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블로그에서 '파워 트위터'(이게 도대체 뭔가?)를 분류(씩이나) 하는 글을 읽었다. 나는 이런 글이 싫다. 직관적으로 거부감이 우선 생긴다. 그 이유를 좀더 생각해보면 인간의 가장 유치한 속물근성인 덧없는 인정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그렇고, 이게 무슨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객관적 표준에 의거한 것도 전혀 아니며(내 제한된 체험치 안에선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이게 선입견일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인정... 블로그얌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과거에 형성된 부정적 인상이 떠올려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쓸데없는 줄세우기 같아서다.

그렇지만 항상 강조하듯 우리는, 누구보다 나는, 속물이고, 이런 줄세우기, 분류가 갖는 효용들이 없으리란 법도 없다. 아니 우리는 모두 속물이라서 이런 순위놀음, 줄세우기는 언제나 항상 강력하다. 더불어 각 영역별(정말 그런게 실제한다면) 트위터들을 효과적으로 묶어내고, 그들간의 끼리끼리즘을 좀더 의미있는 네트워크의 재료로 (그들에게) 부여하고, '관객'들에게는 정말 영향력있고, 유익한 트위터를 소개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웹에서 최소한의 존중을 표할 수 있는 권위는 점점 더 사라져간다고 느낀다. 점점 더 실망스럽다. 물론 스스로에게 가장 실망스럽지만. 나는 웹이 만들어가는 의미의 풍경들은 기본적으로 권위 저항적 속성을 갖는, 그러니 끊임없는 비판과 도전 속에서 성찰과 반성이 자연스럽게 이끌려져 나오는 그런 '관계적 권위'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쉽게 말해 인기영합이나 줄세우기가 아니라, 최소한 내용 그 자체로 인정받는 대중적인 친화력과 부족하더라도 진심이 통하는 '순진한'(순수한이란 표현은 자제하자) 공동체적 맹아를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순진했던건지, 아니면 내가 게을렀던건지.. 아무래도 둘 모두였겠지만, 점점 더 기성 오프라인의 권위가 아무런 의심없이 웹으로 이식되고(물론 웹 그 자체에 바탕한 활동들도 점점 더 진입장벽이 높은 폐쇄적 질서와 권위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느낀다), 거기에 줄세우기라는 속물근성의 강력한 코드가 심어진다. 그리고 이런 유치찬란한 우리들의 노예근성은 트위터라는 새로운 별천지에서 암처럼 자라난다.

추.
트위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개개 트위터를 고립적인 개별체로 생각해서 파워 트위터니 뭐니 불러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개별 트위터 단위의 무슨 의미있는 권위(그러니 무슨 파워, 권력)가 생겨날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 아니다.  혹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점점 더 전적으로 상업적인(이게 무조건 나쁘다는게 아니라) 전략게임의 가장 유치한 호들갑에 속한 부분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블로그얌이 제공하는 객관적인 자료...그런게 실제로 있는건지, 정말 의미있는 원리와 표준 설정이 가능한건지, 편견에 따른 부정적인 기억은 차치하고, 몹시 궁금하다. 진심이다. 아, 물론 가장 궁금한 건 어떤 트위터가 '파워 트위터'인지에 관한 것이다. 그건 도대체 어떤 트위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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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9개 분야별 파워 트위터리안 리스트 정리

    Tracked from Interactive Dialogue and PR 2.0 2009/10/12 18:07 del.

    오늘은 트위터 관련 흥미로운 포스트 하나 간단하게 진행할까 합니다. 몇주전 에델만 뉴욕 오피스로부터 한국 내 트위터 활용 현황에 대한 자료 조사 요청이 왔는데요. 한국에서 트위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계정들을 Celebrities(actors, athletes, etc), Media/Journalists, Brands, NGOs, Politicians, CEOs, Health Commentators, Technology commentrators, S...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섹시고니 2009/10/09 03:34

    쿡쿡. 오랜 만에 들렀네요. ㅎ / 저도 그 글을 봤습니다. 기존의 온라인에서의 네임밸류에 기반한 기계적인 분류처럼 보였습니다만.... 카테고리는 더 이상하더군요. ㅎㅎ

    덧) 한번쯤은 뵙고 싶은데, 기회는 항상 멀리 있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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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40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이상은) ㅎㅎ.
      이상은씨 노래가 생각났다능..
      물론 아직 뵙지는 못했지만..

