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기억들이 축제의 폭죽처럼 터진다.
거기엔 올블이도 있었지...
안녕, 올블...
"박은정 검사는 ‘양심선언’을 할 의사가 없었다. 그저 자신의 발언을 폭로했다가 곤경에 처한 주진우 기자를 조용히 도우려 했을 뿐이다." (진중권, '기소청탁사건의 아주 건조한 시나리오' 중에서)
캡콜드, 나꼼수 사법청탁 폭로, 정보원 보호 측면
* 참고.'전문증거' (傳聞證據) : 증인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은 바를 법원에서 진술하는 증거. 신뢰도가 매우 희박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증거능력을 갖지 못함.
- 해당 기사. 뉴시스 기사(한겨레 송고). (2012.3.6.15:28)
제목 : 박은정 검사 “나경원 남편에 기소청탁 전화 받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2199.html
- 관련 기사. 한겨레 기사. (2012.3.6.19:02)
제목 : "검찰이 기소하면 법원서 알아서 할 것"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2220.html
지금 이쪽에서는 시리아의 바바 아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과 관련한 뉴스가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대파가 밀집한 이 지역을 정부군이 끔찍하게 공격하는 바람에 많은 희생이 발생했으며, 상황이 아주 급박한지라 정규 취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온갖 소문이 횡행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 예컨대 NPR 뉴스에서는 이런 식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은 정부군이 죄없는 주민 다수를 처형의 방식으로 학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we could not confirm)." 이렇게 넘어갑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사실로서 보도하지 않습니다. 보도에 넣으려면 아직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누가 그런 주장을 했는지를 명시합니다. 모호하게 '전해졌다' '알려졌다' 따위 표현을 써서 사실인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꼴을 만들지 않죠. 전해졌으면 누가 전했는지, 알려졌으면 누가 알렸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언론으로서 당연한 일이지요. 전쟁 상황이 아니라면 NPR 기자들은 이러한 증언을 확인하러 나섰을 것입니다. 역시 언론이 제 할일을 제대로 하는 존재라면 당연한 일이지요.
말씀하신 해당 사항 보도 행태는 무책임하고 편의주의적인 보도 관행의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뉴스는 주어가 다 빠져 있습니다. 찾아보면 기자 자신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영미 저널리즘에서는 이러한 보도 행태에 대해 "'관계자'란 술집에서 만난 친구고, '전문가'란 마누라이며, '여론'이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를 의미한다"라는 식으로 조롱합니다.
1번에서 말씀하신 수사당국자와 수사당국 관계자란, 이를테면 담당 검사와 검찰 공보 담당 부서 직원의 차이입니다. 한국의 정부 기관발 보도에서 '관계자' 이름을 달고 나오는 인간들은 거의 대부분 홍보를 담당하는 공보 담당관들입니다. 영미 기사들을 보면 이러한 PR 담당자 이름을 정확하게 밝히며 인용합니다. 그게 그들의 역할이고, 개인 자격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부서의 입장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한국 언론은 많은 정보를 공보담당관에게 들으면서도 그들이 기사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충 두루뭉술 넘어가서, 나중에 보면 말한 놈도 없고 들은 놈도 없고 나중에 문제가 되고 거짓말임이 드러나도 따지는 놈도 없고 책임지는 놈도 없고 살다 보면 잊혀지고 대충대충 그냥 그렇게 삽니다. 어쨌든 당국자와 당국 관계자는 모두 무책임한 인용 표현이라는 점에서 도토리 키재기라고 하겠습니다. (꼭 이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경우가 드물게나마 있긴 있습니다.)
2 번에서 말씀하신 제목들은, 제가 얼마 전에 썼던 따옴표의 지극히 상식적인 의미가 한국에서는 아직도 전혀 제대로 인식되고 있지 않음을 생생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시스 제목을 보면 박검사가 그렇게 말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게임 끝이죠. 지금 같은 설왕설래 개판이 벌어질 이유가 없습니다. 저렇게 따옴표 쓸 수 있을 정도로 직접 말했다면 말이죠. 한겨레 것은 주어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거기에 더해(혹은 그래서) 기자가 직접 들은 것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지나친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신뢰받는 언론이 되려면 기본 원칙과 상식부터 다시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관계자 저널리즘'에 대해서는 써둔 게 있는데, 언제 기회를 봐서 먼지 털고 꺼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나꼼수의 취재원 보호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그것이었고(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언론 종사자가 이름을 깠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적인 사건이고 윤리강령에도 위배됨), 취재원을 밝히지 않으려고 감옥행을 선택한 뉴욕 타임스의 주디 밀러 사례까지 함께 생각해 보았는데, 일단 나꼼수 '관계자'(주진우인가요?)가 박검사를 직접 취재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주-박의 관계가 취재원 보호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들풀)
당사자 '을녀'의 주장 (가명. 여성) : 블로거 갑돌이 7개월 동안 나를 스토킹하고, 괴롭혔다.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조사를 끝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다.* 알림 : 위 '갑돌' '을녀'의 주장이 담긴 글 링크는 의도적으로 생략. 사실확인이 어렵고, 극단적 주장만 있어서..;;
당사자 '갑돌'의 주장 (가명. 남성) : 블로거 을녀가 먼저 나에게 접근했다. 내가 '다음 뷰'에서 잘 나가는 블로거인 걸 알고, 글을 대필해달라고 요구해 나는 60여개의 글을 대필해줬다. 지금 을녀의 행동은 너무 뻔뻔하다. 맞고소하겠다.
문의자 '이웃사촌'의 입장 (가명) : "......" 이런 사건이 있다. '다음(Daum)'은 이 분쟁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하다. 민노씨는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하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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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올블...
올블 덕분에 드라코 님을 다시 뵙네요.
자주 뵙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
저 역시 안녕 올블...기념품도 많이 받았던 기억이...ㅎㅎㅎ
올블 덕분에 설치형 블로그를 시작했었는데...아쉽네요~
그러게요. : )
저도 올블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블로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너무 일찍, 너무 성급하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게 되었네요...
이글인가요? 폭풍같은 눈물의 감동적인 포스팅이.. 전 올블세대는 아니어서 감흥이 덜한건지 모르지만, 프론티어가 수익모델을 못찾아 이리저리 치이다 서비스 접는 모습을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아픔이 느껴지네요. 잡스 리턴 전의 애플을 보는 느낌이랄까..
블로그주의자는 (부정적인 의미로) 블로기스트라고 불러도 되겠군요. 이를테면 파시스트 같은 느낌으로. 민노씬 블로그의 파워(블로거, 포스팅수)를 떨어트리는 요소들에 대해 적개감을 표현해왔으니까요.
물론 스스로 그것이 대세를 거스르고, 대세를 따르는 무리를 나쁜자로 취급하는 면이 있지만, 그런점을 스스로 즐기고 있는 거겠죠. 아마 저의 이 댓글에 기분 좋아지셨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구요..
뭐, 슬픔의 대상이되든, 누군가 잡스처럼 나타나 블로그를 일으키건, 현재 블로그의 위상은 떨어지는 건 사실이죠. 뭔소리를 이리 끄적이고 있는지.. 폰으로 쓰니까 (위글을 읽기가 수월치 않아서 문맥이 없는 잡담이 되버리네요. 여튼 잘 사셈.
1. 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감성의 적신호!
2. 저는 적개감을 표한 것이 아니라,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했을 뿐입니다!! (아주 억울하구먼요...ㅎㅎ)
3. "누군가 잡스처럼 나타나 블로그를 일으키"... 이 구절 아주 좋은데요? 세어필 님도 다시 일으키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