랐다. 인주찾기 활동을 하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뗏목)
"당시에 대학과 교육문제에 관심이 있었고, 또 마침 블로그를 열심히 했었던 때여서… 상지대 레이드(상지대 블로거 원정대)에 참여했고, 관심을 이어갔다. 그리고 블로그에 관련글을 썼다."(박연)
"그 학교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보편적인 사회문제로 생각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굳이 내가 그런 문제에까지 관여 해야하나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뗏목)
"사회 전반에 이슈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사학과 관련해선, 그 문제는 내 문제가 아니다. 인생에서 4년 밖에 차지하지 않는 문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광우병 촛불처럼 자기랑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아주 적극적인데…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 같다. 나와 상관없는 일엔 아주 무관심하다."(병자)
"오히려 사람들은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본다. 그런데 이슈가 너무 많다. 관심 가질 이슈들이 너무 많아서… 가령 나경원이나 안철수, 강용석이 연관되어 있다면 관심이 커지지 않았을까?"(박연)
Q. 이슈 집중 현상이 심한 것 같다. 그 핫이슈마저도 쉽게 잊혀진다.
"김문기 씨도 충분히 뜰만한 사람인데..(웃음). (이슈와 관련된 인물 자체가) 스타성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인디 뮤지션들을 만나면 '김문수 파일'(소방관 전화 해프닝) 뜬 뒤에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 이야기들이 많다(웃음). 한나라당에서 워낙에 웃긴 일을 많이 해서, 빵빵 터뜨리니까. 다른 걸 관심가질 만한 여유가..." (박연)
"국민성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남이 하면 나도 해야 하는 그런 편승심리랄까. 서구에선 구별을 위해 명품을 쓰는데, 우리는 남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명품을 쓴다. 이슈 쏠림 현상은 그런 문화적인 성향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진보적인 의제들에 대해서도 그런 심리가 작용하지 않나 싶다. '이 사람이 진보라면 나도 진보야!'라는 식으로. 통합진보당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병자)
S#4. 드디어 마포경찰서! (1시)
나는 경찰서까지 3인방을 마중하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기다렸다. 나도 고소를 당하긴 했지만, 작년 조사건으로 이번 조사를 대체한다는 게 경찰 입장이란다(조사대상 제외). 기다리는 동안 상지대 교협 김명연 교수, 그리고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와 통화했다. 3인방은 조사를 마치고, 내가 기다리는 <스타벅스>로 왔다. 이재진 기자에게 연락해 3인방과 통화할 수 있게 했다. 답변에서 빠진 3인방은 기자와의 통화 때문. 아무튼 인터뷰를 이어갔다.
* 관련 기사 : 블로거, 기자까지 '묻지마' 고소,고발...경찰도 피곤해 (미디어오늘, 이재진)
"조사가 너무 오래 걸렸다. 다시한번 내가 정당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조사를 받다보니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 근거가 정말 훌륭하다! 고소인이 우스워졌다(웃음)." (박연)
"앞으론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기대감이 생긴다."(뗏목)
Q. 조사 과정은 어땠나?
"조사관이 친절하더라. 편안하게 조사받았다. 김문기 씨 쪽에서 너무 꾸준히 고소/고발 해서 형사들이 피곤해 하는 느낌을 받았다. 대부분 무혐의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하더라. 합의에 관한 이야기도 했는데, 당연히 거절했다." (뗏목)
"무난하게 잘 받았다. 조사관이 중간에 '합의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는데, 내가 너무 타당하기 때문에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더니, '합의하지 않을 경우, 307조 1항(사실 적시)이면 3년 이하, 2항(허의사실 적시)이면 7년 이하다. 글이 문제된 경우에겐 말보다 더 형량이 높다.' 이런 말을 해서 살짝 놀랐다. 하지만 이미 내가 너무 타당하다고 말을 해놓은 상태라서(웃음), 속으론 약간 놀랐지만, '문제 없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애국자인 척도 했다.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 (웃음) 경찰도 우리 편이랄까, 상식의 편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합의할 생각 없냐'는 이야기는 하더라. 조사관도 귀찮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서울에 올라와서 조사한 적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박연)
"경찰이 나름대로 잘 이야기했다고 본다. 국가 행정력을 낭비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렇죠'라고 하더라."(병자)
일동 : 별로. 조사 과정은 대체로 화기애애.
"나는 이미 블로그도 안쓰는데…(ㅡ.ㅡ;) 더 위축될 건더기도 없다. 글 쓰면서 자료들을 남겨야겠다. 근거를 좀더 확실히 검토하고 글을 써야겠다, 뭐 그런 생각은 든다."(병자)
"피고소인 각자의 사회적인 위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나야 월차 내서 하루 조사 받으면 그만이지만, 자영업자들은 하루 장사를 포기해야하니까." (뗏목)
"나꼼수처럼 "쫄지마 씨바" 정신이 필요한 것 같다. 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쫄 필요 없다는 사례가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고소미 4인방 모임도 그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사례로 남기를 바란다. 부당하게 고소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조직이 있다면 좋겠다."(병자)
"개인적으론 똥 밟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하진 않는다. 조심한다고 고소 하지 않을 것도 아닌 것 같고. 조심한다고 필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1년 전 글이라서… 더 그런 심정이다. 사회적으로 생각해보면 '위축효과'가 있을 것 같다. 조사를 받은 걸 계기로 어이없이 고소되었다는 걸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연)
