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AIG, 그리고 침묵하는 언론

2007/08/28 08:31
#. 이 글은 위 isss님께서 제기하신 문제의식의 연장에 있는 글입니다.
이슈 확산 차원에서 포스팅합니다.


1. '확인된' 사실
ㄱ. 이명박 서울 시장 재임시절(2005년), 서울시 소유 여의도 부지를 AIG에 넘기는 계약 체결(소위 서울국제금융센터. SIFC).
ㄴ. 당시 서울시 발표 : AIG가 아시아 본부(일본 소재)를 서울로 옮겨, 서울이 명실상부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거듭나는 초석이 마련될 것이다(이와 관련 AIG와 이면계약했다고 주장).
ㄷ. (위 계약내용에 대해) AIG 왈, "이 무슨 말쌈? 우린 옮긴다고 한적 없는디?" - KBS 보도로 AIG의 입장 확인.
ㄹ. (위 AIG입장에 대한 해명) 이명박측 박형준 의원 왈, "회장 바뀌었거덩. 그래서 그런것 같은디..."


2. 계약내용상 문제 - 엄청난 특혜 의혹 (KBS 보도 부분)

ㄱ. "우리는 국제금융센터 건립하면 팔아서 시세차익 남길건디?" (AIG 관계자 왈)
ㄴ. 시공사도 정해지지 않은 채로 기공식(지난 6월). 이는 유례가 없는 일.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 계약을 무효로 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라는 추측.
ㄷ. 공사기간동안 AIG에 토지 임대료 면제.
ㄹ. 입주 시작되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초기안정화기간 설정(임대료 80% 유예)
ㅁ. 결론 : 계약시점(2005년)으로부터 10년동안만 '최소보유의무'를 지는 AIG로서는 2015년 이후에로는 지분매각과 건물매도 가능. 당연히 엄청난 시세차익 예상.


3. KBS 보도 이후, 방송과 신문의 침묵 - 알 수 없는 침묵의 카르텔

거의 집단적인 침묵에 가깝습니다.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봅시다.

이 의혹은 뉴스가치 차고 넘칩니다.
아닙니까? 거의 드물게 관련기사를 내보낸 미디어오늘에서는 그 해당기사가 최근에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 더만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입니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불과 2년 전의 일입니다.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저는 궁금합니다.
궁금한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사설이 당연히 있어야 하고, '칼럼'이 존재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슨 굉장한 집중취재, 이런거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별별 시시껄렁한 얘기까지 다 써재끼면서 이런 중대한 '사건'에 이토록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보도에 신중을 기하려 그러나요? ㅡㅡ;(설마)

현재까지는 제가 확인한 관련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ㄱ. 연합뉴스를 인용한 기사들(이거 무슨 연합뉴스 인용 저널리즘인가 싶네요)

[한겨레]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231451.html
연합뉴스 인용 기사 (8.26). 사안을 본격적으로 다룬 건 아니고, 국감과 관련해서 살짝 등장하는 정도.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231252.html
단편적인 언급(2줄).

[조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8/22/2007082201021.html

[오마이]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429886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0708/h2007082614542321060.htm
국감 관련 연합뉴스 기사 인용.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863795
국정감사 관련 연합뉴스 인용기사.

[동아일보]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1&f=total&&n=200708260025
역시 국정감사 관련 연합뉴스 인용기사.

ㄴ. 이데일리 기사
이 웃기는 회사에서는 '링크'(!)도 걸면 안된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저작권 정책이네요.
재수없고, 치사해서 링크 안올리렵니다.
그런 폐쇄적인 저작권 정책이 얼마나 이데일리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엽기적으로 심하네요.  
해당 이데일리 기사는 오마이와 조선에 팔아먹었네요.

ㄷ. 뷰스앤뉴스
이명박, AIG에 사기 당해 초대형 특혜? [07. 8. 11](김홍국 기자)
http://news.media.daum.net/PrintPage/society/affair/200708/11/viewsn/v17751682.html

ㄹ. 유일한 칼럼 - 조선일보
유일하게 하나 있긴 있어요.
조선일보가 '방송 믿지 마라'(물론 KBS 해당 보도를 말하는거죠)고 일장 훈계하는 어처구니 없는 칼럼이 하나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역시 할 말하는 조선일보인가봅니다. ㅡㅡ;;



ㅁ. 그리고, 개인적으론 가장 중요한 기사라고 판단하는, 미디어오늘의 기사가 있습니다.

