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군인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일부(30%)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합계 금 8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 (선고일 2007. 11. 2.)


판결문 (옮겨 적는 과정에서 금액부분, 가명 부분 등은 조금이나마 손쉬운 독해를 위해 간략하게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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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인이 유서에 적었다는


'홍길동, 안길동 씹새끼들... 맨날 죽여버린다고 하고, 맨날 째려보고, 불러놓고 말도 안하고 개새끼들... 내 자유를 박탈해 가는거야, 내 자유를 찾아 간다'

라는 내용 중에서 "맨날 노려째려보고" 라는 부분에 왠지 눈길이 갔다.

2. 이 사건은 평소에 궁금했던 군부대 가혹행위 사건의 처리에 대한 호기심을 일정부분 풀어주고 있다. 가혹행위 당사자들의 책임 부분도 그렇고, 특히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표준과 그 실제적인 예시들이 담겨 있어서 개인적으론 흥미로웠다.

3. 국가의 책임을 30%로 제한하는 취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아하다. 이것이 이런 문제 사례(평소 우울증 기미가 있었던 병사의 자살과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의 평균적인 수치인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론 절반의 책임은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망인과 망인의 가족(유족)에게는 위로를 전한다.



덧.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
살아서 별별 더러운 꼴을 다 봐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삶이니까.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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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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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07/12/05 04:40

    오타 부분 수정.
    덧. 입력.

    perm. |  mod/del. |  reply.
  2. starbath 2007/12/07 05:22

    요즘 군대도 입대하자마자 이제 너희들은 국가재산이란 말부터
    시작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입대하는 날부터
    이런 소리를 듣고 좀 역겨웠습니다. 그렇다고 갓 입대한 제 입장에서는
    역겨워도 티를 낼 수 있었겠습니까 튀지 않고 줄 잘서서 좋은 보직얻는 게
    중요했었지요. 아니 그보다 어렸으니 고립감이 더 컷을껍니다.
    군대 생활에, 예비군에, 지금은 민방위까지 하고 있는 처지고 벌금때문에라도
    불만만 있지 거부는 못하는 처지지만 저는 이런 사건들을 볼때마다 "요즘 얘들 나약해서 그래"란 말을
    가장 싫어합니다.
    "신성한 병역"이란 말에는 국가 권력이 한 개인을 동원하고 이를 이용해
    국방의 많은 부분을 의지한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 군대에 가면 시민으로서 대우는 커녕 갖은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감옥같은 곳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지요.
    그리스 로마시대 시민군들이 아무 생각없이 끌려가서 군생활을 했을까요
    더럽게 뺑이만 치고 돌아왔다고 생각만 들도록 만들고요. 매년 터지는
    병역비리 사건들은 군포제를 떠올리지만 현행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신성한
    병역이지 조선시대 군포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몇 달전에 케이블 방송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행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같이 보던 친구는 이스라엘군은 무슨 보이스카우트냐 그러기도 했지만
    명령이다 무조건 해라라는 방식이 아니고 왜 해야되는 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더군요. 실전이 아닌 훈련이다보니 간부들은 명령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돌보는 입장이고요. 징병제를 행하는 몇몇 유럽국가들은 군생활 기간을
    유동적으로 편의를 봐줘가면서 조절까지 해주지 않습니까.
    요즘 입대하는 사람들이 나약해서 그런 게 아니고 그간 쌓여왔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앞으로 대한민국이 자신의 젊음을 희생해 국가에 기여한 젊은이들에게
    자긍심을 실어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년 끌려가서 때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항상 국가가 고마움을 표현해줬으면 합니다.
    일단 복지문제부터 주먹구구식 병력관리까지 조금씩이라도 해결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감옥이라는 생각이 안들도록 말입니다. 말이 좋아 선임병이지 거의
    감옥 방장이나 다를 게 없으니까요)
    단순히 가산점이나 돈 몇 푼 더 쥐어주고 이런 거 말고 말구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2/07 14:34

      말씀 잘 들었습니다.
      체험에 바탕한 진솔한 목소리라서 제 글이 좀 송구스럽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대한민국이 자신의 젊음을 희생해 국가에 기여한 젊은이들에게
      자긍심을 실어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년 끌려가서 때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항상 국가가 고마움을 표현해줬으면 합니다. 일단 복지문제부터 주먹구구식 병력관리까지 조금씩이라도 해결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감옥이라는 생각이 안들도록 말입니다. 말이 좋아 선임병이지 거의 감옥 방장이나 다를 게 없으니까요)"

      울림이 깊네요.
      starbath님께서 말씀하신 바람이 실현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논평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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