Q. 대외적으로 발언하는 사회적 자아가 아닌 그저 소박한 개인적 자아로서… 이번 고소/조사건에 대한 느낌은?
"솔직히 귀찮고, 짜증나지... 하지만 글을 쓰지 말 걸 그랬어,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뗏목)
"재밌었다. 내가 크게 발언한 것도 아닌데 고소까지 당했다니. 얼마전에 아이폰을 도난당해서 마포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 때 처음 경찰조사를 처음 받았다. 갔던 때 또 와서 편하게 했다." (박연)
Q. 형사제도로서의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제도로선 불필요하다고 본다. '무죄' 혹은 '무혐의'를 받은 유사한 사례에 대해 반복적으로 고소, 고발을 남용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건 문제다." (뗏목)
"계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동국대 사태도 그렇고, 옛 비리재단들도 그렇고...'구더기는 똥을 먹고 사니까.' 자신의 무지몽매함을 커밍아웃할 것이다. 물론 슬픈 일이다. 그 전에 문제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텐데... 짧게 보면 좋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론 내정된 모순이 터져나올 것이다." (병자)
Q. 상지대 구성원들과 함께 뭘 해볼 수 있는게 있을까?
"제가 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홍보대사로 쓰고 싶어하더라. 전반적으로 얼떨떨한게 상당히 흐름이 끊기도 오래된 일이라서… 지금은 상지대 쪽에서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앞으로 당장 뭘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차차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 (박연)
"상지대 구성원들의 입장이 명확히 나와야 그 목적에 따라서 우리도 입장이 분명해질 것 같다. 우선은 상지대 구성원들의 입장이 명확해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론 동국대 사태 등과 함께 사학 문제 전반의 이슈로 확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 인주찾기로선 '인터넷 표현의 자유' 문제로 이 명예훼손 고소를 다룰 수도 있을 것 같다." (병자)
Q. 오늘 나름 색다른 체험을 했는데, 특히 이 체험을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사회적 경각심을 깨우쳐 주기엔 너무 코믹한 사건이라서, 친구들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도, 유머 소재로 삼는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하게 이야기는 하겠지만 이미 유머 소재가 되어버렸다(웃음)." (박연)
"사회 초연생들에게. 이런 일에 쫄 필요 없어!" (병자)
"내 아이가 세 살인데,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 '아빠가 이런 일을 겪었단다.' 이야기해줄 수도 있겠다(웃음)."(뗏목)
Q. 이건 고소, 조사 건과 관련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내에게 이번 사건을 이야기했다. '왜 쓸데없는 짓을?' 이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고마웠다. 아내는 이번 사건을 참 어이없다고 하더라. 조사 잘 받고 오라고... 그게 참 고마웠다." (뗏목)
"엄마한테 말했는데, 요새 하도 고소가 많아서(개그콘서트, 나꼼수…) 엄마가 나꼼수 애청자였기 때문에 …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경찰에게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박연)
"주변에선 기가 차다는 반응..." (병자)
Q. 이번 사건에서 가장 힘이 된 사람?
"인주찾기 동인들. 특히 민노씨." (뗏목)
"힘들진 않았지만, 혼자서 고립되었다면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공동 조사를 받고 이 조사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됐다. 특히 나 혼자 고소당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마음이 편했다(웃음). 조사 받기 전에 밥도 같이 먹고..(웃음)" (박연)
"나! (-민노씨 : 좀 건방진 것 같다. ㅎㅎ) 나 원래 건방진 사람이다(웃음)." (병자)
Q. 앞으로도 부당하게 피고소, 피고발당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 같다. 우리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일동 : 우선 기록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계속 문제제기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문제를 알리면 명예훼손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꾸준한 문제제기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블로그에 글 하나 써야겠다는 생각. 개점 휴업 상태인 블로그를 이번 기회에 다시 살려보자는 생각도 들고." (뗏목)
" 조사는 일단 끝났으니 인주찾기 컨퍼런스를 잘 준비하고 싶다. 또 사학문제와 연계해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싶다." (병자)
* <피고소 블로거, 기자들 명단>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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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명예훼손 고소 메뉴얼 : 김문기씨, 다시 고소해주셔서 영광입니다!
Tracked from 민노씨.네 2012/01/10 12:42 del.내가 꽤 좋아하는 과자, 고소미...;; 그런데 요즘 과자값은 제정신이 아닌 듯 나 또 고소미 먹었다. 김문기 씨께서 날 참 좋아하시는 듯. 이번엔 블로거들이 떼로 고소를 당한 모양이다(10명 남짓인 듯). 내가 아는 분들만 해도 뗏목지기, 박연, 정신병자님이 고소/고발 당했다. 상지대 때문이다. 과거 비리를 저지른 학교관계자(이사장과 이사진, 그 관련자들)는 다시 학교로 돌아올 생각하지 말라. 돈 받고 입학비리를 저지른 자가 학교로 돌아와선 안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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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정말 훌륭하다! => 내 근거가 정말 훌륭하다!
* 사소한 추고
비문, 오타 수정
날도 추운데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
별말씀을요.
좀 짜증이 나긴 했지만, 블로거벗들과의 시간은 아주 즐거웠습니당! ㅎㅎ
따뜻한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
추.
오는 1월 14일 2시 숙명여대에서 제4회 인주컨퍼런스가 열립니다.
마법소년님께서 오시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 ^
http://onoffmix.com/event/5072 (온오프믹스 등록페이지)
물론 그냥 오셔도 되지만요.
문기님 에너지를 많이 낭비 하시는 군요...
그러게요.
자기 에너지만 낭비하면 좋을텐데 엄한 사람들 에너지까지 덩달아 낭비시키니 그게 참 문제네요.
그나저나 상지대 원정대가 엊그제 같은데 참 시간도 빠릅니다. ㅎㅎ
추.
일단 등록!!
인주컨퍼런스가 오는 토요일(14일) 숙명여대에서 열립니다!
http://onoffmix.com/event/5072 (온오프믹스 등록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