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잡배님께서 블로그리뷰 전문 블로그를 만드셨네요.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블로거는 무엇보다 먼저 동료 블로거에 대한 우정어린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블로거는 태생적으로, 그리고 어쩌면 블로그가 태어난 그 순간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처럼, 블로그 리뷰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죠.시정잡배님의 블로그 리뷰에 제 서툰 의견을 더하면... 이렇게 하면 좀더 좋은 블로그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으로 말이죠.


1. 블로그 체험치에 대한 설명.
리뷰 대상이 되는 블로그에 대한 체험치를 본문에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해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는 가장 기초가 되는 설명의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구체적인 체험치 표시는 독자들에게는 해당 리뷰의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저는 기대합니다. 가령 대상 블로그의 글이 100개라면 그 중 50개 정도를 읽었다거나, 혹은 해당 블로그를 접한게 모년 모월 모일인데, 그 이후로는 꾸준히 구독했다거나... 이렇게라도 말이죠.


2. 평가(해당 블로그 장단점) 표준 : 판단근거. 
블로그 전체에 대한 평도 물론 의미가 있겠지요. 다만 그렇게 되면 다소 직관에 치우친 인상비평에 머물 위험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전체로서의 블로그가 아닌 그 블로그의 '장단점'에 대해 서술하실 때에는 가급적 특정 '글'단위로 비평을 가하는 것이 좋지 않을는지요?

가령 제 블로그를 대상으로 써주신 글을 예시로 삼자면( ^ ^; ),
ㄱ. "나는 그가 약간의 스노비즘에 빠져 있다고 본다." 라는 서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ㄴ. 그렇게 판단한 글, 혹은 어떤 구절들을 예시해주시면, 독자에게는 좀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되고, 리뷰 대상이 되는 해당 블로거(이 경우에는 저 자신이겠지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추천과 비추천
해당 블로그리뷰의 대상이 되는 블로그들은 그래도 '가능성'을 평가하시기에 비평작업을 하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그 해당 블로그에 대한 체험치의 구체적인 결과로서, 시정잡배님께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해당블로그들의 글을 말미에 몇 개라도 구체적으로 명시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최고의 글'과 '최악의 글' 뭐 이렇게 말이죠. : ) 그렇게 하면 역시나 위 2.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독자에게는 좀더 명확한 평가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되고, 해당 블로거에게는 앞으로 블로그를 운영함에 있어 큰 참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4. 별점이라는 평가방식에 대해
실은 저는 별점이라는 평가방식에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습니다. 물론 제 영화블로그(거의 반년 가까이 방치상태이긴 하지만요..ㅡ.ㅡ; )에서도 영화 별점을 매깁니다. 좀 세분해서 그렇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요(비전, 내러티브, 비주얼, 대중친화도 등등).  특히 어떤 특정 블로그 전체에 대한 별점이란 너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블로그는 계속해서 변해가는 것이고, 그것은 마치 인간이 날마다 스스로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렇게 살아 숨쉬는, 변화무쌍한, 게다가 이율배반과 모순을 그 스스로 체현하는 온라인 실존의 집인 블로그라면 별점이라는 평가방식에 대해선, 그 대중적인 상징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좀 저어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비평의 구체적인 판단재료들이 모두 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블로그 에 수록된 글들 사이에서도 그 깊이와 무게는 서로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이 손쉽고, 대중적이며, 직관적인 평가표준(그 가혹한 상징성이라니... )이라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그리고 시정잡배님의 블로그 리뷰도 나날이 발전하시길 더불어 기원드립니다. 그래서 언젠가 저도 이런 짧은 글이 아닌 좀더 명확한 근거를 갖는 긴 글로 시정잡배님의 블로그를 리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시정잡배님, 건투를 빕니다.


추.
보잘 것 없는 블로그에 별을 세 개나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ㅎ 지금까지 리뷰한 블로그들 가운데는 가장 낮지만 말이죠. : ) 아참, 시정잡배님의 블로그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추천(믹시) 날리고 계신 '너바나나'님에게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점을 더불어 전합니다. 요즘 다시 블로그 활동을 재개하신 것 같아서 참 반갑더군요. ㅎㅎ


* 관련글
블로그 리뷰어로서의 블로거

* 발아점
시정잡배의 블로그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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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시정잡배의 블로그 평가, 결국 글지랄 인걸까?

    Tracked from 리카르도의 정보 꾸러미 상자 2008/09/03 22:08 del.

    평소와는 다르게 경어체는 생략해서 써봅니다. 민노씨의 블로그에 잠시 들렀다가, 재밋는 포스팅을 봤다. 블로그 별점을 주제로 하는 블로그? 민노씨님은 그 블로그를 반기며, 몇가지 충고를 던지고 있었다. 오호라 이런 블로그도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은 설레였다. 우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링크를 찾아 클릭해봤다. 딸깍 하고 화면이 열리는순간, 깔끔한 스킨이 인상적이었다. 회색 바탕에 하늘색의 스킨이 은은하게 퍼져있는 그의 블로그..

