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좀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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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의 꿈"을 확인하기 위해선

13만 2천원
9만 9천원
7만 7천원이 기본으로 필요하시단다.

즐겨 찾는 블로그에 갔다가 폴 포츠 내한 공연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폴 포츠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굉장히 가슴 뭉클했던 사람의 한 명으로서 공연 기획자와 관련업자들의 놀랄만한 '상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상상력에 일단 '훠큐~!' 한방 날려주고 싶은 기분이다.

물론 폴 포츠 신드롬 자체가 일종의 연예 산업 메카니즘의 오래된, 정말 지겹게 반복적으로 울궈먹는 '신화'인 '신데렐라 컴플렉스' 에 기반하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겠다. "영국판 'American Idol' 프로그램인 'British Got Talents'을 통해 휴대폰 외판원에서 성악가로 거듭난"(해당글 중) 폴 포츠도 이런 전형적인 사례에 불과하고, 해당 영국 프로그램도 이런 '신데렐라'들을 의도적으로 띄우고, 상품으로 가공하기 위한 일종의 '연예 공장' 시스템에 불과하기는 하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소시민의 꿈"이라고 홍보 표어를 만들어내면서, 13만 2천원을 요구하는 그 돌머리 기획에는 전혀 공감되지도 않을 뿐더러, 폴 포츠의 감동을 '즐기는' 방식은 '대강당'이 아니라, 유투브로도 나는 이미 충분하다(동영상은 귀찮아서 올리지 않는다. ㅡㅡ;).

폴포츠의 공연비가 이렇게 비싸게 된 건 좀 의외네요. 그를 빛나게 했던 어떤 요소들과는 굉장히 동떨어진 듯해서요. 당연히 이건 그의 탓이 아니라 국내 시스템의 문제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감동은 이렇게 작은 유투브 창 안에서도 전해져오네요.

- 가즈랑 , '폴 포츠 공연이 13만원이라니..."에 대한 댓글 중에서


물론 '소시민의 꿈'을 확인하는 '적절한 가격'이 있다면 좀더 투자할 생각 없지 않지만...
13만원 내라구?
공연기획자 및 관련업자들, 즐~!



* 논평 보충
공연이든 제품이든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들이 합리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요. 상품을 합리적인 값에 팔지 않는다는 건 비합리적인 상품을 사기 때문일텐데, 요즘들어 이런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이나 지양적 소비 행태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 칫솔



* 발아점
폴 포츠 공연이 13만원이라니...(펄)  : 관련 유튜브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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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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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2008/02/17 22:31

    근데 생각해보니 13만2천원이면 원래 12만원에 부가세 포함이네요. 기획사도 불쌍하니 12만원이라고 해도 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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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7 22:44

      하기는 왜 천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했을까 이상했는데..
      그런 이유였군요. ㅡ.ㅡ;

  2. 엔디 2008/02/17 22:56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소린 들었는데, 요샌 탱자가 태평양이나 인도양을 건너면 황금귤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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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7 23:08

      그러게요. ㅎㅎ
      그나저나 어제는 인터뷰하느라 정말 노고가 크셨습니다. : )

  3. nova 2008/02/17 23:14

    얼마 전에 TV에서 폴포츠 이야기를 다룬 프로를 본 기억이 나네요.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는데 TV 자선쇼에 폴포츠가 등장하더군요. 그가 등장한 시간대에 모금액이 엄청나게 올라갔다는 이야기로 한 꼭지가 마무리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것이, 폴포츠가 사람들에게서 끌어낼 수 있는 것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13만원의 돈은 아닐 것 같네요. 공연 기획을 잘 하지 않으면 폴포츠가 한국에 와서 욕 꽤나 먹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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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7 23:19

      폴 포츠의 공연이라면 좀더 서민친화적인 기획이 그 '내용'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대강당' 류의 획일적인, 밍밍한, 게다가 따분하기 그지 없는 '기획'은 아무런 매력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4. isanghee 2008/02/17 23:33

    폴 포츠의 감동을 '즐기는' 방식은 '대강당'이 아니라, 유투브로도 나는 이미 충분하다
    에 미투...!!

    천상의 목소리보다는 신이 내린 목소리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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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7 23:42

      공감해주시니 반갑습니다.
      그런데 '신이 내린 목소리'라 함은 조수미씨를 말씀하시는건가요?
      아니면 얼마전 타계한 파바로티를 말씀하시는건지요? (궁금)

  5. 칫솔 2008/02/18 00:19

    공연이든 제품이든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들이 합리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요. 상품을 합리적인 값에 팔지 않는다는 건 비합리적인 상품을 사기 때문일텐데, 요즘들어 이런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이나 지양적 소비 행태가 오히려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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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7 23:44

      매우 중요하고, 또 인상적인 지적이시네요.
      본문에 반영하겠습니다.
      해도 되겠죠? : )

  6. 민노씨 2008/02/17 23:50

    * 칫솔님 논평 본문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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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가즈랑 2008/02/18 00:14

    자세히 보니 기획자들 자신이 제일 원하는 것은 가장 작은 글씨로 적어 놓고, 별 관심없는 건 제일 크게 써논 듯 싶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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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8 00:23

      ㅎㅎㅎ
      정말 그러네요. : )

  8. astraea 2008/02/18 00:56

    그닥 좋지도 않은.. 이대 대강당이란걸 감안했을때
    더더욱 이해 불가인 가격이네요ㅡ_ㅡ;;;
    이대 대강당 제일 안 좋은 좌석이 7만원이라면.. 말 그대로 도둑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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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8 01:07

      저는 이대강당을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astraea님 말씀을 들어보니 그다지 좋은 시설은 아닌가 보네요.
      5월 봄날에 하는 공연인데, 기업 쪽 스폰을 받아서 좀 열린 공간에서 가령 야외 공연장(대학들의 야천극장이라던가..)에서 '시민친화적인 공연'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9. comodo 2008/02/18 03:52

    물론 저런 가격들을 폴포츠가 직접 책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본인의 공연이니까 조금만 더 신경쓰면 어렵지 않은 일일텐데 참 아쉽네요, 기획하는 업체 측에서라도 조금만 더 멀리볼줄 알면 좋으련만 당장 요번 공연에 얼마를 벌어들일수 있을까에만 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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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2/18 10:31

      내부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아무튼 폴 포츠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기획사의 근시안이 너무도 실망스럽네요...

  10. cansmile 2008/02/19 19:12

    어떤 블로거가 가끔씩 써 먹는 표현을 써먹자면요,
    저 기획자는 우리랑 다른 definition을 가지고 있는거죠.
    소시민 12만원이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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