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법안

2007/01/17 13:03
복지부의 (소위) '파스 법안'
- 휴머니즘적 보도의 맹점과 그 이면.


[관련글]
땡글아빠, 무상 의료혜택만이 능사일까?
| 낙서장  2007/01/15 18:25




위 '파스 법안'은 '의료급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다.
그 입법취지는 '의료급여 재정절감'을 위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땡글아버님의 글과 관련 링크들(한겨레의 사설과 관련기사)을 읽으니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항상 모호한 경계에 선 문제들이 존재한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감상적 휴머니즘에 치우친 비판은, 물론 그 즉시의 카타르시스는 있지만, 결과적으론 그 문제에 관여하는 전체에게 손해로 돌아간다(물론 나는 이 사안에 대해 확고하게 정립된 입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한겨레 사설과 김양중 기자의 글은 '소수자'를 옹호하고, 개선입법의 잘못된 지점들을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적극적인 대안에 대해선 무심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도 선정주의' 혐의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양중 기자의 글에 수사처럼 인용된 시민단체와 그 주장들은 정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다만 그것은 너무 일방적이고, 감상적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를 비롯한 의료·빈곤 단체와 종교·인권·여성·노동 분야 시민사회단체 등 27개 단체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료급여 대책은 엉터리 ‘오남용 통계’를 바탕으로 입안된 것”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또 “가난한 이들의 치료권을 박탈하는 반인권적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사회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정부 의료급여 정책…빈곤층 ‘병원 문턱’만 높였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183666.html




그 주장이 신뢰를 얻으려면, 반대쪽의 주장이나 근거들에도 관심을 갖아야 하고, 또 그 대안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더불어 수반되어야 한다. 그 고민을 땡글아버님의 글에서 본다.


땡글아버님의 견해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전체 빈곤층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안은 제한된 재원을 가지고 (무상의료혜택을 남용하는) 극히 일부 빈곤층보다는 전체 빈곤층을 위해 최대한의 효율적 운용을 고민한 흔적" 
(무상 의료혜택만이 능사일까? 중에서)


2) 기사의 사례로 등장하는 '특수한 경우'에 대한 대처는 좀더 특수한 법안을 마련하여 대처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일부 의료보호환자들의 경우, 무료이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파스를 남용하는 경우가 매우 자주 있다하니, 그 파스가 꼭 필요한 소외환자가 존재한다면 이들을 위한 특수정책을 제안함이 옳은 것 ... 중략 ... 차라리 특수성의 원칙을 적용하여, 보호환자를 세분화시켜 보호의 수준을 좀 더 세분화시키는 것(예를 들어, 보호1A, 보호1B)을 대안으로 .. 후략.. "
(무상 의료혜택만이 능사일까? 중에서 )




3) 극단적인 사례를 통해 정책(개선입법)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은 '선정적 저널리즘'의 혐의가 있다.

4) (이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부' 의료계의 반발은 당장의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기주의'에의 혐의가 짙다. 즉, 무절제한 '의료 쇼핑'(쉽게 말해서 파스사용이 많으면 많을수록)는 의료계에는 이익이다.


"극단적 자본주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의료계 입장에서는 의료보호환자들의 무제한적 의료혜택의 결과로서 얻어지던 수입이 많은 부분 줄어들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의료계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무상 의료혜택만이 능사일까? 중에서)





감상적 휴머니즘으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의 모순은 그다지 많지 않다.



p.s.
1. 물론 나는 김양중 기자의 마음만은 가득하다고 믿고 싶다. 그는 한겨레의 금속노조 광고 거절 사건을 -명시적으로- 비판한 한겨레 내부 성원들 중 한 명이다.

2. 위 땡글아버님의 글은 '필넷블로그', 즉 한겨레 블로그의 글인데, 한겨레 기사에 대해 비판적인 글이 '온라인 기사화'된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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