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렌 인터뷰2: 연대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진보신당 김순자 편)’은 슬로우뉴스 2호 특집 ‘온라인, SNS, 그리고 4.11총선’ 열일곱 번째 글이다. 이 인터뷰는 훌륭한 인터뷰는 아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인터뷰다. 편집팀의 기획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선 못내 아쉬운 인터뷰이기도 하다. 특히 편집회의에서 기획한 건 두 가지였다. 우린 ‘정당인 김순자’가 아니라 ‘어머니 김순자’ ‘아줌마 김순자’ ‘인간 김순자’를 드러내고 싶었다. 물론 아주 높은 기대였고, 당연히 실패했다. 또 하나는 한나라당과 반공, 멸공 단체에서 활동했던 김순자의 ‘전향’(?)을 긴장감 있는 대담으로 이끌어내고 싶었다. 그것도 실패했다. 그럼에도 나는 초고를 읽고 너무 감동했다. 지하철에서 처음 초고를 읽었는데, 나는 너무 감동받아서 순간 ‘아름답다’고 혼자 되뇌었다. 그리고 인터뷰어 설렌에게 아주 감격적인 문자를 보냈다. 이게 함께 편집회의하면서 고생한 인터뷰어에 대한 동료애인지, 아니면 인터뷰 자체의 아름다움인진 잘 모르겠다. 이 인터뷰는 솔직히 내용이 훌륭한 인터뷰는 아니다. 누구나 예상가능한, 평균적으론 좋지만, 다소 뻔한 인터뷰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인터뷰는 정말 영화적이다. 아주 잘 짜여진 한 편의 단편극 같다. 특히 김영섭 씨의 등장은 그야말로 이 인터뷰의 탁월함인데, 그 김영섭 씨의 어투조차도, 이게 인터뷰의 계산된 디자인이라는 전제로 보면, 아주 세밀하게 짜여져 있다. 마지막 질문은 너무 드라마틱해서, 나는 KT새노조 이해관 인터뷰에 그 문구를 꼭 그대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동료 편집인(슬로우뉴스는 16명 모두가 편집인이자 필자다)인 써머즈의 냉정하기 짝이 없는 지적 때문에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김순자를 인터뷰한 설렌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이렇다.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이 식상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 이토록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을 나는 아직까지 접해 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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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12/05/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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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디경향에서도 김순자 여사 인터뷰(?) 기사를 썼다.
    피해야하는 가장 식상하게 스트레오타입 (그 관점의 표피적인 휴머니즘이랄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휴~ 김영섭 씨가 있어서 천만다행.

    2. 인터뷰라는 저널리즘 장르(?)의 장르적 관습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일절 장식이 없는 '질-답' 방식인데, 좀 형식적으로 위험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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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설렌 2012/05/11 01:58

    글 쓰는 힘이 떨어질 때마다 기억이 날 것 같아요. 지음(知音)이라고 하죠. 제 글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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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써머즈 2012/05/13 15:22

    안녕하세요, 악역 담당 써머즈입니다. (아, 악역이 아니라 그냥 악당인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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