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는 매주 화요일에 올리는 걸 목표로. 늘 그랬듯 지킬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블로깅에 반강제성을 부여해야 할 것 같다. 쓰고 싶은 말이 많은데도 너무 안올리는 것 같다능. 그나마 인터뷰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축적된 게 많은 편이라서(10개 정도). 나은이랑 찍었던 동영상 인터뷰들도 있고, 주로 블로거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노트북으로 기록한 인터뷰들, 그리고 음성만 녹음한 당산동 구두수선공 '땡칠'선생님 인터뷰도 있는데, 부지런히 올리자.

장소 : 정부종합청사 후문 스타벅스
일시 : 2011.7.14. 오후 5시 54분 ~ 6시 27분

인터뷰이 : 박주환 (상지대학교 4학년)
인터뷰어 : 민노씨.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 30초 동안 맘에 드는 사람을 꼬신다는 각오로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주환 : 키180이상. 얼굴도 못생기지 않았고, 목소리도 괜찮습니다. 매너도 좋고, 헌신적이며, 마음씨 좋은 강원도 청년입니다(ㅎㅎ).


- 답변만으론 주환씨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주환씨만의 무엇…은 무엇일까요?
주환 : 경쟁보다는 함께 하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지금 사회시스템은 아니라고 보고요. 새로운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해요.


- 왜 지금 여기(정부종합청사 후문)에 있는거죠?
주환 : 그런 말이 있어요. '아름다운 정원을 망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름다운 정원을 방치하는 거다'. 저는 아름다운 상지대학교를 방치하지 않고,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 여긴 어딘가요?
주환 : 한국사회에서 사학이 어떤 옳바른 길로 가느냐 아니면 그릇된 길로 가느냐의 갈림길, 그 역사적인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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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감독이 꿈인 열혈청년


- 잠깐 여유를 갖는 차원에서, 사귀는 분은 있나요? (질문 참 무례하고 저렴하다…ㅜ.ㅜ;)
주환 : 없어요. ㅡ.ㅡ;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상형은?
주환 :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잘 웃어주고, 어른에게 공경할 줄 아는 그런 여자.

- 이상형과 닮은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라도?

주환
 : (골똘히 생각했으나 답을 찾지 못하고…) 없는 것 같은데요? ㅡ.ㅡ;



요즘 고민, 상지대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이 나에게 갖는 의미...  


- 다시 본래 테마 돌아와서… 요즘 가장 고민하는 것,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요.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주환 : 대학교 4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코앞에 앞둔 시점에서, 전혀 취업준비를 하고 있지 못하고, 상지대학교의 더 나은 미래와 상지대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상징대의 역사를 기록한다? 어떤 의미죠? 좀더 구체적으로
주환 : 저의 분신과 같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잠시 고민하더니) 기록하는거죠.  


- 기록은 잘 되어가고 있나요? 어려움은? 고민은? 이것만 해결되면 참 좋을텐데 하는 게 있다면요, 기록과 관련해서.
주환 : 찍을 때 사람들이 너무 의식해요(웃음). 정말 찍고 싶은데 찍히는 사람이 거부할 때… 그 때 가장 어렵고, 아쉬워요.


-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요?
주환 : 사람들이 찍을 때는 모르는데, 찍고 난 결과물을 보고, 그제서야 왜 카메라를 들고 찍었는지 이해할 때, 그러니까 사람들이 내 작업의 의미를  공감할 때.


- 상지대 문제, 잘 해결될 것 같나요? 앞이 보이나요?
주환 : 저는 곧 졸업을 하지만, 제 나름의 방식으로 투쟁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은 학우들, 교수, 교직원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옳은 일이고,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으니까.


- 정말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나요? 전두환 같은 이는 29만원으로 골프만 잘 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주환 : 지금은 잘 살고 있겠지만, 역사에는 독재자, 학살자로 남겠죠.


- 역사의 진보를 믿나요?
주환 : 네.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이 역사를 진보시켰으니까.


- 세이브스쿨을 총책임지는 역할을 해야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부담되나요? 아니면 흥분되고 설레이나요?
주환 : 부담되기도 하는데요. 한편으론 안해봤던 일이라서 설레이기도 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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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세이브스쿨을 이끌어갈 생각이신가요?
주환 :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게 동영상을 찍는거니까, 사건이 생기면 동영상을 꾸준히 찍어서 올릴 생각입니다.


- 누가 누가 참여하나요?
주환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팀을 한번 구성해봐야죠.



10년 뒤에 오늘을 돌아본다면...



- 10년 뒤에 오늘을 돌아보면서 어떤 회고를 하게 될 것 같나요?
주환 : 가장 고민하는 게 이런 질문이예요. <오월애>라는 다큐작품에서 5.18에 참여했던 걸 후회하는 분이 나와요. 그런 인터뷰가 있어요. 그걸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긴 하지만, 저 인터뷰에서 나오는 후회하는 분처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되요. 10년 후에 잘 된다면, 제가 원하는 모습이라면 후회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진지한 표정)


- 같은 질문이지만, 지금 어떤 일을 하면, 10년 뒤에 가장 덜 후회할 만한 일일까요?
주환 : 지금 하고 있는 일, 학생으로서 상지대 일원으로서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지금 아니면 못하는 일’을 선택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역시 지금 하고 있는 이 일, 상지대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상지대의 역사를 만드는 일. 내 역사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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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물론 세이브스쿨에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야기들을 이어가겠지만.
주환 :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상지대를 방치하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요. 조그만 관심과 조그만 지지가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하나만 더. 이 인터뷰를 가장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누군가요?
주환 : 하면서 느낀게 뭐냐면, 제 자신 같아요. 제 자신에게 자주 들려주고 싶어요. 제 생각이 변할 수 있으니까. 그때마다 다시 보고 싶어요.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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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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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11/08/02 19:08

    문단 소제목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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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 2011/08/03 15:00

    '아름다운 정원을 망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름다운 정원을 방치하는 거다'. 라는 말이 참 멋있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1/08/04 15:31

      이슬양이신가요? ^ ^;
      무플 면하게 해주셔서 캄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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