KBS "이명박 '치적' AIG, 제2 론스타 된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081

이하 목차를 달리해서 미디어오늘이 추정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가능했던 원인을 살펴보죠.


4. 왜 침묵하는가? (미디어오늘 보도를 바탕으로)

그나마 KBS 보도를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다른 지상파 방송과 신문들이 침묵하는 원인을 언급하고 있는 기사인데요. 미디어 오늘은 KBS 관련 보도의 당사자인 박태서 기자와 인터넷 매체 기자의 발언을 인용해서 '방송과 신문이 침묵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ㄱ. 법적 문제
"기술적인 문제로 AIG나 서울시청 모두 계약 내용을 밝히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게 돼있어 갑자기 취재해서 나올 내용이 아닐 것"(박태서 기자)
"회사 사정이 열악한 언론인 경우 제보나 탐사보도를 통해 큰 건을 잡아도 보도했을 경우 명예훼손 등으로 억 대의 손배소를 청구하면 보도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단 기자들의 월급 등이 가압류되는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AIG 보도의 경우 KBS이기에 가능한 보도로 본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
한편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날 한겨레를 상대로 5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배소의 대상이 된 보도는 한겨레가 지난 17일 1·4면에 BBK 금융사기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와 한겨레21을 대리한 변호사와의 접견내용을 토대로 "(주)다스가 BBK에 투자했다는 190억 원은 이 후보의 돈이며, BBK·LKe뱅크, 이뱅크증권중개 등 세 회사의 자본금으로 사용됐다"는 내용이다. - 해당 기사 중

ㄴ. 이명박 눈치보기
"이명박 대선후보가 막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이 돼 인기가 높아진 만큼 언론의 이 후보 눈치보기 분위기도 작용"(박태서 기자)


5. 결

앞서도 언급했듯, 무슨 대단한 취재, 특별취재팀 급조해서 특종 만들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는 당연히 보도되어야 하지 않나 지적하고 있어요.

조선일보에서는 당당하게(?) 칼럼을 통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그걸, 왜 다른 신문사들은 멀뚱 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차라리 조선일보가 그래도 자신의 당파성에는 충실하다는 느낌마저 들어요. 물론 그 빈곤한 철학과 反저널리즘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요.

KBS는 국영방송이라서 보도가 가능하고, 나머지 방송과 신문은 법이 무서워서, 이명박 눈치보느라 기사를 내보내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알권리'라는 둥, '표현의 자유'라는 둥 그렇게 떠들어 제끼더니 말이죠. 최소한 '악'소리라도 내라는 겁니다. 현행법을 침해하라고 강요하는 거 아니예요.

이런 정황을 살피면, isss님께서 지적하셨듯, '알 수 없는' 침묵의 배경에 AIG 광고(1분기 신문업계 최대광고주, AIG보험)가 존재하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정말 이런 이유는 아니기를 바라지만요.

광고 무서워서 당연히 국민들이 알아야 할, 알고 싶어하는 소식을 접할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언론입니까?

그런데요.
만약 정말 그렇다면(만약이요. ㅡㅡ;), 그런 저널리즘을 우리는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애드포비아 저널리즘인가요?

광고에 대한 공포 때문에 할 말 못하는 그 저널리즘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고에 자신의 영혼을 넘기고, 독자들로부터 외면받고, 그렇게 '올드 미디어'로 자신의 생애를 다하겠죠.
그래도 할 말 없습니다.
정말 광고가 두려워서 저널리즘의 사명을 광고수익과 맞바꿔 먹었다면 말이죠.

이상입니다.



* 발아점
issss, 한겨례, 경향에도 안보이는 AIG 특혜 보도. 이유는?

* 관련 추천 기사
1분기 신문업계 최대광고주, AIG보험 (미디어오늘)
KBS "이명박 '치적' AIG, 제2 론스타 된다" (미디어오늘)
[2007.8.22] KBS, “AIG 국제금융센터 재검토” 보도관련 해명
위 글은 노바님께서 댓글을 통해 알려주셨네요. 고맙습니다. : )



* 이 글은 예외적으로 한겨레 '민노씨네'블로그에 동시 등록합니다.
한겨레에 대한 아쉬움으로 그러는 겁니다.
물론 메타사이트에는 민노씨.네의 글만 등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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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한겨례, 경향에도 안보이는 AIG 특혜 보도. 이유는?

