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님과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최근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영어 교육 정책'에 대해 교육학을 전공하시는 제 지인을 초대해서 인터뷰를 할까 싶은데요. 아래는 제 예상질문지와 제 답변(^ ^;;)입니다.

관련 팟캐스트 링크는 올라오는 대로 보충할까 싶습니다.
아래 질문에 대한 블로거 여러분, 독자여러분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실제 진행될 팟캐스트와 아래 예상질문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아래 질문들은 그저 초안의 의미만 있을 뿐입니다.



0. 일단 이명박정권에서 추진될, 인수위에서 밝힌 영어교육 정책의 개요을 청취자께 알려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제가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ㄱ. 영어 몰입교육(다른 교과도 영어로 가르친다는)과 영어 잘하면 군대가지 않아도 된다는 '영어교육요원'에 대한 인수위 발표는 여론의 역풍으로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ㄴ. 언론에 따르면 오늘 오전 인수위 공청회('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방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거시적인 정책을 발표한다고 하네요.

- 2013년까지 영어전용교사(TEE. 티칭 잉글리쉬 인 잉글리쉬) 2만 3천명 신규채용
-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5년간 4조원 투입
- 영어 잘하는 대학생과 주부 등 '영어전용 보조교사'로 적극 활용
- 2010년 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영어수업시간을 현행 1, 2시간에서 주당 3시간으로 확대
-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 도입 : 2013 듣기, 읽기 영역, 2015년부터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네 영역 모두 시험볼 방침.

참고.
오늘 공청회에는 진보적 성향의 교육단체들은 참여가 배제되어 "그들만의 영어공청회"(한겨레)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는 초대되지 않았고, 방청객 역시 20여명으로 한정해서 참관도 제한하고 있다고 하네요.

덧. 공청회 후 관련 기사. 

이경숙 "프렌들리? 후렌들리! 오렌지? 오뤤지!" (프레시안)


2. 인수위 위원장 이경숙씨의 개인적인 철학이 이번 영어교육 정책 발표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구요. 특히 총장으로 있는 숙명여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TESOL'을 도입한 장본인이 이경숙 위원장이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은 이경숙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유도하는 질문이라서 폐기.


1. 2006년 교육부가 전국 초중교 영어담당교사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1만 6천여명(16171명), 전체 영어교사(3만 3천)의 절반 정도가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여기에 2013년까지 2만 3천의 영어전용교사가 충원될 계획이라고 하니 결국은 약 4만 여명이 영어전용교사가 초중교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인력 충원 수단으로서 'TESOL 과정을 이수한 학부모를 영어 교육에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는데요.
교육학을 연구하고 여성학에 관심이 많은 분으로서 이런 학부모가 영어교사로서 교육계에 진출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육의 문제는 좀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의 사회 진출도 좋습니다만, 이런 방식으로 성급하게 결정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 영어공교육을 강화하면 이명박 정권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공교육이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진중권씨는 모 방송에서 사교육시장은 공교육에 대한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형성된 시장이라서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던데요.

대체는 쥐뿔.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훨씬 더 커질 겁니다.


3. 국제화시대에 물론 영어는 유용한 도구라는 점을 저 역시 인정합니다만, 정말 이렇게까지 모든 국민이 영어광풍에 빠져들어야 할만큼 영어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는것인지 저로선 의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영어를 잘하면야 좋겠지만, 교육정책의 효율성 차원에서 모든 학생들이 모두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정책목표는 오히려 비효율적이지 않나 싶네요.


4. 이명박 정권 영어교육의 구체적인 목표가 저로선 모호합니다. 오히려 영어 교육 및 번역 등의 전문가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양성해서 유용한 영어콘텐츠에 대한 번역작업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그런 질높은 영어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식이 저 개인적으론 더 효율적일 수 있지 않나 싶은데요. 교수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생략.


5. 영어 몰입교육 혹은 영어 공교육강화 정도가 아니라 저는 이 정도면 영어 몰입교, 그러니까 종교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영어에의 몰입을 강요하는 정책이 사회, 문화적으로 부작용을 가져오지는 않을는지 염려가 됩니다. 특히나 각종의 지상파에서도 무분별한 영어에 대한 숭배가 공공연히 방영되고 있는데, 가령 예능프로그램에서 괜히 영어식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도 많구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략.


6. 중학교에 다니는 자제분이 계신것으로 아는데요. 영어성적은 좋은지요? ^ ^; 자녀 영어교육과 관련해서 따로 준비중이시거나, 혹은 사교육을 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생략.


7. 교육학을 전공하고 계신 주변 지인들께서는 이번 인수위 영어교육정책에 대해 뭐라고들 하던가요?

생략


8. 영어로 다른 과목을 배우면 집중도가 향상한다는 조선일보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노바님의 글 참조.


9.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계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면 재검토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인가요? : )


* 이 글은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대운하 판다고 다 굴삭기 자격증 딸 필요없잖아요" -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 인터뷰
(인터뷰 소개글)
이 글에 바탕해서 실제로 진행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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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101. 테솔 자격증만 따면 영어전문교사 할 수 있다?

    Tracked from sentimentalist 2008/01/31 14:57 del.

