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과장된 희생양

2007/01/25 17:32

#. 이제 좀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회고적인 문제제기의 차원으로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냥 넘길까도 싶었지만, 그러기엔 꽤나 중요한 논점들을 갖는 문제라고 생각해서요. 약간 긴 글입니다.






악플러, 과장된 희생양




0.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 우리는 경건해야 한다고 배웁니다. 한 평론가의 말을 빌자면, 죽음은 모든 것을 허용하긴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죽음에 대해 경건해야 합니다. 모두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1. 
저 악플 싫습니다. 정말 미워합니다(이 글은 악플 편들자는 글이 아닙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합니다). 오죽하면 글꼭지로 [찌질이]가 다 있겠습니까? 자신의 말이 갖는 책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태도는 정말 옳지 못합니다. 더욱이 그 말 때문에 타인이 큰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말이 그저 극단적인 감정에 휩싸인, 그저 휘발적인 자기 만족을 위한 욕설이나, 비난이라면 더 더욱 그렇습니다. 정말 그런 찌질스런 행위들은 사라지기를 원합니다.

다만 악플러(혹은 찌질이)가 (제가 지금 체감하는) 현재의 여론처럼 대단히 반사회적이고, 극단적인 악성을 가진 '악마'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사이코 물론 있겠죠. 그런 사이코가 없는 영역 있나요? 어디에나 있고,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형법은 '행위'와 '행위자'를 구별합니다. 형법은 매우 철학적인 학문이면서 법규범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신체와 자유와 목숨(사형제도)까지를 다루는 최후수단적 의미를 갖기에 그렇습니다. 어떤 악플 때문에 존중받아 마땅한 법익이 침해되었다면, 그 행위를 법의 심판에 맞기면 됩니다. 다만 이렇게 악플러에 대한 과도한 마녀사냥을 '선동'하는 방식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그 선동의 일선에 이런쪽으론 더 더욱 순발력 일등인 조선일보가 있습니다. 전 그 순발력 자체는 높게 평가합니다). 이런 집단적이며, 극단적인 감정과잉의 방식은 항상 억압적인 전체주의의 유령을 데려왔습니다. 저는 그 점을 우려합니다.

현재 그 법제도는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입니다. 특히나 정보통신망법은 일반법인 형법의 명예훼손에 대한 특별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벌칙은 형법의 명예훼손보다 엄합니다.

제61조 (벌칙)
①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반의사불벌죄입니다).

충분히 엄한 규범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문제는 항상 다층적인 이면을 갖기 마련입니다. 어떤 결과도 단일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복합적입니다. 구조적(공적)이며서, 동시에 개개 사건마다의 특성들은 개인적이기도 합니다.

악플러, 때려잡을까요?
악플러, 능지처참형으로 다스릴까요?

제도의 형식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형식으로서의) 법규범과는 별개로, 우리를 둘러싼 구조가 오히려 '악플러'를 양산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댓글을 다는 기능을 없애자"구요?(스포츠 서울. 1월 23일자 일면 기사중 네티즌의 의견을 인용 -_-;) 정말 그렇게 하면 악플로부터 자유로운 사회가 될까요? 이게 바로 박정희 방식이고, 전두환 방식입니다.

'악플러' 때려잡자고 난리쳤던 포털은 정말 입 다물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포털은 '악플러'와 협업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환경을 자기들이 조성합니다. 그걸 즐깁니다. 그런 가학적인 문화들을 양산하고, 장려합니다. 자극적인 뉴스들, 허접한 말초신경 자극하는 연예인의 신변잡기들은 포털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니까요. 여기에는 여지없이 '경제논리'가 작용합니다.

거기에 초딩 마인드의 찌질씨들이 달려듭니다. 그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물론 그 찌질씨들의 개인적인 책임을 없던걸로 하자는 거 아닙니다. 다만 그 환경을 조성한 포털이야말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원칙도 없는 상업주의, 천박한 상업주의야 말로 '악플러가 자라나는 비옥한 토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4.
한 연예인의 죽음을 '뉴스'로 가공하고, 그것을 '상품'으로 포장해서, 배포하는 '언론'의 그 천박함에 대해서 저는 오히려 더 우려합니다. 그 언론은 또 다른 '악플러'에 다름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이에 대해선 따로 글을 쓸까 합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 하나의 기사라면, 거기에 '댓글'을 다는 건(가장 대표적인 리플러는) '언론'입니다. 그 언론은 죽음에 대해서 경건하지 않습니다. 그 죽음을 이용해서 장사하려고 하고, 그 죽음이 갖는 감정적인 폭주들에 편승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깁니다.

그걸 즐기는 여러분/우리들은 '악플러'가 아니라고, 그 구조에서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있으십니까?


5.
너무 성급하게 일방적으로 감정의 편향적인 폭주가 사회전체를 지배하는 이런 '전체주의적'인 분위기가 저는 우려스럽습니다. 황우석의 망령이 아직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습니다. 황우석씨에게 90% 이상의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던 일방적인 사회가 저는 정말 염려스럽습니다. 그 전체주의적 경향, 그 관성은 온전하게 해체된 겁니까?

악플은 정말 나쁜 짓입니다. 하지만 그 악플을 양산해내는 사회는 건강한가요? 그 시스템은 아무 문제 없습니까? 이런 과도한 마녀사냥과 가학적 심리는 고양된 태도라고 말할 수 있나요? 악플러는 더 큰 악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의 치부를 위장하기 위해 언론이 '상품'으로 내세운 일종의 '희생양'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 큰 악플러들, 더 큰 악의 구조(-_-;)에 대해 근심하기를 원합니다.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경건할 수 있는, 또 그 죽음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찬찬히 토론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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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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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종훈 2008/08/20 22:23

    근데 이거랑 저거랑 다른 문제 아닌가요?? 우리 사회가 문제있다고 악플러들이 용서받는건 아니잖습니까??

    논점흐리기로 감싸기는 사절이네여...

    겨묻은개도 똥묻은개 나무랄수 있습니다...

    잘못된건 잘못된겁니다...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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