  2. capcold 2009/10/09 04:33

    !@#... Q. 궁금한 건 어떤 트위터가 '파워 트위터'인지에 관한 것이다

    A: 근육에 대해서만 쓰는 트위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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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42

      ㅎㅎㅎ.
      캡콜님께서도 글 하나 써주시지요? : )

  3. 시퍼렁어 2009/10/09 05:34

    블로거들 사이에서 무슨일이 있나봐요 트위터내에선 그런 움직임은 안보이는데... (아 내가 팔로잉이 적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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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43

      별 일 없었습니다.
      이게 블로깅의 일상인거죠. : )

  4. 언캐니 2009/10/09 09:11

    하루에 100개씩 트윗을 날려도 unfollow당하지 않는 트위터가 파워트위터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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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43

      오, 그렇군요! ㅎㅎ

  5. SadGagman 2009/10/09 10:08

    그런가요? 오히려 다른 어떤 매체보다 트위터야말로 파워트위터(? 트위터러? 트위터리언? 트위티즌? ^^;;;)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느껴지는데요...
    예를들어 오늘같은 날 팔로워(? 팔로어? 추종자?) 50명이 조금 넘는 제가 트위터에 "트위터 용어를 한글화 합시다!" 외치는 것과 팔로워가 4만7천명을 넘는 김연아가 같은 주장을 하는 경우, 그 영향력은 너무나 명확하게 차이가 나지요.
    팔로워가 많은데는 많은 이유가 있는 것이고 팔로워가 많다는 것은 해당 트위터의 트윗 메시지를 읽을만하다고 팔로워가 판단했기 때문이고 이는 곧 해당 트위터에 어느정도의 신뢰를 갖고있다는 면에서 팔로워 수는 곧 해당 트위터의 공신력 내지 영향력과 비례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파워트위터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구요 또 필요하다고 생각도 합니다.
    한편 트위터는 그 속성상 (메시지의 단문성) 트윗 컨텐츠 자체로 권위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너무 분명하다고 보여지구요 그렇기때문에 오프라인 내지는 다른 온라인매체에서의 영향력을 트위터에서 지속 증폭시키는 것에 친화적인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일반 네티즌들을 그저 구경꾼으로 만드는 속성이있고 그래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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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52

      말씀하신 관점에서 파워 트위터인(ㅎㅎ)이 없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런 점은 넉넉히 인정하지요.

      1. 트위터의 단문블로깅(북마킹)이 갖는 이슈 확산의 패턴과 그런 유통구조의 변화, 그리고 그런 '쌍방향적인 작용'이 관심의 주된 초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줄세우기' 혹은 '개별 트위터' 그 자체에 무슨 대단한 '파워'라고 할만한 요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점을 '지나친 상업적 관점' 혹은 속물적 관점(마치 연예인 가십류처럼요)에서 너무들 주목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 그런 점은 좀 경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 쓴 글입니다. ㅡ.ㅡ;

      2. 트위터는 말씀처럼 '콘텐츠 소스의 생성'에 관여하는 매체가 아니라, 이를 확산, 보완, 보충하는 작용을 갖는 매체적 성격이 강한데, 이것은 특히나 모바일 기제들과 연계해 대단히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의 혁신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일종의 한계랄까, 혹은 역할분담(?)이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은 좋지 않겠나 싶어요. 트위터 자체에 무슨 대단한 콘텐츠 생성작용이 있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말씀하신 '배우/관객'의 이분법적 위계가 수직적으로 관성화하는 경향이 트위터로 강화된다면... 이는 무척 안타깝고,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점에 대해선 비판적인 고찰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6. clotho 2009/10/09 10:59

