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

2008/09/24 17:21
그냥 생각난 김에 짧게.
역시 올블 4주년 기념 포스팅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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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고스피어는 '어제' 라거나,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 라거나...
(문득 Once upon a time in America 혹은 the West가 떠오른다능ㅡ.ㅡ;)
이런 것도 좀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물론 메인탑으로 이걸 하라는 건 아니고.. ㅡ.ㅡ; )
예전에는 무슨 '일년 전 추천글' 이런 것도 볼 수 있었긴 했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에 올라왔던 탭주제(강한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는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 그게 가능하면,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도 찬찬히 훑어볼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올블로서도 그런 올블의 체험치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독자로서도 과거의 이슈들을 다시 되살려 음미할 수 있을테고.

메타(환경)은 '지금 당장'의 이슈에만 목을 메는 경향이 매우, 아주 매우 정말 강하다.
물론 콘텐츠에 접근하는 독자들의 관심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점에서, 그래야 좀더 많은 실질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건 일견 당연하긴 하다.

블로그는 순간 순간 (그야말로) '소비'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각종의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모든 것들이 그야말로 '속도'를 더해가고, 그 순간성과 표피성을 더해간다.
물론 블로그 뿐이겠나, 저널리즘 생산물들도 대개는 마찬가지다.

종종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슈는 그냥 소비되고, 망각되고를 반복한다.
그러니 이슈완결성이라는 차원에서 너무 너무 비생산적인 경향들이 고착화되는 것 같다.
어떤 이슈에 대한 '완결성' 그 이슈에 대해 그토록 떠들었던 그 이유, 그토록 떠들었던 순간들이 지나는 과정들, 그리고 그 이슈가 어떻게 완결되었는지에 대한 검토, 그리고 다소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이제는 '역사'가 된 그 사건들에 대한 의미를 '회고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다. 그렇게 기억을 불러오는 공간, 그 기억을 불러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메타블로그가 나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너무 너무 공감한다.

그리고 마르쿠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번역서의 비문에 가까운 표현은 다소 수정했고, 괄호안의 문장은 임의적인 문맥상 해설 역할이며, 괄호안의 숫자는 해당 번역서의 쪽수를 표시한다)

예술은 가혹한 현실로부터 위축된다. 왜냐하면 예술이 이 고통을 미형식에 접속시키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럼으로써 긴장을 완화시키는 카타르시스에, 기쁨에 접속시키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은 냉혹하게도 이 죄에 빠져있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죄의식과 고통)가 그것(기쁨, 카타르시스에 대한 죄의식)을 불가능하게 만들더라도 말이다. 아우슈비츠가 생존할 수 있는 것을 되풀이하여 회상해야 하는 필요성으로부터 예술을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 만약 이 기억조차 침묵되어야 한다면 '예술의 종말'은 그야말로 오고야 말 것이다. 진정한 예술은 아우슈비츠를 무릅쓰고 그 (고통)에 대항해서라도 이 기억을 보존한다.(59) 

이 기억은 예술이 창조되는 터전이다. 기만과 환상은 유사 이래 현실의 특질이 되어왔다.  그리고 기만은 자본주의사회만의 특징은 아니다. [....] 비극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고, 비극의 신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있다. 기쁨은 슬픔보다는 빠르게 사라진다. [....] 혁명은 삶을 위한 것이지 죽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아마도 예술과 혁명 사이의 가장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60)

예술작품은 기쁨의 순간에 대한 기억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자신의 질서, 즉 저주가 여전히 에로스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경우에도 그 해방된 질서를 현실의 질서와 대립시킬만큼 예술작품은 아름답다. 그것은 실현의 짧은 순간, 끊임없는 활동과 혼란을 저지하는, 즉 삶을 지속하기 위해 행해야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영속적 필요성을 저지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통해, 평화를 통해 나타난다. 아름다움은 해방의 비유적 표현에 속한다. (67)

행복에 대한 약속과 더불어 실패한 목표을 기억 속에 저장함으로써 예술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싸움에 참여할 수 있다. 생산 능력에 대한 물신숭배에 대항하여, 물적 조건에 의한 개인의 노예화에 대항하여, 예술은 모든 혁명의 궁극적인 목적인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표상하게 된다. (71)

모든 고착된 의식은 망각적이다. 예술은 화석화된 세계를 말하게, 노래하게, 춤추게 함으로써 거기에 대항한다. 과거의 고통, 과거의 기쁨을 잊는다는 것은 억압적 현실원리 하에서의 삶(의 에너지)을 축소시킨다. 기억은 고통의 정복과 기쁨의 영원함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다. 기쁨 그 자체는 고통에 의해 가려진다. 냉정하게도 그렇지 않나? (하지만) 역사의 지평선은 열려져 있다. 기억이 변화를 갈망하는 싸움의 동력이 된다면, 이 싸움은 [...] 지금까지 억압당한 하나의 혁명을 위해 수행되리라. (74)

- 허버트 마르쿠제, [미학의 차원], 청하:1983. 중에서

블로그는 우리시대의 가장 집단적인 예술의 한 (가능성의) 행태다(이건 많이 오버겠지만.ㅡ.ㅡ;).
블로그는 적어도,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향하는 그 본질적인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우리의 기억을 붙잡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기억을 통해 기만적인 세상과 싸우고, 또 '지금'을 만들어낸 '어제'와 대화할 수 있다면, 그 때 비로소 블로그는 그 사회적인, 역사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이것도 어째 좀 오버같다..암튼).




