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었던 여주인공들"이 뭐?

2010/01/13 09:16

이 더럽게 거룩한 신문은 매번 이런 식이다. 이런 저질스럽고, 비인격적인 시선은 정말 참을 수 없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데, 일테면 미국드라마 [멘탈리스트]의 이런 장면과 겹쳐진다. 자신의 부하 수사관이 테러를 당한 직후의 기자 회견장, 기자가 질문한다. "지금 심정이 어때요?" 캘리포니아주수사국 간부는 정말 참을 수 없다는 듯, "오늘은 정말 참을 수가 없군. 지금 심정이 어떠냐구 물었어?" 기자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며,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빗대 이렇게 표현한다 "바이러스가 가득한 10달러짜리 구질구질한 창녀..."라고. 나는 니가 더 바이러스 같다, 이 더럽게 순결하고, 거룩한 새끼야. 

정말 더러운 건 창녀가 더럽다고 생각하며 룸살롱과 성상납은 그토록 좋아하는 그 거룩한 분들이다. 그리고 그 거룩한 분들의 찌꺼기를 받아먹고 사는, 글로 매춘하는 레이디스 앤 젠틀맨들이다. 그건 정말 너무 하얗게, 너무 도덕적으로, 너무 순결하게, 완전무결하게 더럽다. 어떤 블로그의 메인타이틀처럼, "그래, 니들 엄마 처녀다" 좋냐? 성스러움과 속됨을 나누는 기준은 부와 권력, 관습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눈이다. 악에 대한 감수성이며 선을 더불어 꿈꾸는 상상력이다. 니들이 정말 세상의 바이러스다. 니들은 세상을 나누고, 그 세상에서 자신만 거룩한 채로, 세상을 더욱 더럽게 전염시킨다.


* 발아점
[Why] 벗었던 여주인공들은 지금…(조선일보, 한경진, 2010.01.0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08/2010010801148.html . 초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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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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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브드웹 2010/01/13 10:13

    "정말 더러운 건 창녀가 더럽다고 생각하며 룸살롱과 성상납은 그토록 좋아하는 그 거룩한 분들이다. 그리고 그 거룩한 분들의 찌꺼기를 받아먹고 사는, 글로 매춘하는 레이디스 앤 젠틀맨들이다"
    아 직격탄입니다. 이건 PC배경화면에 박아 두고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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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4 16:33

      원래는 '년놈'으로 썼다가 너무 과격(?)해 보일 것 같아서 고쳤는데 말이죠. ^ ^;;
      물론 농담으로 주신 말씀이시겠지만, 바탕화면으론 좀 뽀샤샤한게 좋지 않나요? ㅎㅎ

  2. 필그레이 2010/01/15 11:55

    통쾌하고 명쾌한 포스팅입니다. ^^ 원래 저런 말이나 행동 기사 등등을 일삼는 뿌리엔 남성성을 유독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는 듯 합니다.인간을 인간으로 봐야한다는 문장도 인상깊고요.

    요렇게 짧게 써주시면 저의 가독률이 마구 올라가고.ㅋㅋ 재밌게 짧게 써주실때도 있으니 좋습니다.헤헤^^ (근데 그러고보니 저도 블로그에서 잡담같은 포스팅을 좀 길게 쓰긴쓰네요.ㅋㅋ켁.;;;)

    중간에 야구라님 말씀하신거죠?그래 니 엄마 처녀다 좋냐? 이 문장 정말 잊을 수 없는 문장되시겠다능.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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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4 16:34

      앗, 반가운 ***님. : )
      그런데 왜 비밀글로 쓰셨데요? (갸우뚱)
      앞으론 이정도 분량으로 좀 가볍게(?) 써야겠네요.
      논평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논평주시면 블로그 운영에 큰 참조가 될 것 같습니다. ㅎㅎ

    • 필그레이 2010/01/15 11:55

      아.그건요.야구라님을 직접언급안하셨길래 보호차원인가싶어서.ㅋㅋㅋ 공개로 돌립니다.흐흣

    • 민노씨 2010/01/15 14:24

      아, 그러셨군요. ^ ^;

  3. black_H 2010/01/13 13:00

    어휴 정말 속시원하게 잘쓰셨네요!

    추천버튼 있으면 꾹꾹 눌러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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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4 16:35

      너무 직설적으로 써갈긴 것 같아서 스스로도 좀 내심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 감솨~!

  4. Carrot 2010/01/13 14:17

    더러운 이중성입지요. 저렇게 이중사고하면 자신의 윤리적 정체성에 혼란이 오지도 않는 건가……. 솔직히 사람으로서 저럴 수 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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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4 16:38

      그러게요..
      누구에게나 이중성이 있지만, 스스로만 고상한 이중성은 좀 참기 어려운 혐오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추.
      캐럿님의 아바타글은 참 잘 읽었습니다.
      관련글 쓸까하면서 댓글도 남기지 못했는데...
      게으름 때문에 관련글은 커녕 댓글이나 남길걸.. 이러고 있네요. ㅎㅎ

  5. j준 2010/01/15 06:30

    링크따라 들어갔다가 아침에 오바이트 쏠렸다능;;

    인터넷이나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사회와 문화가 점점 추악해져가는 것을 보면 열역학 2법칙은 역시 진리라고 생각됩니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동하는 자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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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15 14:25

      지구를 지켜라의 대사를 빌자면...
      "그래, 이제 너 밖에 없어. 니가 지구를 지켜야 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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