    저는 글을 안 봤지만 어떤 스토리인지 안봐도 비디오일듯.
    막 무어라 할 말을 잔뜩 지고 간만에(아마 처음?) 댓글 달러 들어왔는데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패수!! 암튼 동감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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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53

      나중에 혹여라도 논평할 것이 계시면 허심탄회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 ^

  7. 써머즈 2009/10/09 18:44

    오프라인 파워가 있는 사람 (회사, 단체 등)가 트위터를 한다.
    => 이 사람 (회사, 단체)은 파워 트위터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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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53

      ....;;;;
      (요즘 써머즈님 정말 냉소적이라능..ㅎㅎ)

  8. meson 2009/10/10 02:40

    잠시의 일탈 아닐까 생각합니다. 몇가지 긍정적인 점은, 궁금한 것이 있을 때나, 독백을 하고 싶을 때, 몇 자 끄적일 수가 있다. 여러 사람과 공유하다보니, 쏠쏠한 사이트 정보를 공유한다. 그냥 심심풀이 커피 카라멜 처럼 가볍게 넋두리를 할 수 있지 않나 싶군요.

    파워블로거란 말은 아마 우리사회가 모든 것을 권력으로 이분해서 생각하는 패러다임 속에 있기 때문에 잠시 나타나는 유행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예전에 90년 대 초반의 이문열의 소설 "김삿갓"처럼, 이렇게 넋두리를 읍조리고 나면, 마음 속에 쌓인 것이 없어져 브로그에 글을 쓰는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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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0 10:57

      말미에 말씀주신 것처럼 '생성'이나 좀더 적극적인 '논평'에 관여하는 콘텐츠 생산의 측면에선 트위터 현상이 블로그계의 일시적인 위축을 가져온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장기화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추.
      심심풀이 커피카라멜이 아니라 심심풀이 땅콩 아닌지요? ^ ^;;
      저한테는 커피캬라멜이 꽤나 중요한 것인데... 심심풀이라고 하셔서 ㅎㅎ

  9. 쥬니캡 2009/10/12 18:07

    민노씨님, 의견 감사드려요. 저희 회사 뉴욕 본사에서 요청사항도 있고, 이번 기회에 분야별 누가 트위터를 잘 활용하고 있나 팀차원에서 궁금하기도 해서 관련 리스트업을 진행했고요. 제목에 파워 트위터라 칭해서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합니다만, 나름 분야별 주요 트위터 사용자들을 파악했다는데 긍정적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는요. ㅎㅎ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 부탁 드리고요. 저 리스트업하다보니 여러가지 타임킬링 잡이라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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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13 21:22

      이런 이런.. 이러시면 제가 너무 송구스럽고요.
      쓰면서도 너무 삐딱하게만 바라보고 있나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쥬니캡님께서 연구자료들을 통해 좀더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갈 수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제가 미쳐 깨닫지 못했던 점들을 일깨워주시길...

      넉넉한 답글 고맙습니다. : )

  10. 비밀방문자 2009/10/15 00:1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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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0/31 12:27

      여러번 읽었던 글인데 정작 답글 남기는 걸 깜박했네요. 지송 ㅡ.ㅡ;
      정말 오랜만입니다...

      오프라인의 유명세가 그대로 이어진 경우에는 그다지 평가할 것 없다고 보는 입장이고요(워낙에 그런 양반들은 일방향적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흥미를 못느끼기도 하고요). 다만 콘텐츠 유통 채널(특히 블로그와 관련해서는 RSS리더나 기존 메타사이트 기능을 대체한다는 점에서)로서의 트위터는 참 대단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님은 물론 아니시겠지만, 저는 그런 질투쟁이랍니다. ㅎㅎㅎ.
      누구나 그런 질투심, 억울함, 투정 부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 않을까요? ^ ^

      앞으로도 종종 대화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오랜만이라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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