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

동성애(혹은 양성애)가 유전적으로 결정된 선천적인 것이든, 아니면 환경에 의해 영향받는 후천적인 것이든(전 소박하게 선천적인 영향이 후천적 영향보다는 훨씬 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양성애나 이성애처럼 그저 '성적 취향'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수의 이성애자가 만들어놓은 제도적이고, 구조적이며, 문화적인 억압들이 너무도 두터운 것 같아요. 특히나 유교적 관성이 아직도 일상적인 차원에서 지배적인 문화기제들로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경우엔 말이죠. 무슨 질병처럼, 무슨 비도덕의 상징인 것처럼 동성애성향를 바라봅니다.

언젠가 이런 글을 블로그 댓글창에서 본 적 있습니다(대략 다음과 같은 취지가 아닌가 싶어요).

"야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소프트볼 좋아하는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잖아요".
(비유대상은 이게 아닌 것 같은데.. ㅡㅡ;; 기억이 안나네요).

우리가 야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소프트볼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난한다면, 그렇게 편견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우리 사회는 점점 더 획일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프트볼을 좋아하건 야구를 좋아하건, 그건 각자의 자유이고, 서로 존중하면 그만입니다.

소프트볼 좋아한다고 비난하고, 편견의 태도로 바라보면...
이건 너무 웃기지 않나요?
차이는 그저 차이일 뿐입니다.
그 차이가 아무런 이유없는 차별로 나아가지는 않기를 바래요.




* 발아점

YY, '동성애에 관한 몇가지 사실'
http://janice.kaist.ac.kr/~gomeisa/blog/?p=266
http://janice.kaist.ac.kr/~gomeisa/blog/wp-trackback.php?p=266


위 글 한번 읽어보세요.
참 논리정연하고, 좋은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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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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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06/20 00:1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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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6/20 03:17

      솔직한 논평에 감사드립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달리 느끼는.. 많은 한국인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기에서 전적으로 자유롭다 말할 수 없지요.

      다만 어떤 취향 그 자체로는 어떤 반사회성도 없고, 어떤 구체적인 위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취향 그 자체로 비난하고, 편견에 갇힌채로 바라본다면... 이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회적인 문화적인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몸을 억압하는 편견,
      마음을 억압하는 편견(그게 제도화된 국가보안법과 같은)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 ^

      p.s.
      제가 사용하고 있는 스킨이 비밀글 표시가 안되서요. ㅡㅡ;;
      제가 본의 아니게 또 실수했네요.
      수정했습니다. ^ ^

  2. dasan 2007/06/20 10:45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교적관성이라는 것이
    발렌타인데이에 명동거리에 남녀 커플로 북적거리는 곳에 여자 둘이 걸어가면 혹은 남자둘이 걸어가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하하 이런 날.. 솔로들이구나' 동성애자 일수도 있는데 말이죠. 동성애자를 이상하게 보는 것도 잘못이겠지만 동성애자 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어떻게 보면 아직은 마인드가 완전히 오픈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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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6/21 01:13

      다산님 반갑습니다.

      그렇죠.
      저도 그런 생각합니다.
      지배적인 관습과 관념들은 아주 사소한 영역에서부터 강한 '선입견'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선입견 때문에 '성적 소수 취향'을 가진 분들이 소외를 느끼거나, 혹은 부당한 감수성을 경험하게 되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3. 필그레이 2007/06/20 13:13

    나와 다른 것을 못참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동체적 특성이 아닐까...뭐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다못해 술자리에서 다들 참이슬 마신다고 처음처럼 마시겠단 사람 면박 주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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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6/21 01:15

      공동체.. 라는 어감보다는 집단주의적 특성, 다소간 획일화된 문화적, 관습적 억압이 좀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전 그 현대적인 뿌리가 박정희 시대의 유교적 통치체제에서 기인하는 것 같아요. 욕망의 체계가 대외적인 표준과 내부적인 표준, 권력에 선 자들과 권력을 갖지 못한 자들의 이율적인 관리체계로 심화된 것 같습니다. ㅡㅡ;

    • 필그레이 2007/06/21 23:22

      아..그렇네요.공동체보단 잡단이란 단어가 적절하네요.^^

      저는 갠적으로 그 피지배자와 지배자 구조..권력자와 권력을 가지지 못한 자 등등 의 뿌리가 가부장제적인 요소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저도 급진적이진 않지만 페미니스트부류인지라...-_-사실 이런 거 밝히기도 쉽지 않아요.워낙에 화살 많이 받잖아요.하하...ㅎㅎㅎ

    • 민노씨 2007/06/22 02:53

      성 그 자체에 대한 차별이라기 보다는 그 계급적인 차이에 성적 차별은 종속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그러니 좀 딱딱하게 이야기하면 계급모순이 성에 대한 차별이 구조화된 모순보다 좀더 상위에서 좀더 지배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양자를 분리해서 파악하기 힘들만큼 서로 엉켜져 있겠지만요. : )

  4. 히치하이커 2007/06/20 22:51

    제가 좋아하고 자주 인용하는 표현은 김규항씨가 한 '동성애가 변태라면 그건 남들이 다 디스 필 때 88 피는 그 만큼 변태다'(정확한 표현은 가물가물하네요.)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것'을 흔히 '틀린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데...좀 실 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요 근래에 동성애에 대해 두 가지가 고민입니다.
    1. 취향은 존중 받아야 하고, 동성애도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하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동성애를 한다면...그럼 인류의 연속성은 어쩌나하는 걱정. -_-;;
    2. 나도 정말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한 남성을 만나볼 수 있을까란 기대(걱정? 고민?). >_< ;;
    가 그것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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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6/21 01:17

      아!
      제가 비슷한 문구를 읽었던 곳이 지금 생각해보니 히치하이커님의 블로그였네요!! : )

      1.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 같지는 않고요.
      2. 뭐, 좋은 일이죠. 그런데 동성애 성향이 계신가요? ^ ^

    • 히치하이커 2007/06/21 21:11

      2. 동성애 성향이 있는 건 아닌데요. ^ ^;
      그냥 멋진 여자를 보고 가슴이 설레는 것처럼 어떤 남자를 보고도 설레이는 마음이 저에게 생길 수 있을까란 의문(궁금증? 호기심?)이 문득 들어서요.

    • 민노씨 2007/06/22 02:47

      그러셨군요. : )
      말씀하신 풍경을 보면... 설렌다기 보다는 그냥 흐뭇하거나, 약간 배가 아프지 않을까 싶은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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