  2. Subject : 민노씨의 조언에 부쳐

    Tracked from 시정잡배의 블로그 별점 2008/09/04 22:11 del.

    요즘 집에 들어오기가 힘들어 포스팅이 힘들었습니다. 그 동안 리카르도님과 민노씨께서 조언과 비판을 남겨 주셨네요. 먼저 민노씨의 조언과 비판에 답을 하고자 합니다. 1. 블로그에 대한 체험치 - 이 부분을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블로그에 대해서만 포스팅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 리더기에 등록된 RSS는 약 150개 내외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장기간 구독한 블로그들이죠. 여기서 다룰 블로그는 최소한 3개월 꾸준히 구..

  3. Subject : 리카르도님의 비판에 부쳐

    Tracked from 시정잡배의 블로그 별점 2008/09/04 22:17 del.

    그간 민노씨 뿐 아니라 리카르도님도 이 블로그에 대해 글을 남겼습니다. 민노씨의 글을 '조언'으로, 리카르도님의 글을 '비판'으로 표현한 데서 알 수 있듯 민노씨의 글이 대단히 고맙고 힘이 되었다면 리카르도님의 글은 조금 무섭고 약간의 불쾌감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글 역시 상당히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음을 몸소 느끼게 됨은 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게 많은 생각을 던져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민노씨에 이어 리카르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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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타 2008/09/03 06:35

    헤에... 블로그 별점이라... 재미있군요...
    ... 제 블로그는 별 하나도 힘들듯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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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06:48

      겸손이 과하십니다. ㅎ

      별점이란 그저 별점일 뿐이죠.
      그리고 모든 비평이 권위를 그대로 부여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비평은 무엇보다 더더욱 다시 비평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시정잡배님과 같은 적극적인 블로그 리뷰어들께서 좀더 많아지시길 바라는 마음이고, 누구보다 격려를 드리고, 부족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이지만요. : )

  2. 댕글댕글파파 2008/09/03 10:13

    어느 정도 객관성이 부여가 된다면 상당히 재밌는 블로그가 될 것 같네요. 요즘 민노씨덕분에 rss에 추가하는 블로그가 하나 둘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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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22:32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네요.
      그 '객관성'이라는 것이 그저 부여되는 것은 아니고, 그 비평에 대한 비평을 다시 견뎌낸 뒤에야 부여될 수 있는 것이라서 말이죠. 그러니 흔히 쓰는 표현을 빌자면, '사상시장의 경쟁메카니즘'을 견뎌낸 것이어야 하죠.

      그런 차원에서라도 비평은 거듭 다시 비평되어야 하고, 그 비평들은 무한으로 순환하면서, 그저 '대화'의 풍경 속에 존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 )

  3. Raylene 2008/09/03 11:17

    이 블로그에 포스팅된다면 엄청 기쁠 것 같아요. 별점 문제는 뒤로 해놓는다고 쳐도 말이죠.
    포스팅을 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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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22:33

      레일린님 블로그는 언젠가 제가 꼭 리뷰를 작성해보고 싶네요. : )
      물론 제가 그럴만한 안목과 식견을 가졌는지는 의문이지만요. ^ ^;

  4. 점프컷 2008/09/03 11:54

    제 블로그에 추천 블로그라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여기가 너무 썰렁해서 추천할만한 블로그 찾다가 눈에 딱 띄인게, 시정잡배님의 블로그 였습니다. 그래서 포스팅을 할려고 글을 적고 있는 도중에... 이글을 봤네요.

    안그래도 포스팅이 마무리가 안되고 있는데...이글을 읽으니...좀더 생각할게 많아져서...더 마무리가 안될거 같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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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22:34

      점프컷님의 관련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죠.
      짬 나시면 하나 써주시죠? ^ ^

  5. SuJae 2008/09/03 12:18

    오랫만에 와서 좋은 블로그 하나 얻어 갑니다 :)
    앞으로 쭉~ 기대가 되는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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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22:35

      와우, 정말 천만년 만에 와주셨군요. ㅎㅎ
      안부라도 전하면서 지냈어야 하는건데 말이죠. : )

  6. 궁극의 힘 2008/09/03 14:46

    그 블로그에서 일방적으로 평가를 내리면 막상 당사자로써는 굉장히 기분나쁠수도 있을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블로거가 일방적으로 평가를 내리지 말고, 보는 이도 평가할수있게 별점을 제공한다면 괜찮을것 같습니다(제 블로그처럼요)
    여러명이 클릭해서 평균적으로 별점 평가점수를 매기면, 당사자가 보고나서 화도 안날테고 많은 도움을 받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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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3 22:38