    Tracked from ISSSSSUE 2007/08/28 15:35 del.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 후보에 당선된 이후, KBS는 AIG생명의 여의도 금융센터 건립관련하여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서울 시장 재임시절 치적을 노려 무리하게 금융센터 건립을 시도하였으며, 서울시에 1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는 뉴스입니다. 빈껍데기 국제금융센터, 대선 쟁점되나 KBS 뉴스 ‘국제금융센터 특혜 의혹’ 대선 쟁점되나? KBS 뉴스 뉴스 상으로 보았을때 상당한 의혹이 있는 뉴스이고, 특혜시비가 일 수 밖에 없..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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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루 2007/08/28 09:13

    수많은 언론사중에서 정말로 언론이 해야할 짓을 해야하는 곳은 몇군데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자기들 필요할때만 국민의 알권리 운운하면서 땡깡이나 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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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8 10:55

      저 역시 아쉬움이 깊네요.
      논평 고맙습니다.

  2. nova 2007/08/28 09:52

    [2007.8.22] KBS, “AIG 국제금융센터 재검토” 보도관련 해명
    http://www.seoul.go.kr/info/organ/subhomepage/pr/speech/1248441_14873.html

    이명박, AIG 공수표 믿고 특혜 부여?
    http://economy.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430023

    참고용으로, 서울시 해명과 관련된 두 가지 링크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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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8 10:57

      고맙습니다. : )

      첫번째 기사는 보충용으로 본문에 반영하겠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기사는.. ^ ^;; 이데일리 기사인데요.
      오마이에 넘긴 그 기사네요.
      조선일보에도 동일한 기사가 걸려 있습니다.
      오마이 해당 공간에는 그 문구가 없지만, 이데일리가 '링크'도 걸지 말라고 해서, 재수없어서.. 일부러 걸지 않은 기사라서요. ^ ^;;

  3. 비밀방문자 2007/08/28 18:3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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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9 00:33

      실은 저도 포스팅할까 말까에 대해 살짝 고민(?)한 적 있었던 문제였는데요... 게으름 때문에.. ^ ^;; 다른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나서주시는 모습을 그저 흐뭇하게 바라봤달까 그랬습니다.

      좀더 정돈된 생각은 ***님께서 부탁하신바 대로 ***님의 방명록에 제 생각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님 덕분에 포스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 마음에 이견이 있는 블로거들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표현하고 있지 않을 뿐이죠. : )

    • 비밀방문자 2007/08/29 00:47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민노씨 2007/08/29 01:02

      아이코! 이렇게 빨리 와주셨네요.
      이번엔 제가 방명록으로 찾아뵙고 말씀 올리는 것이 예의인 것 같네요.
      방명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

  4. 필그레이 2007/08/29 03:55

    세상이 아니 우리나라가 요즘 이렇게 돌아가고있군요.요새 여독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정신없었는데...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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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9 04:25

      이렇게 반가울 때가. : )

  5. 비밀방문자 2007/09/07 22:0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0/19 05:30

      이제야 댓글을 발견했네요. : )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논평 고맙습니다.

  6. 지나가는행인B 2007/09/12 17:29

    ~좋은 자료들 출저 남기고 퍼가요~^^
    ((문제시 삭제;ㅅ;)(글썽글썽), 하도록 할꼐요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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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0/19 05:30

      이런 글이라면 언제든지 옮겨가셔도 좋습니다. : )
      오히려 제가 고맙죠.

  7. 쉰바람 2007/10/19 00:32

    링크 퍼 갑니다.

    잘 봤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0/19 05:31

      링크 인용이라니 가장 반가운 방식이네요. : )

  8. 비밀방문자 2007/11/02 00:4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9. 비밀방문자 2007/11/02 00:4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10. 비밀방문자 2007/11/02 00:4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11. 민노씨 2007/12/05 03:05

    임군께 ^ ^;;

    이제야 확인하네요. : )
    외국 아이피라고 차단하지는 않았구요(설마요. .^ ^;; ) .
    뭔가 기술적인 오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ㅡㅡ;
    댓글 러쉬 오히려 반갑네요.
    혹여라도 다시 들러주시면 댓글 제대로 작성되나 확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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