* 부록 - 올블툴바 쓰고 사이트 이동하면...

아참, 예전에 포스팅하려다가 깜빡한게 있는데, 올블툴바를 쓰고 다른 글을 보면(올블에서 글을 클릭해서 그 사이트로 넘어가서 올블툴바가 씌어진 채로 글을 보면), 내 컴에서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전체 화면이 상당히 작아진다. ㅡ.ㅡ; 그러니까 이런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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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바를 지우면 원래 모습처럼 이렇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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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capcold : 일독 권장!




* 추.
문득 '레진사건'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건지 궁금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나왔는지 어쩐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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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리카르도님의 추천버튼은 새빨간 거짓말에 대해 드리는 말씀

    Tracked from 감성 일기 2008/09/25 11:42 del.

    허나, 과연 올블로그가 유저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건진 솔직히 좀 의문스럽습니다. 지금 올블로그의 꼴은 이렇습니다. 몇몇의 블로거들, 즉 다독왕이라는 불리는 사람들이 열심히 글을 읽어가면서 추천 버튼눌러주고, 좋은글 발견 왕이라는 이름의 사람들은 추천해줄만한 글들을 찾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글을 읽는게 좋아서, 또는 블로그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건 틀림없는 일임엔 분명합니다. 하지만 올블로그가 ~왕 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거들에게 계급..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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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pay 2008/09/25 02:03

    기억의 절편은... '그때', '그곳'에서 가장 빛을 발하면서, 추억을 미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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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25 05:40

      맞습니다. : )
      물론 제가 그런 시적인 의미로 쓴 것은 아니지만요.. ^ ^;

  2. nooe 2008/09/25 05:07

    이상하네요. 미투북마클릿을 눌러 글을 남기면 트랙백이 붙을 때도 있고 안붙을 때도 있고...?? 여러개가 붙을때도 있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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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25 05:41

      기술적인 오류인 것 같네요. ^ ^;;

  3. 주성치 2008/09/25 10:26

    "2007년 오늘 블로고 스피어에서는.."같은 코너를 만들어서 YTN에선가 하는 오늘의 역사 비슷하게 만들면 재밌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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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25 13:34

      그런 코너도 재밌겠네요.
      그렇게 가볍게 시작해서, 점차로 체계적인 분류와 손쉬운 검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 ^;

  4. Karl 2008/09/25 16:43

    올블로그 개발자 칼이라고 합니다.
    툴바에 대해서 남기신 글을 보고 이렇게 코멘트를 답니다. 민노씨 님께서 사용하시는 브라우저 종류와 버전을 가르쳐주시면
    해당상황을 파악하고 해결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혹시
    파이어 폭스를 사용하시고 계시면 ,
    "상단 메뉴바 >> 도구 >> 크기조정 >> 원래크기 로 설정"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계시다면,
    "상단 메뉴바 >> 보기 >> 텍스트크기 >> 보통" 으로 설정"
    사파리를 사용하고 계시다면,
    "상단 메뉴바 >> 보기 >> 텍스트를 보통 크리로 만들기 로 설정" 해서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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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25 16:56

      저는 주로 FF3을 사용하구요.
      종종 크롬을 쓰기도 합니다.

      설명 고맙습니다. : )
      그런데 정확히 그렇게 하면 올블툴바와 관련한 화면 축소문제가 해결되는 것인지요?

    • Karl 2008/09/25 18:13

      위에 제가 적은 텍스트 크기 조정에 대한 부분은 민노씨님과 같은 상황을 제가 본적이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은 것입니다.
      저도 집에서 FF을 쓰고 있는 데 민노씨님이 말씀 하신 것과 같은 상황을 본적이 없어서 텍스트 크기 조정으로 이 상황이 정확히 해결이 된다고는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조금 난감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민노씨님 글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고 제대로 상황을 파악했나 다시 확인을 해보고 이 상황에 대해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보겠습니다. : )

    • 민노씨 2008/09/25 18:28

      도구 > 설정 > 내용 > 글꼴과 색상 > 크기 > 16

      지금 이렇게 설정되어 있는데요.
      이 접근이 맞나요?

      16에서 더 키우면 본문 글자크기가 너무 커셔져 사이드바가 내려가고요.

      16 > 고급.
      위 설정에서 최소글자크기를 늘리면 작아야 할 글자크기가 너무 커지고..

      아무튼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

  5. Karl 2008/09/26 10:12

    제가 말씀 드린 부분이 처음 메뉴바에서 "도구"가 아니라 "보기" 였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보기" >> "크기조정" >> "원래크기" 입니다. : )

    고급 설정의 폰트 크기는 저도 16 이 맞더군요. 기본값이 16인 것 같습니다. 보기 쪽 폰트 크기도 보통이라면 정상적으로 설정하신 것 같은데 이상하군요. -_-;;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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