      그 비판이 근거가 있고, 또 애정을 담은 것이라면 오히려 기쁘지 않을는지요?
      그리고 어떤 비평 하나가 어떤 비평대상이 되는 블로그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고, 그 비평은 그저 또 하나의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해석'들' 가운데 좀더 의미있는 해석들이 살아 남아서 권위를 갖게 되겠죠. : )

  7. 이스트라 2008/09/04 00:42

    와..정말 좋네요..^^
    특히이누잇님에 대한 글은..정말 깊이가 팍팍..느껴지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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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4 18:33

      역시나 사람마다의 해석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리카르도님께서는 굉장히 비판적으로 다시 비평을 하셨더만요.
      http://infobox.tistory.com/633

      물론 표현이 다소 과하신 것 같기는 합니다만...
      비평이 다시 비평되어야 하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8. 이정일 2008/09/04 15:30

    민노씨가 받은 별 갯수때문에 그런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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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4 18:34

      질문하신 취지가 정확히... 파악이 안되서리.. ^ ^;;
      적어서(혹은 많아서) 비판적으로(혹은 우호적으로) 썼다는 취지신가요?

    • 이정일 2008/09/04 23:48

      "실은 저는 별점이라는 평가방식에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습니다. "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글을 서두르며 쓰느라 빼먹었습니다.
      저도 별점주는 시스템에 대해선 좀 너그럽지 못한 편이거든요.

    • 민노씨 2008/09/05 01:15

      아항 그런 의미셨군요. :)
      저도 별점에 대해선 호의적이진 않지만, 대중적인 상징성의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없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 ^;

  9. isanghee 2008/09/05 01:11

    흠.. 갑자기 레스토랑에 별점을 주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번 깨닫게 되는군요..^^
    2번 판단근거와 더불어 평가자의 성향(http://isanghee.com/106) 같은 것도 미리 언급해 놓는다면
    글을 보는 사람이 평가자의 평가를 좀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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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9/05 01:37

      앗, 정말 오랜만이네요. : )
      정말 정말 반갑습니다.

      isanghee님 논평에 답글을 달다가...
      이너무 컴이 제정신이 아니라서요...

      암튼, 평가자의 성향을 알 수 있다면 독자로서는 매우 유용한 판단재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평가자 성향을 스스로 규정하는 것도 꽤 어렵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요.. ^ ^;

      http://isanghee.com/106

      괄호에 붙어서 클릭이 안되서리.. 여기에도.. ^ ^

  10. 너바나나 2008/09/05 01:13

    민노씨께서 소개해주신 글 잘 읽었구만요. 별점이라든지 분석적인 접근으로써 비판등은 일리가 있다고 보구만요.
    근디 개인적인 호불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개인적인 감정까지 넣어서 뒤죽박죽 까니 썩 유쾌한 비평은 아니군요.


    =>하지만 블로그 상단엔 자신의 이름을 너무 크게 펼쳐서 오히려 뭔가 허전해보이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크고 하얀 그의 이름은 폰트자체부터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 너무 투박했다. 아름답게 펼쳐진 그의 블로그, 거기에 존재하는 어정쩡한 디자인의 그의 이름. 약간의 어설픔이 존재할수 있으니, 너그러히 용서해달라는걸까? 아니면 자신은 그저 시정잡배일 뿐이니 신경 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그래서 그는 투박한 폰트의 글씨로 자신의 이름을 커다랗게 던지며, 사람들에게 관용을 구걸하는 동시에, 내멋대로 해보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너무나 가학적이지않은가?


    이런 대목은 대체 어케 받아드려야할지 난감할 따름이군요. 저 스킨은 태터스킨자료실에서 공유되는 스킨으로 그냥 가져다 쓴 거인디 대체 뭐가 이리 거창한지 모르겠군요. 글지랄이라도 했는데 이런 거야 말로 글지랄같군요.
    대체 이런 것을 어케 저런 상상력의 나래를 펴고 까는지 알 수가 없군요. 그리고 독창적인 글을 쓰는 블로그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군요. 그렇다고 그게 아닌 것은 다 쓰레기로 취급 받아야하는지? 아마 시정잡배님의 시도를 악의적인 시도라 규정하기 전에는 이렇게 험한 글은 안 나올 듯싶구만요. 여튼 실행착오는 겪어도 이런 색다른 시도로 다른 블로그에도 영감을 주어 잼난 일이 일어나길 기대했는디 힘들게 된 듯싶구만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9/05 01:40

      저도 대동소이한 느낌입니다.

      특히 지적해주신 것처럼 초반부에 스킨 디자인에 관해서 언급한 부분은 정말 불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이고(이건 그렇다고 치고), 감정적인 수사를 과도하게 사용하신 점은 깊은 아쉬움입니다.


      추... ^ ^;
      너바나나님 고정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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