    영어전문교사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교 총장이라는 인수위원장과 기타 인수위 위원들의 비뚤어지고 잘못된 가치관으로 인하여 공교육의 정상화가 아니라 공교육 (특히 영어교육)이 완전히 망가져 버리기 직전에 있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서있는 테솔이란 어떤 과정일까? 개인적인 상황을 엮어 설명해 보자면 교육대학원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NoPD의 집사람이 " 영어 교습법에 대한 학습 및 스킬업 "을 위하여 수료한 과정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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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점프컷 2008/01/30 11:31

    대체는 쥐뿔..ㅎㅎ

    3살짜리 애기 키우고 있는데 벌써 영어유치원 알아봤습니다.^^; 이나라가 영어에 미쳐돌아가는데 우리애만 뒤처지게 할 수 없죠. 저 뿐만 아니라 어떤 부모든 같은 마음일겁니다.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하면 그냥 아무 준비없이 학교가면 영어잘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까요?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애기 엄마는 애기 6살 정도에 자기가 필리핀에 1년 정도 데리고 가서 영어 공부하고 오겠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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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1/30 12:48

      ㅎㅎ
      결혼하셨군요!
      왜 미리 미혼이라고 단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

      이런 식의 정책이 정말 강행된다면 온 국민들을 영어몰입교 신도로 만들어버리지 않을까 두렵네요. 더 커다란, 더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사교육의 늪으로 국민들을 빠뜨릴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ㅡㅡ;

      이번엔 점프컷님 덕분에 무플 면하네요. : )

  2. 선인장 2008/01/30 20:38

    하나하나 뜯어보고 반론해야 할 정도의 일인지도 사실 의심스럽습니다.
    저도 학부 수업 듣는 동안 강제로 영어 강의를 들어야 해서 전공과 교양 과목들을 몇 과목 영어로 들어보았지만, 효과가 정말 0 였단 말이죠. 저는 나름대로 영어를 잘 하는 편(..자랑할 수준은 결코 아닙니다)이라 수업을 따라가는게 마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만, 이해하는 속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가 아닌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의 목적이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영어 수업 자체를 더 많이 듣게 했으면 좋겠달까요. 아, 정말 교수님도 수업하기 힘들어 하시고, 학생들도 힘들어했고.. 에구야 ㅠ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건 정말 어느정도의 학습 효과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게 효과가 있었던 건 제가 수능시험을 보고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기 때문이었을겁니다. (그만큼 영어에 대한 선행학습이 충분히 되어 있었단 거죠.) 대학교 영어수업인데도 교수나 학생들이 수업 진행에 사용하는 영어의 수준은 중학교 3학년 수준의 영어책 예시문 정도였습니다. 효과도 효과지만 덕분에 대학생이 되어서도 수업을 위해 학원으로 또 다시 가야 했죠, 많은 학생들이. 아니면 학점을 포기하거나요. ㅋㅋ
    웃긴 일입니다, 참.. 어떻게 이리 자명한 걸 모르는 사람도 있죠?
    (이렇게 말하면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겠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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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1/30 20:56

      여기 살아있는 마루타(^^;;)가 계셨군요. : )
      교육학을 전공하는 지인과 인터뷰를 했는데, 아직 파일 정리가 안끝나서 팟캐스트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아 링크 설정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조선일보발 기사의 효용에 대해선 들은 바도 없고, 그런 효과가 보고된 바도 (당연히) 전혀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저것 다 떠나서 이 교육정책의 거시적 미시적 목표가 과연 합리적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것인지가 의문입니다. 정말 일말의 철학을 발견할 수 없는 안드로메다로 보내야 마땅할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논평 고맙습니다. ^ ^

  3. isanghee 2008/01/31 01:39

    뭐 솔직히 여지껏 해 왔던 중학교 3년 + 고등학교 3년 + 대학교 1년 (교양) 이라는 시간을 들이고도 지금 수준의 영어 밖에 못 한다면, 더 해 봤자 그게 그거 아닐까요?
    영어회화 실력 = (영어)실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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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1/31 07:51

      말씀처럼 그런 정책적 목표 자체도 좀 그 성취가능성이 회의적이지만, 그 목표가 갖는 철학적 의미, 교육적 의미가 무엇인지... 교육을 말하면서 수월성만 강조하고, 뜬구름 잡는 몽상만 펼쳐놓는 느낌이라서.. 정말 답답하네요.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교육학 전공자이기 전에 중학생 자녀를 둔 '그 분'의 말씀을 들으니..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4. 엔디 2008/01/31 10:17

    졸문 하나 쓰고 있는데, 다 쓰면 트랙백하겠습니다. 저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은 잘 모르지만 이경숙 위원장은 '오렌지'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일종의 근대 초기적인 '잉글리시 콤플렉스'가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어교육에 얼마를 때려붓느냐,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 그것이 실현가능성이 있느냐가 아니라... 영어에 대한 철학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영어는 이미 하나의 제국이거든요. 이 제국에 무작정 편입될 것이냐 어쩔 것이냐 하는 건 중요한 의제이고요. 그렇다면 이건 정치적·경제적으로 무척 민감한 사안이 되는데... 저로서는 영어에 대한 정책 하나만 가지고도 2MB 정부가 그릴 '실용주의'라는 제목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석훈 선생 말대로 그들 스스로가 감세를 외치면서도 영어교육에는 4조를 들인다며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도록 한 측면이 있고요. 한국의 한 해 경상수지 흑자가 6조라고 하는데 말이죠.
    http://fryingpan.tistory.com/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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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1/31 11:35

      안그래도 엔디님 글 업데이트되기를 은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요즘에 좀 뜸하신 것 같아서 말이죠.

      트랙백은 ^ ^;;

      "대운하 판다고 다 굴삭기 자격증 딸 필요없잖아요" - 영어공교육 강화정책 관련 인터뷰
      http://minoci.net/385

      혹은
      교육전문가 K누님과의 인터뷰 - 민노씨
      http://www.soriweb.com/minoci/?p=3

      로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p.s.
      소개해주신 우석훈씨 글은 잘 읽었습니다. ^ ^

  5. 비밀방문자 2008/02/03 10:5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2/03 11:05

      ^ ^
      그런데..누구..세요?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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